설교

빌라도의 재판을 받으시다 (마 27:11-26)

따뜻한 진리 2018. 7. 15. 22:26

마태복음 27:11-26                                                김영제 목사 (하늘기쁨교회)


    이스라엘 종교지도자들이 예수님을 죽이기로 결정했지만 그들 스스로 사형집행을 할 수는 없었습니다. 그 이유는 이스라엘이 로마제국의 점령 아래 있었기 때문입니다. 로마가 어느 정도 피지배자들인 유대인들의 자치권을 보장하긴 했지만 행정적, 법적, 군사적 핵심 권한은 로마에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들은 예수님을 사형시킬 동의를 얻기 위해 로마 총독 빌라도에게 끌고 갔습니다.


    빌라도는 종교지도자들이 죄 없는 예수를 시기해서 죽이려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예수에게는 어떤 잘못도 없고, 로마 제국에 대한 반란 의도도 없으며, 유대인들의 왕이 되려는 어떤 권력추구도 없었기 때문입니다. 또 빌라도의 아내가 자신의 꿈 이야기를 하면서 예수가 옳고, 죄가 없는 사람이니 잘못된 판결에 휘말려서는 안 된다고 빌라도에게 말했습니다. 그래서 빌라도는 예수를 놓아주려고 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는 죄 없는 예수가 자신의 결백을 강력하게 주장하기를 바랐을 것입니다. 그래야만 예수를 풀어줄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예수는 빌라도가 질문한 네가 유대인의 왕이냐라는 말에 네 말이 옳다라는 대답으로 유대 지도자들의 고소를 타당하게 만드는 대답만 할 뿐 어떤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빌라도는 당황스러웠을 것입니다. 그래서 11절을 보면 총독 빌라도가 크게 놀랐다고 말합니다.

 

    빌라도는 예수를 놓아주기 위해 나름 노력을 했습니다. 먼저 그는 유대인의 명절에 죄수 한 명을 놓아주는, 사면 관례를 사용했습니다. 빌라도는 백성들에게 예수님과 바라바 중에 누구를 놓아줄지 선택하도록 기회를 주었습니다. 바라바는 민란을 일으키고 사람을 죽여 사형을 당하는 것이 마땅한 유명한 죄수였습니다. 그래서 빌라도는 유대인들이 악한 죄인 바라바 보다는 죄 없는 예수님을 놓아줄 것이라 기대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종교지도자들과 무리는 예수를 죽이라고 요구했습니다.

 

    또 23절을 보면 빌라도는 예수가 도대체 무슨 악한 일을 했기에 죽이려 하느냐고 물으면서 그들의 판단을 막으려 했지만 소용이 없었습니다. 유대인들은 더 소리를 지르면서 예수를 십자가에 못 박으라고 말했습니다. 결국 빌라도는 예수님을 십자가에 죽이도록 넘겨주었고, 손을 씻으면서 자신에게 예수 죽이는 일에 책임이 없음을 보여주었습니다. 빌라도가 이 예수의 피에 대해 나는 죄가 없다. 너희가 당해라라고 말하자 유대인들은 자신들이 하는 일이 옳다는 자신감으로 당당하다는 듯이 우리와 우리 자손들에게 돌려라라고 말했습니다.

 

    이렇게 예수님은 유대인들에 의해 죄인 취급을 받아 십자가로 가셨지만 이방인 권력자 빌라도에 의해 죄가 없으심을 분명하게 확인받으셨습니다. 빌라도는 예수님이 죄 없음을 알고 살리려 했지만 끝가지 양심과 법적 정당성을 가지고 예수님의 무죄를 선언하지 않고, 결국 자신의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유대지도자들이 원하는 대로 예수님을 십자가에 넘겨주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예수님에게 이러한 재판을 받게 하신 것은 예수님이 자기 죄 때문에 죽으신 것이 아님을 공식적으로 확인시키는 과정이었습니다. 십자가로 가는 길에 인간들이 예수님께 행한 절차는 합법적으로 보이는 듯 했습니다. 그러나 죄를 추정하고, 판결하는 근거와 논리는 부당했습니다. 예수님의 사형을 유대인들이 주장하고 빌라도가 허용하는 과정은 죄인을 죗값에 따라 합당하게 처벌하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죄인들이 자신들을 스스로 보호하기 위한 일, 자신들의 죄를 가리기 위한 일이었습니다. 즉 죄 없으신 예수님이 인간들의 죄에 의해 죽게 되신 것을 보여줍니다. 하나님께서는 그것을 역사상 가장 인상적인 나라인 로마 제국의 공식적 기록으로 남게 하셔서 온 세상에 확인시켜 주셨습니다.

 

    또 예수님이 유대 종교지도자들과 로마 총독 빌라도에게 재판을 받으신 것은 예수님의 십자가에 유대인과 이방인들 모두가 참여하게 된 것을 의미합니다. 이로써 유대인과 이방인 모두가 하나님 앞에서 죄인임을 드러낸 것이고, 하나님께 드려지는 완전한 어린양 제사에 유대인과 이방인이 모두 참여하게 된 것입니다. 유대인들만 죄인이거나 유대인들만 구원 얻는 것이 아닙니다. 빌라도를 통해 이방인들도 하나님 앞에서 죄인임이 드러난 것이고, 예수를 십자가에 못 박는 일에 동참한 것이고, 하나님께서 그리스도를 대속 제물로 받으시는 일에 이방인들도 참여하게 된 것입니다. 사람들은 몰랐고, 그렇게 의도하지 않았지만 하나님께서 그렇게 하신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사도신경이 본디오 빌라도를 언급하는 것은 예수님이 죄가 없으시나 사람의 죄 때문에 십자가에 죽으심을 말해줍니다. 빌라도는 죄 없는 예수님을 가장 비참한 사형방법인 십자가에 내어줄 만큼 진실에 대해서는 눈을 감고, 자기 통치의 안정을 추구했습니다. 역사상 가장 탁월한 문명으로 칭송받는 로마의 통치권은 가장 선한 존재를 지켜낼 능력이 없었습니다. 로마인들의 과학, , 철학, 교육, 군사력, 지도력, 문화, 예술이 지금까지도 영향을 미치고 있지만 인간의 죄를 통제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로마 정권을 대표하는 빌라도는 종교지도자들처럼, 가룟 유다처럼 자기 죄를 스스로 처리했습니다. 손을 씻어서 책임을 회피했습니다. 빌라도는 가장 정확한 판단을 할 수 있는 위치에서 가장 어리석은 선택을 했습니다. 그래서 예수님을 죽인 자의 대표로 사도신경에 기록되었습니다.

 

    빌라도는 그런 재판관으로서 예수님을 재판했지만 반대로 주님께서는 마지막 때에 세상 최고의 전능자로서 어떤 권력자나 재판관보다 우월한 자격을 가지고, 죄인들에게 부인할 수 없는 증거를 제시하시면서, 공정하게 모든 죄인들의 유죄를 밝히시고, 심판을 내리실 것입니다. 사람이 자신의 죄 때문에 십자가에 달려 죽은 하나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를 의지하지 않는다면 세상에서 가장 공정한 판결에 의해 영원한 벌에 처해질 것입니다. 그 심판을 피하는 방법은 유대인이든지, 이방인이든지 예수님을 의지하고 순종하는 길 밖에는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