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서 13:8-14 김영제 목사 (하늘기쁨교회)
사랑이라는 주제만큼 이 세상 사람들이 애타게 찾고, 가장 많이 말하고, 가장 많이 노래하고, 가장 많이 힘들어 하는 이유가 되는 것은 없습니다. 기독교 역시 사랑의 종교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그렇게 인생 속에서 비중 있게, 중요하게 많이 다루어지는 것에 비해 사랑만큼이나 잘못 추구되는 것도 없습니다.
바울은 로마서에서 하나님의 사랑을 줄 곧 이야기 해왔습니다. 그는 하나님이 사랑스럽지 않은 죄인인 우리를 사랑하시기로 작정하셨고, 그 사랑으로 우리를 구원하시기 위해 자기 아들 예수 그리스도로 우리에 대한 사랑을 확증하셨고, 어떤 것도 그 사랑에서 우리를 끊을 수 없기에 그것을 믿어 새롭게 된 자는 하나님께 자신을 드리는 삶을 살 수밖에 없음을 말했습니다. 우리가 그런 사랑을 받고 있으니 우리도 사랑해야 합니다. 우리는 우상을 숭배하지 않고 오직 여호와 하나님만을 예배하는 것으로 하나님에 대한 사랑을 고백할 뿐 아니라 하나님이 지으신 사람들을 사랑하는 것으로도 하나님께 사랑을 고백해야 합니다. 바울은 그것을 살아있는 제물로 드리는 영적 예배라고 말했습니다. 그래서 그 사랑은 가깝게는 믿는 자들 안에서 섬기는 것으로, 또 넓게는 선량하고 유능한 시민으로 살면서 나라 전체를 섬기는 것으로 드러나야 합니다. 우리의 그런 섬김을 통해 어떤 누군가는 하나님의 선하심과 사랑을 깨닫게 될 것입니다.
바울은 그런 실천적 삶을 더욱 격려하기 위해 본문에서 우리에게 서로 사랑의 빚 외에는 아무에게든지 아무 빚도 지지 말라고 말합니다. 성도는 하나님께서 베푸신 사랑을 받고 있는 자로서 하나님께 빚진 심정을 갖게 됩니다. 우리는 그 빚을 갚는 자세로 끝없이 서로 섬겨야 합니다. 우리의 사랑과 섬김을 받은 그 사람이 하나님께 빚진 심정이 되도록 해야 합니다. 그런데 바울은 우리 서로가 사랑의 빚 외에는 다른 빚은 지지 말라고 말합니다. 지지 말아야 할 다른 빚은 무엇을 말하겠습니까? 바로 죄의 빚입니다. 그 빚은 무절제하게 돈을 빌리는 것일 수도 있지만 그런 것들을 포함해서 서로에게 죄 짓는 것을 말합니다.
죄의 빚은 어떻게 해야 지지 않을 수 있습니까? 당연히 상대에게 죄를 안 저질러야 합니다. 그래서 9절에서 바울은 “간음하지 말라, 살인하지 말라, 도둑질하지 말라, 탐내지 말라”라는 십계명을 언급했고, 10절에서 “사랑은 이웃에게 악을 행하지 아니”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왜 바울은 사랑을 긍정적, 적극적, 능동적인 선행으로 말하지 않고 십계명의 ‘~하지 말라’는 계명들을 나열하면서 그런 악을 행하지 않는 것이 사랑이라고 말했을까요?
물론 사랑에는 능동적인 것들이 포함되어야 합니다. 상대방의 필요를 채워주고, 행복과 성취를 위해 지원하는 모든 적극적인 도움과 희생이 사랑에 포함되어야 합니다. 세상 사람들도 그것을 잘 압니다. 남이 나를 위해 무엇인가를 주고, 어떤 일을 해 주는 것에서 사랑을 느낍니다. 애인이든, 자녀이든 누군가에게 자꾸 무엇인가를 해주고 싶은 나 자신을 보면서 ‘내가 이 사람을 사랑하고 있구나’라고 확신하기도 하고, 자기의 사랑에 대해 만족하거나 안심하기도 합니다. 그렇게 사람들은 가르쳐주지 않아도 사랑의 적극적인 것은 잘 말하고 잘 행합니다. 그러나 사랑은 그런 적극적인 것 뿐 아니라 소극적인 부분도 있습니다. 사랑한다면 하지 말아야 할 것도 있습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그것을 잘 생각하지 않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사람에게 그 소극적인 것을 먼저 요구하셨습니다. 십계명이 그것을 말합니다. 십계명의 전반부에서 하나님은 우리에게 하나님에 대한 사랑을 소극적인 내용으로 요구하셨습니다. 바로 하나님의 이름과 존재를 함부로 여기고 우상숭배 하는 것을 금지하신 것입니다. 하나님을 사랑한다면 무엇을 하라 이전에 하지 말아야 되는 것을 먼저 요구하셨습니다. 하나님 자신에게 뿐 아니라 이웃을 사랑하는 것에 있어서도 하지 말아야 할 것을 요구하셨습니다.
죄인인 우리는 내가 상대에게 무엇인가를 해줬다는 만족, 자만으로 다른 죄를 짓기 쉽습니다. ‘내가 상대에게 이만큼 해주었으니까 이런 것들은 내가 내 맘대로, 하고 싶은 대로 해도 되지 않을까’ 하면서 자신의 악행에 대한 양심의 소리를 잠재우는 일들이 발생합니다. 자기가 분명 심각한 잘못을 했으면서도 ‘내가 지금 너한테 해준 것이 얼마인데 나한테 이럴 수 있냐’라는 생각을 품거나 말로 반격하는 일들이 일어납니다. 그런 결과는 결국 자신의 사랑이 사랑이 아니었음을 스스로 드러내는 것입니다. ‘사랑을 느낄 줄 아는 괜찮은 나, 누군가를 사랑할 줄 아는 나’를 숭배한 것에 불과합니다. 상대에 대한 자신의 사랑을 뿌듯하게 여기는 사람일수록 원하는 반응이 상대에게서 안 나오면 결국 하지 말아야 할 말과 행동으로 고통을 주기 쉽습니다. 그리고 세상은 그런 잘못된 사랑에 실망한 자들에게 죄를 짓도록 유혹하는 것들로 가득 차 있습니다. 너의 실망과 허무와 상처를 이것으로 대신 달래라고 손짓하는 것들이 도처에 널려 있습니다. ‘너의 부모, 너의 자녀, 너의 남편, 너의 아내가 너의 사랑을 몰라 주냐, 무시하냐? 그러면 이것으로 채워라’ 하고 손짓을 합니다.
그래서 바울은 이어서 정신을 차리고 방탕과 쾌락과 시기에 빠지지 말 것을 말한 것입니다. 그는 우리에게 어둠 가운데 있는 자들처럼 행하지 말고 빛 가운데 있는 자처럼 행하라고 말합니다. 어두운 밤은 사물의 형태와 움직임이 감추어지고, 피곤함으로 인해 경계와 각성이 사라지는 때인데 죄는 그 때를 틈타 죄가 기회를 노리기 때문입니다. 죄를 즐거워하는 자는 그 어둠을 사용해 자신의 죄를 가릴 것입니다. 성경은 죄를 탐닉하고 심판에 대해 무지한 세상의 상태를 어둠으로 보고 있으므로 바울도 어둠을 버리고 빛의 옷을 입으라고 말합니다. 주의 자녀는 그리스도를 본 받아 하나님 앞에서 자신을 숨길 필요가 없고, 숨길 수 없음을 알고 즉 빛 가운데 있음을 알고 선한 행실을 할 것입니다. 주의 날이 가까움을 알고 심판을 두려워하면서 죄를 이길 것입니다. 그리스도의 사랑이 우리를 빛 가운데 있게 할 뿐 아니라 우리가 사랑하고 섬겨야 할 자들을 위해 우리는 빛 가운데 살아야 합니다.
사랑은 단지 상대방에게 잘 해주는 것 뿐 아니라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포기하는, 권리를 포기하고 죄를 버리고, 자신을 거룩하게 하는 것을 포함합니다. 배우자가 아무리 나에게 돈을 많이 벌어다 주고, 내가 하고 싶은 것들을 지지해준다 해도 불륜을 행하면 사랑이 될 수 없습니다, 아버지가 자녀를 건강하고, 긍정적인 사람으로 잘 양육했어도 범법행위를 일상적으로 행하거나 사기꾼임이 드러나면 그 자녀는 실망할 것입니다. 실망한 자가 실망시킨 자에 대해 그래도 내 앞에서 나에게 잘 해준 그 순간만큼은 나를 사랑했다고 좋게 해석할지라도 그것은 단지 내가 비참해지지 않기 위한 자기 위로요 또한 그의 죄성과 한계를 불쌍히 여기기 위한 이해에 불과할 수 있습니다. 또 우리가 상대에게 준 실망은 그 상대가 죄를 짓는 일을 정당화 하는데 사용되기 쉽습니다. 물론 우리는 완전한 사랑의 본을 행할 수 없습니다. 상대가 실망할 만한 결점을 드러낼 수밖에 없는 죄인들입니다. 그러나 그런 죄인으로서의 한계가 죄와 싸우지 않는 핑계가 되지 않도록, 다른 사람에게 죄의 빚을 지우지 않도록 주의하고 도덕적으로 살아야 할 것입니다. 그렇게 우리가 사랑의 빚 외에 다른 빚을 지지 않으려면 적극적으로 상대를 위하는 일 뿐 아니라 자기를 죄에서 지키는 일 역시 중요합니다.
우리가 적극적으로 사랑할 수 있는 원동력도 그리스도께로부터 오고, 죄를 짓지 않고 거룩하게 지킬 능력도 그리스도께로부터 옵니다. 사랑스럽지 않는 죄인인 나를 사랑하시기로, 구원하시기로 결심하시고 십자가에 죽으신 예수님의 사랑이 다른 사람을 인내 가운데 사랑할 수 있게 하고, 또 그분이 죽으신 이유가 바로 죄 때문임을 알 때에 우리도 죄와 싸우면서 우리 자신을 거룩하게 할 수 있는 것입니다.
'설교'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함께 종이 되자고 손짓함 (롬 15:14-33) (0) | 2019.07.28 |
---|---|
약한 자를 위한 권리포기 (롬 14:1-15:13) (0) | 2019.07.21 |
세상 권세를 존중하는 성도 (롬 13:1-7) (0) | 2019.07.07 |
자발적 산 제물 (롬 12:1-21) (0) | 2019.06.30 |
성도를 겸손케 하는 구원의 기회 (롬 11:1-36) (0) | 2019.06.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