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엘하 2장 김영제 목사 (하늘기쁨교회)
오늘 본몬은 세 부분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첫째는 다윗이 유다 족속의 왕이 된 이야기이고, 둘째는 사울의 아들 이스보셋이 실권자인 삼촌 아브넬에 의해 이스라엘의 왕이 된 이야기이고, 셋째는 그 아브넬의 병사들과 다윗의 병사들이 대결한 이야기입니다.
첫 시작에서 ‘그 후에’라는 말대로 사울이 죽은 후에 얼마 동안 다윗은 시글락에 머물러 있었습니다. 우리는 다윗을 괴롭히던 사울이라는 대적이 사라진 것이 다윗에게 큰 기회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이스라엘 전체로 볼 때 왕의 부재로 인해 군사력이 약해져서 큰 위기가 온 것입니다. 우리는 다윗이 왕이 되면 되지 않았을까 생각하기 쉽지만 이스라엘의 여러 지파들은 여전히 사울 가문을 지지했기 때문에 다윗이 당장 이스라엘의 왕이 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사울의 뒤를 이어 그의 아들 이스보셋이 마하나임에서 왕으로 세워졌습니다. 그런데 사울의 아들 이스보셋이 자기 힘으로 왕이 된 것이 아니라 아브넬이라는 삼촌이 그를 왕으로 세운 것입니다. 아브넬은 사무엘상에서부터 사울과 함께 자주 등장했습니다. 아브넬은 나이가 많았지만 경험이 많고 노련했기 때문에 조카 이스보셋을 앞에 왕으로 세워놓고, 자기가 실권을 가졌습니다.
어떻게든 다윗은 정치적 방법을 동원해서 이스라엘의 왕이 될 수도 있었겠지만 그는 여호와 하나님께 유다의 한 성읍으로 갈지를 묻습니다. 이는 다윗이 일관되게 하나님의 주권을 인정했음을 보여줍니다. 다윗이 하나님의 주권을 우선시했다는 것의 의미 중 하나는 상황을 자기중심적으로 해석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다윗은 자기에게 기회로 여겨지는 상황에서도 여전히 주도권을 가지고 있는 존재는 하나님이심을 분명히 하고 있는 것입니다. 다윗은 자신이 처한 상황을 두고 ‘내가 이스라엘의 왕이 되어야 할 운명이구나, 기회가 왔구나’하고 생각한 것이 아니라 나라의 위기 속에서 하나님의 종으로서 섬겨야 할 의무감, 책임감이 마음에 가득했던 것입니다.
다윗의 간구에 하나님께서는 유다의 한 성읍, 헤브론으로 가라고 다윗에게 말씀하셨습니다. 다윗은 가족들과 추종자들을 모두 데리고 헤브론으로 갔는데, 유다 사람들이 다윗을 유다 족속의 왕으로 삼았습니다. 그리고 다윗은 죽은 사울을 길르앗 야베스 사람들이 장사를 치렀다는 소식을 듣고 길르앗 야베스 사람들을 칭찬하고 격려합니다. 하지만 길르앗은 암몬 족속의 공격을 받을 때 사울의 도움을 받았던(삼상11장) 지역입니다. 그래서 길르앗은 그런 다윗의 칭찬에 꿈쩍하지 않고 사울의 가문을 지지했습니다. 어디서 그 증거가 나타나는가 하면 8절에서 또 12절에서 사울의 아들 이스보셋의 군사들이 마하나임에서 나왔다고 하는데, 이 마하나임은 바로 다윗이 칭찬한 길르앗의 성읍이기 때문입니다. 길르앗은 다윗을 인정하기보다는 사울의 가문을 계속지지 했습니다.
그렇게 다윗의 격려에도 마음을 돌리지 않은 길르앗과 이스라엘의 나머지 지파들은 사울의 아들 이스보셋이 왕이 되는 것을 지지했습니다. 그러므로 다윗은 아직 이스라엘 전체의 왕이 된 것이 아니라, 헤브론에서 유다 족속만의 왕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사울의 사촌 아브넬과 다윗의 장수인 요압이 싸우게 됩니다. 기브온의 웅덩이 근처에서 두 군대가 만나게 되었는데, 아브넬이 먼저 요압에게 도전을 합니다. 마치 골리앗이 도전할 때 요구했던 방식대로 각 측에서 선택된 군사들이 나와서 싸우자는 것입니다. 그래서 각각 열두 명 씩 나와서 싸움이 붙었는데, 서로 칼로 찌르고 쓰러지면서 전체가 전투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불리해진 아브넬과 이스라엘 병사들이 도망을 치자 요압의 동생 아사헬이 추격했습니다. 18절에서는 뒤쫓는 아사헬이 들노루 같이 빨랐다고 합니다. 그만큼 아사헬이 젊고 힘이 우세했기 때문에 나이 많은 아브넬은 힘보다는 머리를 씁니다. 그래서 자기를 뒤쫓는 아사헬을 조롱하면서 흥분시키고는 창을 뒤로 찔러서 뒤쫓던 아사헬이 자기 속도와 몸무게로 창에 찔려 죽게 했습니다. 그 전투로 다윗의 군사는 아사헬을 포함에서 20명이 죽었고, 아브넬 측은 360명이 죽었습니다. 영리한 아브넬은 자기 목숨은 건졌지만 많은 군사를 잃었습니다. 죽은 아사헬의 형제인 요압과 아비새가 아브넬을 뒤쫓다가 아브넬의 제안으로 휴전하게 됩니다. 요압은 속으로 이 전투의 책임이 아브넬에 있으며, 복수하겠다는 의미의 말을 남겼습니다.
본문은 사울 가문의 이스라엘과 헤브론에서 시작된 다윗왕국의 대결을 양측의 실권자인 아브넬과 요압의 개인적인 대결로 그립니다. 싸움의 시작에서 아브넬과 요압은 서로 이미 잘 아는 사이라는 것이 묘사됩니다. 또 아브넬의 제안으로 양측의 대표 각 12명의 젊은 병사들이 죽을 때까지 싸우게 한 것을 놀이로 묘사한 것, 그리고 아브넬이 교활하게 자기를 뒤쫓는 아사헬의 자존심을 건드린 것과 변칙으로 창을 뒤로 내밀어 죽게 한 것들을 묘사한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요?
첫째로, 인간이 싸움과 전쟁을 일으키는 이유가 얼마나 천박하고 가벼운 것인지를 생각하게 합니다. 그 천박하고 가벼운 것들은 죄성에 근거한 것들입니다. 동물들은 생존을 위해 다른 동물들을 죽여 잡아먹습니다. 인간마저 그런 생존을 위한 수준에서 서로 싸우고 뺏고 전쟁을 하는 것은 비참한 일입니다. 그런데 지능이 높은 동물들 중에는 그저 놀이와 서열을 위해 싸우고 죽이기도 하는데 인간들도 그런 짓을 하는 것입니다. 더 비참한 것은 사소한 감정과 자존심의 문제로 서로를 죽이거나 전쟁을 시작한다는 것입니다. 본문은 그런 수준의 인간 전쟁을 묘사한 것입니다. 사무엘서에는 아말렉이나 블레셋처럼 이스라엘의 분명한 적, 하나님이 멸하라고 하신 적들과의 전쟁도 소개되지만 명분 없는 전쟁, 자기 백성을 죽이는 전쟁, 자기 죄를 덮기 위한 전쟁들이 중간 중간에 소개 됩니다. 그리고 다윗도 그런 죄를 저질렀음을 보여줍니다. 우리 시대의 전쟁들이 그렇고, 코로나라는 질병을 대하는 어떤 지도자들의 태도에서도 그런 것이 나타납니다. 지도자가 자신의 자존심을 지키려고, 자기 허물을 숨기려고, 자기 권력을 공고히 하는 기회로 사용하려고 백성의 죽음과 전쟁을 이용하는 것입니다. 사무엘서가 그런 사건들을 다룬 이유는 사무엘서 초반에 경고한대로 백성들이 바라는 인간 왕이 좋을 것 같지만 고통을 준다는 것을 분명하게 보여주기 위해서입니다.
두 번째로 본문은 전쟁을 그렇게 묘사함으로써 사울의 가문을 유지하려 했던 아브넬의 한계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사울 다음 왕으로 다윗을 기름부어 세우셨지만 아브넬은 자신의 욕망 때문에 하나님의 뜻에 반하는 사울 왕국을 유지했습니다. 그에 의해 젊은이들이 죽어갔고, 명분 없는 어리석은 전쟁이 일어났습니다. 사울 왕국의 실권자였던 영리하고 노련한 아브넬이 유치하기 짝이 없는 전쟁을 일으키고, 아사헬을 비열하게 죽인 본문의 사건은 사울왕국의 몰락을 기대하고 다윗 왕국을 더 바라게 만듭니다,
아브넬이 유지하려 했던 사울왕국이 다윗을 지지한 유다족속보다 훨씬 규모가 크고 우세했지만 모래 위에 세운 집이었습니다. 사울왕국 뿐 아니라 이스라엘을 둘러싼 이방 나라들도 그랬고,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의 나라들도 그렇습니다. 인간들이 자기 지혜와 기술을 비롯한 모든 역량이 집약된 결과를 자랑한다는 것이 결국 무기경쟁과 전쟁입니다. 끊임없이 각 나라들이 서로간의 기싸움을 하면서 전쟁의 위협을 가하는 것을 우리는 보고 있습니다. 전쟁의 비참함을 경험하고, 아무리 평화가 가장 선한 길임을 가르치고, 노력해도 자존심 대결과 끊임없는 복수심은 이 세상 나라들이 결코 전쟁을 피할 수 없음을 예견하게 합니다. 하나님께서는 어리석은 전쟁을 통해 아브넬의 사울왕국이 명분과 힘을 잃어 와해되고, 민심이 유다 헤브론의 다윗에게로 향하게 일하셨습니다. 다윗의 통치를 소망하게 만드셨습니다. 마찬가지로 우리가 인생 살수록, 역사를 통찰할수록 인간 세상과 나라들의 허세와 비참을 볼 줄 알게 되고 다윗이 예고했던 참된 왕 예수 그리스도의 통치를 더욱 갈망하길 원합니다. 인간이 아무리 깨닫고, 가르치고, 발전하고, 스포츠와 문화를 가지고 친선을 도모하고, 모든 종교를 동원해도 죄를 해결할 수 없습니다. 오직 주님만이 사람의 죄를 해결하시고, 이 세상을 완전히 다스리시고, 참 평화를 주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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