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세기 강해 (23) 창세기 13:1-18

창세기 13:1-18        김영제 목사 (하늘기쁨교회)

 

    아브람은 애굽에서 있었던 일로 인해 부자가 되었습니다. 어떤 일이었습니까? 아브람이 아내를 누이라고 속였다가 바로에게 빼앗길 뻔했는데 하나님께서 개입하셔서 바로가 사래를 놓아주게 하시고, 아브람은 바로에게 부끄럼을 당하지만 바로가 처음에 준 재물을 가지고 가나안으로 돌아왔습니다. 2절을 보면 아브람에게 가축과 은과 금이 풍부했다고 말합니다. 아브람은 그렇게 약속의 땅 가나안을 떠났다가 부자가 되어 다시 돌아왔습니다. 아브람은 애굽으로 가기 전 제단을 쌓고 예배했던 벧엘과 아이 사이에서 여호와 하나님을 불렀습니다. 그는 하나님을 떠나 애굽으로 갔다가 돌아와서 다시 하나님을 찾은 것입니다. 아브람은 자기가 애굽에서 부자가 된 일이 자기 잘못을 하나님이 괜찮다고 여기시고, 자기를 지지해주시는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하나님께서 복을 주셨지만 아브람은 자신이 하나님 앞에서 문제가 있음을 알았습니다. 아브람의 형편 없는 믿음, 부끄러운 상태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이 보호하시고, 물질적인 선물도 주신 것입니다. 아브람은 그런 은혜를 베푸시는 하나님과의 관계를 다시 시작해야 한다는 것을 제사, 예배로 드러냈습니다. 아브람이 그렇게 달라진 것은 이어지는 본문의 내용인 조카 롯과의 사이에서 일어난 일에서도 드러납니다.

 

    애굽에서 돌아온 아브람만 재산이 많은 것이 아니라 조카 롯에게도 가축과 거느리는 사람들과 살림살이가 많았습니다. 그런데 그때 머무르던 땅이 좁아서 서로의 목자들이 가축을 돌보다가 다투는 일이 일어났습니다. 아브람은 결국 서로 떨어져 다른 곳으로 옮겨 가자고 롯에게 제안했습니다. 그런데 아브람은 롯에게 어디로 갈지 선택할 기회를 먼저 줍니다. 롯이 오른편과 왼편 중 한 곳을 선택하면 아브람은 다른 쪽으로 가겠다는 것입니다.

 

    본문은 롯이 인간적으로 좋은 곳을 선택했다고 말합니다. 10절을 보면 롯은 눈을 들어 요단 지역을 바라봤습니다. 롯은 요단강 줄기에서 물이 넉넉하게 공급되는 좋은 땅을 선택했습니다. 10절을 보면 롯이 선택한 그 지역이 여호와의 동산 같고, 애굽 땅과 같았다고 말하는데 그것은 롯이 그렇게 여겼다는 것입니다. 롯은 요단 지역이 에덴과 같은 지상낙원이라고, 또 기근 때에도 풍족했던 애굽과 같다고 여겼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롯이 에덴과 애굽에서 일어난 부정적인 일들 반복하는 것임을 말합니다. 롯은 하와가 선악과를 보기에 좋고 먹음직스럽다고 여긴 일과 아브람이 약속의 땅을 떠나 애굽으로 간 일과 유사한 결정을 했습니다. 그래서 본문은 롯의 결정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암시하는 말을 합니다. 12-13절을 보면 롯은 계속 이동하다가 소돔까지 이르렀고, 그곳 사람들이 여호와 앞에서 악하고 큰 죄인이었다고 말합니다. 우리는 소돔과 고모라가 심판을 받게 되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1절을 보면 롯은 분명 삼촌 아브람과 함께 애굽에 함께 갔었고, 거기서 하나님이 어떤 분이신지를 경험했습니다. 그러나 롯은 계속해서 믿음의 길을 아브람과 함께 동행하지 않습니다. 세상의 길로 갔습니다.

 

    롯이 그런 결정을 하자 아브람은 가나안 땅에 머물게 됩니다. 아들 같았던 롯이 그렇게 떠났을 때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에게 찾아오십니다. 14-17절을 보면 하나님은 아브라함에게 동서남북을 바라보게 하시면서, 약속하셨던 땅을 아브람의 자손들에게 분명 주시겠다고 확인시켜주셨습니다. 조카 롯이 간 곳은 인간적으로 좋은 땅이었습니다. 당장 좋은 것을 누릴 수 있는 땅이었습니다. 반면 아브람이 머문 곳은 언제든 기근이 또 찾아올 수 있는 불안한 땅이었고, 다른 가나안 사람들에 둘러싸인 좁은 땅이었습니다. 가나안 땅은 하나님의 약속만 있을 뿐 복의 실체를 볼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아브람에게 약속을 확인시켜주시면서 위로하시고 격려하신 것입니다. 하나님은 아브람이 복되게 하시겠다고 다시 약속하셨습니다. 앞에서 살폈듯 아브람은 애굽에서 돌아왔을 때 이미 제단을 쌓았었는데, 하나님께서 약속을 다시 확인 시켜주시자 이번에는 가나안 땅에 처음 제단을 쌓았던 세겜 땅 모레 상수리나무가 있는 곳으로 거슬러가서 거기서 살며 다시 제단을 쌓고 하나님께 예배했습니다. 롯은 세상을 향해 갔지만 아브람은 가나안에 도착해서 처음 하나님께 예배했던 곳으로 찾아갔습니다. 아브람은 하나님과 관계 있었던 첫 장소에서 다시 시작한 것입니다.

 

    우리는 본문을 통해 롯이 아브람에게서, 하나님에게서 멀어지는 것을 봅니다. 롯은 분명 아브람을 통해 하나님이 주신 약속을 들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약속의 땅이라는 가나안에 기근이 찾아왔었고, 애굽에서 살아남아 가나안에 다시 돌아왔지만 하나님이 허락해주신 땅은 여전히 좁았습니다. 그래서 다툼도 일어났습니다. 롯은 하나님이 일하시는 방식을 참지 못했습니다. 아브람의 제안에 롯은 마치 기회를 얻은 사람처럼 아브라함에게서 떠나는 결정을 합니다. 롯은 하나님이 아브람에게 주신 물질적이고, 현세적인 복을 함께 누리는 것에서 멀어질 뿐 아니라 그것을 뛰어넘는 영적인 복인 아브람 자체로부터 멀어진 것입니다. 롯은 스스로 자기 재산을 지키고, 더 불어나게 하려고 그런 길을 갔습니다. 하나님께서는 분명 그런 복을 아브람 주변에 있는 사람들에게까지 주신다고 약속하셨습니다. 아브람을 축복하는 자를 하나님이 복을 주시고, 아브람을 저주하는 자를 하나님이 저주하시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하나님은 아브람에게 복을 주실 뿐 아니라 복 자체로 만드셨습니다. 누구든지 아브람을 잘 대하고 함께 하면 물질적인 복도 얻지만 하나님이 누구이신지를 알게 되는 진짜 복을 얻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롯은 그런 아브람과 그 아브람을 통해 자기를 드러내시는 하나님을 신뢰하지 못하고 세상으로 갔습니다.

 

    그러나 아브람은 애굽에서 경험한 일로 하나님에 대해 좀 더 알게 되고, 신뢰하게 된 것 같습니다. 자신의 믿음 없는 행동에 하나님께서 개입하시고, 잃어버릴 뻔한 것을 다시 찾게 하시고, 약속하신 것을 반드시 이루려고 일하시는 분임을 아브람이 경험한 것입니다. 아브람은 자기에게 진정 필요한 것을 하나님이 보장하신다는 것을 경험한 것입니다. 그래서 아브람은 롯에게 먼저 선택할 기회를 줄 수 있었을 것입니다. 사람이 생각하기에 불리할 수 있고, 잃을 수 있는 상태가 되는 것이 하나님께는 문제가 되지 않는 것을 아브람이 안 것입니다. 아브람은 더 나은 것을 먼저 차지하기 위해 자기 권리를 사용하기보다 롯에게 기회를 주고 자신은 기다렸습니다. 하나님은 그런 아브람을 칭찬하시려고 자신의 약속을 다시 확신시켜주신 것입니다.

 

    우리는 일상적으로 세상 사람들과 성실하게 경쟁해야 합니다. 하지만 남보다 뒤처질 것 같은 조급함과 나의 가진 것을 잃을 것 같은 불안함이 밀려올 때, 또 다툼이 일어났을 때 나의 진정한 유익과 부요함이 하나님께만 있음을 기억합시다. 우리는 살아계신 하나님을 믿는 자로서의 여유가 있어야 합니다. 우리에게 진정 복된 것, 영원히 좋은 것은 발 빠른 경쟁이나 눈치싸움이나 실력으로 얻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선물로 주시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부족한 믿음이지만 그것을 고백하고, 그 믿음 가지고 도전할 때 하나님께서 우리를 기뻐하시고, 믿음의 확신을 더 강하게 해주실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