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

에베소서 강해 7 에베소서 1:1-4 (2)

따뜻한 진리 2023. 10. 15. 20:20

에베소서 1:1-4 (2)             김영제 목사 (하늘기쁨교회)

 

    지난 시간 우리는 하나님 아버지께서 세상 사람들 중 어떤 자들을 구원하시기로 선택하신 일이 타락 전, 창조 전에 있었다는 것을 살펴봤습니다. 성부께서는 그 선택하신 자들을 성자 예수님께 맡기셨고, 성자는 자신에게 맡겨진 자들을 위해 순종하고 고난받을 것을 약속하셨습니다. 이렇게 죄인이었던 우리들을 하나님이 선택해서 구원하시는 이유는 삼위 하나님의 관계 속에 우리를 초대하시려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영원한 복, 기쁨, 영광 안에 우리가 들어가서 하나님을 즐거워하고 감사하고 찬양하게 하시려고 이런 계획을 하신 것입니다.

 

    죄인인 우리가 그런 은혜를 누릴 수 있는 길은 오직 예수님 덕분에 하나님께서 우리를 새롭게 봐주시는 것에만 달려 있습니다. 그러나 이 복음의 법칙은 우리에게 어떤 변화도 필요 없다는 것을 말하지 않습니다. 구원받은 자라도 이 세상 사는 동안은 자기 노력으로 모든 죄를 없앨 수 없고, 완전하신 하나님의 기준에 맞는 완전한 자가 될 수는 없지만. 변화가 있어야 합니다. 하나님의 은혜를 입은 자답게 합당한 반응과 변화가 일어나야 합니다. 훌륭한 사람을 가까이하면 우리도 영향을 받는 것처럼, 악한 자들과 어울리면 악하게 되는 것처럼, 사람이 하나님이 어떤 분이신지, 내게 어떤 은혜를 베푸셨는지, 내게 무엇을 바라시는지를 알고 믿는다면 그것은 분명히 변화를 가져옵니다. 믿음은 하나님을 닮는 변화를 가져옵니다. 4절에서 바울은 그것을 거룩하고 흠이 없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거룩하고 흠이 없는 것은 무엇입니까? 먼저 거룩은 하나님께서 자기 외에 다른 것들과 다르시다는 뜻입니다. 하나님은 이 세상의 만들어진 피조물들과 다르시고, 죄로 오염된 우리와 또 우리들이 가까이하는 세상의 것들과 다르신 분이십니다. 물론 이 창조된 세상과 하나님의 형상인 우리는 하나님이 어떤 분이신지를 부분적으로 드러내고 있지만 그럼에도 하나님은 이 세상 어떤 것보다 우월한 차별성을 가지고 계십니다. 그래서 하나님이 거룩하시다는 것은 우리가 함부로 대할 수 없고, 세상 어떤 것과도 비교할 수 없는 탁월한 분이라고 하나님을 인정하고, 두려워하고, 존경하는 태도로 사랑해야 하는 것을 가르쳐줍니다. 놀라운 것은 하나님께서 자신이 거룩하다고 말씀하실 뿐 아니라 선택하신 자들도 거룩하기를 원하신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레위기를 보면 ‘내가 거룩하니 너희도 거룩하라’는 말씀을 하셨고, 우리가 잘 아는 십계명의 내용도 하나님과의 관계에서 거룩하고,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에서도 거룩하기를 요구하는 뜻이 담겨 있습니다. 하나님은 우리가 하나님 닮기를 원하십니다. 거룩하길 원하십니다.

 

    어떤 사람이 거룩하다는 것은 단지 굳은 표정으로 엄숙해 보이거나 친근하게 다가갈 수 없는 것을 말하지 않습니다. 동서양의 위대한 왕들이 자신을 위엄있게 보이도록 꾸미고 화가가 올려다보는 시점에서 그린 초상화들이 거룩을 말하지 않습니다. 사람들이 자신을 돈과 외모와 지위를 가지고 자기를 높이려고, 존경받으려고 하는 것은 거룩한 것이 아닙니다. 사람의 거룩은 하나님의 선하심과 사랑과 은혜와 죄와 어둠이 없으신 것을 반영하는 것입니다. 하나님과 바른 관계를 경험하는 사람이 하나님의 거룩하심을 다른 사람들에 경험시켜 줄 수 있습니다. 거룩은 하나님이 미워하시는 죄를 하나님이 제시하신 방법으로 해결 받고 하나님과 바른 관계를 회복한 것에서 흘러나오는 것입니다. 그래서 하나님은 구약에서 하나님을 위해 구별된 사람이나 어떤 것들을 거룩하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거룩하게 선택된 존재는 하나님을 드러내는 존재가 되는 것입니다.

 

    다음으로 흠 없음은 무엇입니까? 그것은 겉에 상처나 망가진 것이 없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 흠 없음은 구약 시대 제사로 드려지는 동물들이 흠이 없어야 했던 것과 연관됩니다. 백성들은 하나님께 제사를 드릴 양이나 소를 데려올 때 상처나 질병이 없는 깨끗하고 건강한 것으로 잘 준비했어야 합니다. 바울이 본문에서 흠이 없어야 한다는 것은 단순히 우리 몸에 다친 상처나 질병이 없는 상태가 되어야 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물론 하나님 나라에서 우리의 몸은 흠 없이 완전해지겠지만 이 세상에서는 여러 상처와 질병을 가지고 살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흠 없다는 것은 우리 겉으로 드러나는 외적인 행동들이 하나님 앞에서 바르고 온전하게 되는 것을 말합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내적으로, 마음 속으로부터 거룩하신 하나님을 닮아 거룩한 양심과 태도를 가질 뿐 아니라 밖으로 드러나는 행실도 흠 없는 자가 되어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물론 이렇게 우리가 거룩하고 흠이 없게 되는 일을 계획하신 분, 시작하시는 분, 가능케 하시는 분, 완성하는 분은 하나님입니다. 그렇다면 이 일에 하나님의 주도성만 필요합니까? 우리는 가만히 있으면 하나님이 알아서 우리를 거룩하고 흠이 없게 만드십니까? 아닙니다. 우리는 4절에서 바울이 말한 “사랑 안에서”라는 말을 잘 생각해야 합니다. 하나님은 자신의 피조물인 인간이 죄를 범할 것을 아셨고, 그중 어떤 자들을 구원하실 것을 이미 결정하셨고, 그래서 긴 역사 속에서 예정된 자들을 구원하셔서 거룩하고 흠이 없는 사람이 되도록 일하십니다. 그러나 거듭난 자가 자동으로 거룩하고 흠이 없는 자가 되게 하시지 않습니다. 하나님은 마치 컴퓨터나 로봇의 칩을 바꾸거나 최신 버전으로 업그레이드해서 오류를 고치고 성능을 개선하듯 일방적으로 우리를 거룩하고 흠이 없게 만드시는 것이 아닙니다. 어떤 자들은 극적인 변화를 보이기도 하지만 어떤 자들은 자신을 창조하신 하나님, 구원하신 하나님을 인격적으로 알아가면서, 때로 은혜와 죄 사이에서 실패와 고통을 겪어보면서, 철이 들어 그 거룩하고 흠 없으신 하나님께 어울리는 거룩과 흠 없는 나를 추구하는 것입니다. 나를 사랑해주시는 하나님께 합당한, 어울리는 내가 되고 싶은 마음이 생겨나는 것입니다. 그러면 이렇게 우리를 거룩하고 흠 없는 하나님을 바라게 만드는 사랑, 우리의 마음을 움직이는 사랑이 어디에서 크게 나타났습니까? 그 사랑을 우리는 어디서 확인합니까? 바로 독생자 그리스도 안에서 확인합니다.

 

    그래서 바울은 3절에서 ‘그리스도 안에서 하늘에서 속한 모든 신령한 복’을 주시는 하나님을 말했고, 4절에서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를 택하신’ 사랑을 말했고, 6절에서 ‘그가 사랑하시는 자 안에서 우리에게 거저 주시는 것’을 말했고, 7절에서 ‘그리스도 안에서 주어지는 은혜와 풍성’을 말했고, 9절에서 ‘그리스도 안에서 때가 찬 경륜’ 즉 하나님이 큰 계획을 가지시고 역사를 움직여 오신 목적이 그리스도가 오심으로 성취된 것을 말했고, 12절에서 ‘그리스도 안에서 전부터 바라던 대로 우리가 하나님을 영광스럽게 하는 찬송이 되는 것’을 말한 것입니다. 이렇게 하나님은 자신이 우리를 어떻게 여기시고, 어떤 존재들이 되게 하시려는지, 얼마나 사랑하시는지를 그리스도 안에서 나타내셨습니다. 하나님이 그리스도 안에서 자신의 사랑을 나타내셨기에 우리도 그 사랑 안에서 화답합니다. 그것이 하나님을 닮아가는 거룩과 흠 없음으로 드러난다는 것입니다.

 

    바울이 말하는 이 내용을 사도 요한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요한일서 4장 9절에서 10절을 보면 "하나님의 사랑이 우리에게 이렇게 나타난 바 되었으니 하나님이 자기의 독생자를 세상에 보내심은 그로 말미암아 우리를 살리려 하심이라 사랑은 여기 있으니 우리가 하나님을 사랑한 것이 아니요 하나님이 우리를 사랑하사 우리 죄를 속하기 위하여 화목 제물로 그 아들을 보내셨음이라" 하나님은 그리스도 안에서 자신의 사랑을 나타내셨고, 우리는 그 사랑 안에서 감격하여 거룩과 흠 없음을 추구하는 것입니다.

 

    아직 어린 자녀는 부모가 ‘정리 좀 해라, 씻어라, 행동에 주의해라’라고 말해도 잘 듣지 않습니다. 그러나 아이가 자라 누군가를 좋아하고 사귈 때가 되면 자신을 꾸미고, 행동에 주의하게 됩니다. 부모가 아무리 잔소리 해도 듣지 않던 아이가 누군가의 마음에 들기 위해 자기를 바꾸어나가기 시작하는 것입니다. 이와 비슷한 일이 구원받은 성도에게서 일어난다는 것입니다. 의무감 때문에 억지로 거룩한 척, 겉으로 흠이 없는 척 하는 것이 아니라 날 사랑하시는 하나님께 어울리는 자가 되고자 사랑하는 마음에 의해 거룩과 흠 없음을 추구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바울은 ‘우리로 사랑 안에서’라고 말한 것입니다. 앞에서 말한 하나님의 계획과 일하심이 우리로 사랑 안에서 그 앞에 거룩하고 흠이 없게 되는 일을 일어난다는 것입니다. 삼위 하나님이 구원을 계획하셨고, 성자가 사람이 되셔서 죽고 부활하셨고, 성령이 사람의 영혼과 양심 가운데 일하시는 것입니다. 삼위 하나님이 우리를 사랑하셔서 긴 시간 속에서 협력하시는 것을 알고 경험하는 자는 그 사랑에 걸맞은 자가 되고자 열심을 품는다는 것입니다. 하나님이 먼저 사랑하셨기에 우리도 하나님을 사랑해서 그러는 것입니다. 자신과 영원히 함께 할 백성들을 얻으시려는 하나님의 이 놀라운 뜻과 사랑에 부응하고자 자신을 가꿔간다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