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

에베소서 강해 24 에베소서 2:4-7 (4)

따뜻한 진리 2024. 2. 11. 23:45

에베소서 2:4-7              김영제 목사 (하늘기쁨교회)

 

      지난 시간 우리는 우리를 하늘에 앉히셔서 영광스럽게 하시는 하나님에 대해 살펴봤습니다. 우리가 이 세상에서 아무리 귀하게 대접받는다 해도, 하나님을 모른다면 삶은 의미가 없고 비참합니다. 부자들의 모임에 속하고, 사회 고위층들의 모임에 속하고, 뛰어난 학자들의 모임에 속할지라도 그리스도에게 속하지 않은 자들은 진정한 가치, 영원히 사라지지 않는 존귀함을 얻을 수 없습니다. 사람들 사이에서 아무리 많은 칭찬을 받는다 해도 심판하실 하나님 앞에서 죄인으로 여겨진다면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하나님 나라에 속하지 않은 자는 존귀함이 아닌 비참함을 영원히 겪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만들어진 피조물이기에 우리를 지으신 창조주 하나님께 돌아가야 자신의 가치, 의미, 목적을 알 수 있습니다. 또한 우리는 죄인이기에 우리를 고치실 수 있는 구원자 하나님께 돌아가야 우리의 존귀함을 회복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하나님이 우리를 회복시키시고, 높이신다고 해서 우리가 마음이 높아져 우쭐해질 수 있을까요? 그럴 수 없습니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하늘에 앉히시지만 우리가 하나님이 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이 우리를 아무리 영광스럽게 하셔도 근본적으로 영광스러우신 분, 가장 큰 영광을 받으시는 분, 최종적인 영광의 대상은 오직 하나님뿐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바울은 6절에서는 그리스도 안에서, 그리스도와 함께 우리를 하늘에 앉히시는 하나님, 우리를 높이시는 하나님, 우리의 영광에 대해 말하지만 이어서 7절에서는 하나님의 영광에 대해 말합니다. 7절을 보면 하나님께서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우리에게 베푸시는 은혜의 지극히 풍성함을 오는 여러 세대에 나타내려’ 하신다고 말합니다. 여기서 ‘은혜를 오는 여러 세대에 나타내려 하신다’의 표면적 뜻은 바울이 생각하기에 자기가 사는 시대 이후에 태어날 모든 인류에게 하나님이 은혜를 베푸시려 한다는 것을 말한 것입니다. 그러나 그것은 단지 은혜를 얻을 수많은 사람들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것만이 아니라 은혜 베푸시는 하나님에 대해 말하는 것입니다. 바울은 우리를 포함한 여러 시대에 걸쳐 그리스도를 통해 죄인들을 구원하시고 하늘로 높이시는 하나님을 생각하게 한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은혜 베푸시고, 우리를 높여주시는 이유는 바로 자신을 나타내시려는 것입니다. 하나님 자신의 영광을 위해서입니다. 우리를 높이시는 것은 바로 하나님 자신의 영광을 위해서입니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창조하신 목적, 우리를 구원하신 목적은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서입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하나님을 믿는 자들이 모인 교회가 하나님의 영광을 잘 말하지 않습니다. 설교나 가르침에서 하나님이 왜 영광스러우신지, 하나님이 하신 일들이 왜 영광스러운지를 말하지 않습니다. 고작해야 하나님은 사랑이시다. 은혜로우시다라는 내용을 어렴풋이 알 정도이고, 그것도 자신의 욕구에 근거한 얄팍한 지식에 그칠 때가 많습니다. 그러니 성도들이 모인 자리에서 신앙적인 이야기를 별로 할 줄도 모르고, 하나님에 대한 이야기를 해도 성경이 말하는 하나님이 아닌 자신들이 경험하고 체험한 것, 그것도 바른 체험이 아닌 기복적, 신비적 체험이어서 하나님을 비인격적으로 여기는 일이 대부분입니다.

 

      또 교회들마다 하나님을 찬양한다고 온갖 악기를 사용하고, 찬양을 강조하고, 많은 돈을 들여 성가대도 운영하지만 실상 자신들이 왜 하나님을 찬양하는지, 찬양해야 할 하나님의 영광스러운 내용들에게 대해서는 관심도 없고, 빈약해서 안타깝습니다. 그런 교회 현실의 가장 큰 원인은 목사 자신이 하나님을 인격적으로 아는 자가 아니기 때문일 가능성이 가장 높고, 또 목사가 하나님이 어떤 분이신지를 알아도 하나님이 어떤 분이신지에 대한 내용을 교인들이 지루해할 것이라 생각해서 그런 내용을 전달할 용기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진정 하나님을 믿는 자라면, 하나님을 힘써 알아야 합니다. 성경을 통해서든, 교리를 통해서든 하나님이 어떤 분이신 알아야 우리 자신도 알 수 있고, 참 구원도 얻을 수 있고, 제대로 하나님을 찬양도 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이러한 하나님의 영광의 요소들을 설교나 교리를 통해서 계속해서 배워나가야 합니다. 그런 이야기들을 다룰 때 귀 기울여야 합니다. 하나님의 영광이 나의 현실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나의 삶에 유용하지 않다고 해서 귀를 닫는 일이 없어야 합니다. 생각해보십시오. 우리가 가요, 드라마, 스포츠, 게임이 나의 삶에 엄청난 도움을 주고 나의 현실 문제를 해결해주기 때문에 그것에 시간과 건강을 쏟는 것입니까? 아닙니다. 그런데 정작 자신을 지으신 하나님의 영광스러움을 아는 일이 당장 나에게 와닿지 않는다고 여기는 것은 핑계가 될 수 없습니다. 그것은 하나님을 믿지 않는 것입니다. 하나님께 관심이 없는 것입니다. 그럴 수 없습니다. 오히려 하나님을 아는 것이 세상 어떤 일보다 실제적인 일입니다. 그것에 우리의 구원이 달려 있고, 내 존재의 의미와 가치가 달려 있기 때문입니다. 세상이 악하지만 선하게 열심히 살아야 하는 이유, 그럴 수 있는 능력이 하나님을 바르게 알 때 생겨나기 때문입니다. 나를 유혹하고 망하게 하는 세상에서 지켜주는 힘이 하나님을 아는 지식에서 나오기 때문입니다. 나를 세우고 하늘에 앉히시는 하나님을 알아야 합니다. 영광스러우신 하나님을 알아야 우리의 삶도 존귀해질 수 있습니다.

 

      하나님은 여러 방법으로 자신의 영광을 나타내십니다. 하나님의 영광을 말하기 전 먼저 영광의 의미를 생각해 봅시다. 영광은 무엇입니까? 아름답게 빛나는 것, 부러움과 존경을 얻는 것, 높아지는 것을 의미합니다. 하나님은 창조를 통해서 섭리를 통해서 구원을 통해서 종말을 통해서 하나님 나라와 지옥을 통해서도 자신을 나타내시고 영광을 나타내십니다. 하나님은 사랑과 은혜를 통해서만 자신의 영광을 나타내실 뿐 아니라 죄에 대한 두려운 심판, 즉 공의를 통해서도 영광을 나타내십니다. 그런데 오늘 본문에서 바울은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드러난 자비와 은혜를 통해 풍성히 드러나는 하나님의 영광을 말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은 영광 받으실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이 있지만, 그중에서 은혜로 자기 영광을 나타내시기를 기뻐하십니다. 은혜를 베푼다는 것은 자격도 없고, 능력도 없는 대상에게 어떤 가치가 베풀어지는 것입니다. 그래서 하나님께 은혜를 입은 자, 자신이 은혜를 경험했다고 깨닫는 자는 겸손할 수밖에 없습니다. 은혜 베푸신 하나님께 감사하고 칭송할 수밖에 없습니다. 하나님은 그냥 자신을 자랑하시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택한 자들에게 은혜를 베푸시고, 영광스럽게 하셔서 자신의 영광을 드러내십니다. 세상 사람들이 영광을 추구하는 일반적인 방법은 다른 사람을 밟는 것입니다. 경쟁을 통해서 자기 영광을 구합니다. 자기 힘, 배경, 실력, 돈, 외모를 과시해야 하고, 강압으로 무릎 꿇게 하고, 상대를 열등하게 해야 합니다. 물론 다른 이를 잘 되게 해서, 후원하고, 섬기고, 희생해서 뒤에서 영광을 얻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부모의 역할이 그렇습니다. 보이지 않는 선행와 후원과 희생을 베푸는 자들이 그렇습니다. 그런 영광이 잘 드러나지 않을 수 있지만 더 값집니다.

 

     그렇게 보이지 않게 다른 사람들을 살려내고, 훌륭해지도록 돕는 어떤 사람들보다 하나님이 하시는 일이 가장 영광스럽습니다. 또 그 일에 선택된 자들이 가장 영광스럽게 됩니다. 그런데 하나님은 그런 일을 세상 어떤 누구보다 보이지 않게 은밀하게 행하십니다. 하나님은 성경에 기록된 엄청난 사건과 이적처럼 이 세상에 자신을 직접 나타내셔서 자신의 영광을 나타내시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보이지 않게 나타내십니다. 예수님이 이 땅에 오신 것처럼 직접 자신이 누구인지 보이셔서 영광을 나타내시기도 하지만 보이지 않는 은혜와 능력, 성령을 통해 놀라운 일들을 행하셔서 그 은혜와 능력을 입은 자들을 통해 영광을 받으십니다.

 

    하나님은 당장은 세상이 볼 수 없게 일하십니다. 우리를 구원하시고 높이셔서 영광을 받으십니다. 하나님은 다른 존재와 비교할 수 없는 영광을 이미 가지고 계신 분이시기에, 또 빼앗길 수 없는 영광을 소유하신 분이시기에 우리를 높이시는 것으로 영광을 받으십니다. 자기를 더 높일 이유가 없으시기에 다른 존재를 영광스럽게 하셔서 자신의 영광을 나타내십니다. 그것은 세상 어느 것도 넘볼 수 없는 진정한 주권자로서 섬기시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세상의 왕들처럼 자기를 높이도록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를 살리시고, 높이셔서 영광을 받으십니다. 형편없고 심각하게 문제 많은 자를 이렇게 변화시키고, 존귀하게 만드는 이가 도대체 누구이신가라는 놀라움을 세상에 안겨주심으로 영광을 받으십니다. 그래서 하나님은 지극히 낮은 피조물인 우리, 지극히 부정한 죄인인 우리를 용서하십니다. 우리를 깨끗하게 하시고 높이심으로 자신의 영광을 드러내십니다. 은혜를 베푸십니다. 우리를 위해 가장 귀한 아들 예수 그리스도를 희생하셔서 하늘의 모든 천사와 우주 만물로부터 찬사와 영광을 받으십니다. 이 영광은 구원받은 자들만 경험할 수 있는 하나님의 영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