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호수아 7:1-26 김영제 목사 (하늘기쁨교회)
여리고성을 하나님께 얻은 이스라엘이 이번에는 아이성을 상대로 전투를 합니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대패했고, 5절을 보면 이스라엘 사람들의 마음이 녹아 물같이 되었다고 말합니다. 여리고성 전투 때에는 라합의 말대로 여리고 사람들이 이스라엘 때문에 간담이 녹았다고 했었는데, 이제는 이스라엘이 두려움과 슬픔으로 마음이 녹아내린 것입니다.
그런 패배의 원인은 무엇입니까? 여리고성 때와의 차이는 무엇입니까? 여리고 때는 철저히 하나님의 명령에 따라 모든 것을 결정하고 그대로 순종했었는데, 이번 전투는 사람들의 판단과 시도로 진행되었습니다. 2절과 3절을 보면 여호수아가 정탐꾼들을 아이성에 보냈는데, 그 정탐꾼들이 돌아와 보고를 하면서 아이성은 소수이니 이삼천 명이면 충분히 이길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실패했습니다.
왜 이스라엘은 하나님의 말씀을 듣지 않고 자신들의 판단으로 전쟁을 수행했을까요? 그것은 이스라엘이 자만해서 자기들 마음대로 한 것이기보다는 하나님께서 침묵하셨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여호수아와 이스라엘은 여리고성 전투 때 아간의 범죄가 있었던 사실을 모른 채 아이성 전투를 위해 하나님의 인도를 기다렸을 것입니다. 이스라엘은 하나님의 지시가 없었지만 자신들에게 특별한 잘못이 없으니 전쟁의 어느 단계에서 하나님이 개입하실 것을 기대하면서 진행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끝까지 도와주시지 않으셨습니다.
이스라엘의 판단과 달리 그들에게는 치명적인 죄가 있었습니다. 본문 1절은 그 아간의 범죄를 아이성 사건을 말하기 전에 먼저 말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아이성 전투의 실패는 하나님께서 진노 가운데 허락하신 것입니다. 아간 개인의 문제 때문에 이스라엘이 하나님의 진노를 받아 아이성에 의해 고통을 겪게 된 것입니다. 그래서 1절이 아간의 범죄를 말하면서 여호와께서 이스라엘 전체의 죄로 여기셔서 진노하신 것이라고 말합니다.
아이성 전투에서 패배하자 여호수아는 하나님께서 자신들을 버리신 것이 아닌가 하는 슬픔에 휩싸여 하나님께 탄식을 했고, 하나님께서는 여호수아가 몰랐던 범죄가 있었음을 말씀하셨습니다. 하나님께서는 그 죄를 지은 자가 제비뽑기를 통해 드러나게 하셨습니다. 첫 번째 제비뽑기에서는 그 범죄자가 속한 지파가 뽑혔고, 다음으로 지파내의 부족, 다음으로 부족 중의 가족, 다음으로 가족 중의 남자 가장들로 범위가 점점 좁혀졌습니다. 그래서 결국 유다 지파, 세라의 족속, 삽디의 가족, 갈미의 아들들 중 아간이 범죄자로 드러났습니다.
아간은 시날 산의 아름다운 외투 한 벌과 은 이백 세겔과 오십 세겔의 금덩이를 가로채서 자신의 장막에 숨겼던 것입니다. 이스라엘은 아간과 그의 모든 소유, 즉 가족과 가축을 비롯한 재산과 숨겼던 물건을 이끌고 아골 골짜기로 가서 없앴습니다.
아간의 죄는 여리고성과 함께 바쳐져야 하는 제물을 가로챈 것입니다. 본문에서는 그것을 “온전히 바친 물건”이라고 말하는데 아간이 취한 물건들을 지시하는 그 표현이 본문에 일곱 번이나 사용되고 있습니다. 앞의 6장 18절을 보면 여리고성을 하나님이 주셨을 때 여호수아를 통해 “온전히 바치고 그 바친 것 중에서 어떤 것이든 취하여 너희가 이스라엘 진영으로 바치는 것이 되게 하여 고통을 당하게 되지 아니하도록 오직 너희는 그 바친 물건에 손대지 말라”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지난 시간에도 살펴봤지만 여리고성 승리는 이스라엘이 이긴 전쟁이 아니기 때문에 그들이 가질 전리품이 아니라 하나님의 소유이고, 그의 백성이 소유해야 하는 것은 하나님을 끝까지 신뢰하는 것임을 의미합니다. 그래서 하나님께서는 앞서 모세의 율법을 통해 이스라엘이 목축이나 농사를 통해 얻는 첫 산물은 하나님께 바치라고 하셨던 것입니다. 여리고성은 그런 의미였던 것입니다.
아간은 그런 믿음이 없었던 것입니다. 눈앞에 보이는 재물에 눈이 멀어서 여호와 하나님을 신뢰하는 것을 버렸습니다. 그것은 하나님이 아닌 이스라엘에게 금지된 것을 갖다 바친 꼴이 되었고 경고하신대로 이스라엘 전체가 고통을 당하게 했습니다. 아간은 하나님께서 말씀대로 여리고성을 무너뜨리신 것을 경험했지만, 순종하지 않으면 자신도 무너질 수 있다는 것을 몰랐습니다. 그는 이방 가나안인들을 하나님이 징벌하시는 것은 당연하게 생각했지만 그런 징벌이 하나님의 백성인 자신에게도, 하나님의 경고대로 미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한 것입니다. 또 아간은 자신이 몰래 숨긴 것을 하나님께서 알지 못하실 것이라 생각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왜 하나님께서는 아간 한 사람의 범죄를 이스라엘 전체의 죄로 여기셨을까요? 1절, 11절을 보면 하나님께서는 아간의 범죄를 이스라엘이 범죄 한 것으로 여기시고 진노하셨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이렇게 한 사람의 믿음이나 한 사람의 불순종을 공동체 전체의 것으로 여기시는 것을 종종 보여주셨습니다. 그래서 라합 개인의 믿음이 그의 가족, 친척을 살리는 이유가 되었습니다. 반대로 아간 한 사람의 범죄는 아간 자신뿐만 아니라 가족 모두의 희생을 가져왔습니다. 그런 원리가 이방인이나 이스라엘이나 차별 없이 적용된다는 것을 보여준 것입니다. 그런 원리는 라합, 아간에게서만 나타난 것이 아니라 아담에게서 먼저 드러났고, 예수님에게서도 나타나 우리에게 미치고 있습니다. 한 사람의 불신과 불순종이 모두에게 죄를 파급시켰고, 한 사람의 믿음과 순종이 믿는 모두에게 죄 사함과 생명을 전해주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아간을 통해 이스라엘에게 교훈하셨습니다. 우리는 기억해야 합니다. 하나님 앞에서 숨길 수 있는 것은 없다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또 나 한 사람의 신뢰와 순종의 여부가 공동체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는 내가 함부로 판단할 수가 없다는 것도 유념해야 합니다. 내가 내 생각대로 하면서 빠져나갈 틈이 얼마나 될지, 하나님께서 얼마나 엄격하게 대하실지, 그냥 넘어가실지 눈치를 보고 예상하는 것은 어리석은 것입니다. 우리가 생각해야 할 것은 정직하게 순종하는 것입니다.
'설교' 카테고리의 다른 글
유일한 살 길을 찾은 기브온 족속 (수 9:1-27) (0) | 2016.02.07 |
---|---|
다시 들려주신 말씀 (수 8:1-35) (0) | 2016.01.31 |
여리고성 전투를 통해 얻은 것 (수 5:13-6:27) (0) | 2016.01.17 |
할례, 수치와 은혜를 기억함 (수 5:1-12) (0) | 2016.01.10 |
열두 돌의 의미 (수 4:1-24) (0) | 2016.01.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