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호수아 12-19장 김영제 목사 (하늘기쁨교회)
이스라엘은 하나님의 인도로 가나안 땅의 핵심세력들을 무력화했습니다. 모세 때는 헤스본 왕 시혼과 바산왕 옥을 물리쳐서 요단강 동편을 얻었고, 여호수아 때에 요단강을 건너 서편으로 와서는 여리고성과 아이성을 시작으로 가나안 남부와 북부의 각 연합세력까지 이겼습니다. 그렇게 이스라엘은 주도권을 잡았지만 가나안 모든 땅을 다 정복한 것은 아닙니다. 그런데 13장에서 하나님께서는 여호수아에게 가나안 땅을 각 지파에게 분배하라고 명령하셨습니다. 그 이유는 13장 1절에서 하나님이 말씀하신 대로 여호수아가 나이가 많아 늙었기 때문이고, 이제 이스라엘은 완전히 정복되지 않은 땅들을 분배받아서 남은 가나안 족속들을 끝까지 멸하고 자신들의 소유로 만들어야 했습니다.
백성들이 아직 완전히 정복되지 않은 땅을 분배 받았다고 해서, 하나님의 약속이 성취되지 않은 것은 아닙니다. 하나님께서는 약속된 땅을 주셨습니다. 가나안 족속들이 완전히 정복되지 않았지만 이스라엘이 그 땅을 사용하는 일에 큰 방해가 될 만한 세력은 없어졌습니다. 하나님께서 여호수아를 통해 위협이 되는 거대 세력들을 멸하셨기 때문입니다. 이제 남은 세력들은 그 땅을 분할 받은 족속들이 하나님을 성실하게 의지하면서 싸운다면 충분히 몰아낼 수 있는 정도였습니다.
이제 13장 8절을 보면 요단강 동쪽에서 므낫세 반 지파와 르우벤과 갓 족속이 이미 배정 받았던 땅의 경계를 이야기 하면서 땅 분배에 관한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됩니다. 이어서 14장부터 19장까지는 요단강 서쪽의 분배를 이야기 합니다.
그런데 그 땅의 분배 이야기가 진행되는 중간쯤인 14장과 15장에 갈렙의 이야기가 등장합니다. 갈렙은 여호수아와 함께 가나안 정탐을 갔던 열두 명 중의 한 명으로 다른 정탐꾼들이 불평하고 비관적인 주장을 했을 때 그는 여호수아와 함께 하나님을 신뢰하고 가나안 땅을 주실 것을 기대했던 사람입니다. 그런데 14장 6절을 보면 갈렙이 그니스 사람, 즉 에돔과 관련된 족속이라고 소개하는데 이것은 그가 순수 히브리 민족이 아니었다는 뜻입니다. 여기서도 우리는 하나님이 원하시는 신앙은 혈연적 이스라엘과 중요한 관계가 아님을 발견하게 됩니다. 갈렙은 40세에 가나안 땅을 정탐한 후 광야 1세대가 모두 죽기까지 여호수아와 함께 생존했다가 78세에 가나안 땅에 들어온 것입니다. 그리고 7년간의 가나안 전쟁을 감당하고 85세가 되었습니다. 그는 오랜 기간을 인내하고 순종하며 왔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약속된 땅을 받는 순간이 된 것입니다.
85세가 된 갈렙이 자신과 함께 길을 걸어온 여호수아 앞에서 지난날을 회상하며 여호와께서 말씀하신 이 산지를 달라고 말했습니다. 이 산지는 헤브론을 말하는데, 그곳은 거인족인 아낙 자손들이 살고 있는 산악지대입니다. 아낙 자손은 첫 가나안 정탐 때에 나머지 10명의 정탐꾼들이 보고 두려워했던 그 족속입니다. 갈렙은 쉽지 않은 그 지역을 요청하면서 이런 말을 했습니다. “그날에 여호와께서 말씀하신 이 산지를 지금 내게 주소서 당신도 그날에 들으셨거니와 그곳에는 아낙 사람이 있고 그 성읍들은 크고 견고할지라도 여호와께서 나와 함께 하시면 내가 여호와께서 말씀하신 대로 그들을 쫓아내리이다.(12절)”
15장 13절에 가서 다시 갈렙 이야기가 나오는데 그 내용은 앞에서 갈렙이 받은 헤브론 지역의 아낙자손들을 실제로 쫓아낸 내용입니다. 갈렙은 그렇게 가나안 땅을 처음 정탐할 때 하나님을 신뢰했고, 다른 정탐꾼들의 불신으로 인한 40년 광야생활에서 인내했고, 드디어 가나안 땅에 와서 전쟁을 하며 하나님이 약속하신 것을 받았습니다. 그 과정에서 갈렙은 일관적인 믿음을 보여줬고 끝까지 하나님을 신뢰하고 하나님의 말씀대로 명령을 수행하는 모습을 보여준 것입니다. 그는 4장 14절이 말하는 대로 이스라엘의 하나님 여호와를 온전히 좇았습니다.
그런 갈렙의 이야기가 가나안 땅을 분배하는 내용의 가운데 위치하는 것은 나름 이유가 있는 것 같습니다. 이스라엘의 다른 족속들이 땅을 분배 받은 내용을 살펴봅시다. 13장 13절을 보면 요단 동쪽을 얻은 므낫세 반 지파, 르우벤, 갓 족속은 가나안의 그술 족속과 마아갓 족속을 쫓아내지 않았기 때문에 이스라엘에 함께 거주하게 되었다고 말합니다. 15장 63절을 보면 유다 족속이 여부스 족속을 쫓아내지 못했다고 말합니다. 17장 12-13절을 보면 므낫세 족속은 가나안 족속들을 쫓아내지 못해서 가나안 족속이 결심하고 그 땅에 거주했다고 말합니다.
17장 14-16절에서는 에브라임과 므낫세 지파가 분배받은 땅을 가지고 여호수아에게 불평을 합니다. 그들이 받은 땅에는 철병거를 가진 강력한 가나안 족속이 살고 있었고 험한 삼림이었기 때문입니다. 그 불평을 듣고 18절에서 여호수아가 “그 산지도 네 것이 되리니 비록 삼림이라도 네가 개척하라 그 끝까지 네 것이 되리라 가나안 족속이 비록 철병거를 가졌고 강할지라도 네가 능히 그를 쫓아내리라”라고 말했습니다. 여호수아는 그들이 불성실해서 게으른 핑계를 대는 것이지 그동안 경험한 하나님을 신뢰하고 명령대로 하면 충분히 남은 전쟁을 마칠 수 있다고 꾸짖은 것입니다. 18장 3절에서도 여호수아는 “너희가 너희 조상의 하나님 여호와께서 너희에게 주신 땅을 점령하러 가기를 어느 때까지 지체하겠느냐”라고 또 한 마디 합니다.
그렇게 이스라엘 족속들은 대부분 분배 받은 땅을 완전히 얻기 까지 싸우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갈렙은 그러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가나안 땅을 분배한 기록에서 갈렙의 이야기는 분배 받은 땅에서 끝까지 적을 몰아낸 모범적인 사례로 다뤄지고 있는 것입니다. 갈렙의 이야기를 둘러싼 다른 이스라엘 족속들의 이야기들은 불성실함을 드러냅니다. 하나님께서는 성실하게 약속을 이행하셨지만 이스라엘 백성들은 자신의 것이 손에 떨어지자 서서히 긴장을 풀고 쫓아내라는 명령을 이행하지 않고 안주했습니다. 오직 두 사람만이 신실하신 하나님을 따라 끝까지 신실하게 행했습니다. 광야에서 믿음으로 살아남았던 갈렙이 가나안에서도 끝까지 순종했고, 그렇게 여호수아도 끝까지 순종했습니다. 땅 분배 이야기의 핵심은 다수의 이스라엘의 족속들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그 두 사람에게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땅 분배가 끝나는 19장 49을 보면 눈의 아들 여호수아가 마지막으로 땅을 분배받으며 시상식의 마지막 상을 받는 것처럼 묘사됩니다.
여호수아가 땅을 얻을 때 갈렙의 경우와 유사한 점이 있는데 그것은 그 두 사람이 자신들이 요구한 성읍을 얻었다는 것입니다. 14장 12절에서 갈렙은 “여호와께서 말씀하신 이 산지를 내게 주소서”라고 말했고, 19장 50절에서는 “여호와의 명령대로 여호수아가 요구한 성읍 에브라임 산지 딤낫 세라를 주매”라고 말합니다. 그들이 요구한대로 얻었다고 하니 두 사람 다 다른 족속들보다 좋은 땅을 선점한 것으로 우리는 이해하기 쉽지만 그런 뜻이 아닙니다. 갈렙의 경우에서도 우리가 확인했지만 그들의 원한 땅은 사람이 보기에 좋은 땅이 아니라 끝까지 여호와를 신뢰하는 신앙을 위한 유산이었습니다. 갈렙의 경우에도 “여호와께서 말씀하신” 것이었고, 여호수아의 경우에도 “여호와의 명령대로”였습니다. 즉 그들은 자신들의 권한을 남용해서 땅을 분배받지 않고, 하나님께서 좋게 여기시는 대로 땅을 선물로 받았다는 것입니다. 그들은 땅을 하나님의 선물로 받는 자리에서도 끝까지 신앙의 모범이 되는 모습을 보인 것입니다. 그들은 끝까지 여호와의 말씀대로, 명령대로 했습니다.
정리하면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족속에게 완전히 정복되지 않은 땅을 선물로 주셨듯이 우리에게도 완전히 정복되지 않은 선물을 주셨습니다. 구원이 그렇습니다. 예수님께서 우리의 죄를 위해 십자가에서 사단의 머리를 부수셨지만 여전히 죄의 세력은 우리 안에, 그리고 세상 속에 남아있습니다. 왜 그렇습니까? 이스라엘에게 완전히 정복되지 않은 땅을 나눠주신 이유와 같습니다. 우리가 하나님을 끝까지 신뢰하면서 이 싸움을 감당하게 하시려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선물을 주시지만 믿음이 있는 자만이 누릴 수 있게 하십니다. 믿음이 있는 자는 끝까지 인내할 것입니다. 믿음이 있는 자는 하나님이 하신 말씀을 기억하고 그 말씀대로 성실하게 순종할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을 방해하는 불순종하게 만드는 죄와 싸울 것입니다. 가나안 족속과 같은 죄의 잔재들이 완전히 멸하기까지 그리고 완전한 안식이 이뤄질 때까지 그렇게 할 것입니다. 여호수아와 갈렙처럼 그 길을 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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