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

변해버린 기드온 (삿 8장)

따뜻한 진리 2016. 4. 24. 21:34

사사기 8장                                                       김영제 목사 (하늘기쁨교회)

 

   하나님께서 기드온의 작전을 사용하셔서 미디안 족속은 혼란에 빠져 도망쳤습니다. 기드온은 돌려보냈던 이스라엘 남자들을 미디안을 추격하기 위해 다시 불렀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에브라임 지파도 새롭게 참여하게 됩니다. 에브라임 지파는 잘 싸워서 미디안의 두 지휘관 오렙과 스엡을 죽였습니다. 그런데 이 에브라임 지파는 기드온에게 왜 미디안과의 전쟁 처음부터 우리를 부르지 않고 이제서야 불렀냐고 불평을 하다가 싸우기까지 했습니다.

 

    에브라임 사람들이 그런 불평을 한 이유는 기드온이 미디안을 몰아내고 권력을 잡게 될 것 같으니 견제를 한 것입니다. 에브라임이 그런 견제를 하면서 큰소리를 치고 싸움을 일으켰다는 것은 이스라엘 내에서 그들의 세력이 강했다는 것입니다. 그러자 기드온은 에브라임의 끝물포도가 아비에셀의 맏물포도보다 낫지 아니하냐라는 말을 하는데, 즉 기드온은 자신이 전쟁을 시작했지만 너희 에브라임이 마무리가 훨씬 훌륭하다고 칭찬을 한 것입니다. 기드온은 놀라운 언변으로 갈등을 해소합니다.

 

    이번에는 기드온이 삼백 명과 함께 미디안 왕 세바와 살문나를 추격하는 중에 동족 이스라엘인 숙곳과 브누엘 사람들에게 도움을 요청합니다. 그런데 그 사람들은 기드온 네가 어떻게 세바와 살문나를 잡는다는 거냐면서 무시하고 도와주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기드온이 결국 미디안 왕들을 생포해서 데리고 옵니다. 왜 그랬겠습니까? 기드온은 자기를 무시한 숙곳과 브누엘에 들러 자신의 능력을 확인시키려 한 것입니다. 그리고 그 숙곳과 브누엘 사람들을 괴롭히고 죽입니다. 숙곳과 브누엘 사람들이 기드온을 도와주지 않은 것도 잘못이지만 그렇다고 기드온이 그런 행동을 한 것은 지나친 것이었습니다.


    기드온은 이제 살려두었던 미디안 왕 세바와 살문나도 심문하고 죽입니다. 그런데 자기 맡아들 여델에게 두 왕을 죽이라고 명령하지만 여델이 아직 어려서 그렇게 하지 못했습니다. 마치 예전의 소심했고 두려움이 많았던 기드온의 모습과 같았습니다. 그러자 기드온은 자기 손으로 세바와 살문나를 죽입니다. 그가 변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장면입니다.

 

    전쟁이 마무리 되자 이스라엘은 기드온에게 당신이 우리를 미디안의 손에서 구원하셨으니라고 말하면서 자신들을 다스려주길 요청합니다(22). 그러자 기드온은 나도 아니고, 내 아들도 아니고 여호와께서 너희를 다스리시리라.’라고 거절을 합니다. 그런데 그는 백성들에게 금장신구를 가져오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거둬들인 금으로 제사장의 의복인 에봇을 만드는데 사용했습니다. 에봇에는 우림과 둠밈이라는 것이 붙어 있는데 그것은 제사장이 하나님의 인도를 구할 때 사용했던 것입니다.

 

    왕이 되는 것을 거절한 기드온이 그것을 왜 만들었을까요? 그는 양털뭉치로 하나님을 시험했던 태도를 버리지 못한 것입니다. 에봇을 가지고 자신의 안전을 보장받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한 것입니다. 하나님에 대한 기드온의 이해가 달라진 것이 없습니다. 그리고 그 에봇은 나중에 이스라엘 백성들이 우상시 하는 물건이 됩니다(27). 30절 부터는 기드온의 여생에 대해 말하는데, 그는 왕처럼 아내가 여럿 있었고, 아들이 칠십 명이었다고 말합니다. 기드온의 권력이 어느 정도였는지를 짐작케 하는 증거입니다.

 

    본문은 기드온이 미디안과의 전쟁 후에 어떻게 변질되었는지를 보여줍니다. 그는 강한 에브라임 사람들이 시비를 걸었을 때는 듣기 좋은 말로 화를 누그러뜨리면서 원만하게 넘어가려고 했습니다. 그들을 높였습니다. 그것은 전쟁을 주도하시고 승리를 주신 하나님의 영광을 그들에게 돌린 것입니다. 그런데 숙곳과 브누엘 사람들이 도움을 주지 않자 그들을 학살하고 괴롭혔습니다. 약한 자들에게 화풀이를 했습니다. 그가 하나님을 믿지 않고 신속하게 따르지 않을 때, 하나님은 그런 기드온을 인내하시면서 인도하셨습니다. 그런데 기드온은 숙곳과 브누엘 사람들이 자기 말을 안 믿고, 따르지 않는다고 그런 짓을 했습니다. 기드온은 강자에겐 숙이고, 약자에겐 잔인한 비열함을 드러냈습니다. 그는 하나님이 자신을 어떻게 대해주셨는지, 어떻게 보잘 것 없는 자신을 사용하셔서 미디안을 멸하셨는지 기억하지 못했습니다. 그는 겉으로는 왕의 자리를 거절했지만 이미 왕처럼 굴면서 진정한 왕이신 하나님의 영광을 가렸습니다.

 

    그렇게 기드온은 자기 영광을 스스로 취했습니다. 기드온은 이미 앞에서 미디안과 전쟁을 시작할 때 300명의 군사들에게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는 것과 자신의 영광을 위하는 것을 함께 외쳤습니다(7:18).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이 나를 거슬러 스스로 자랑하기를 내 손이 나를 구원하였다 할까 함이라라고 말씀하셨는데도, 기드온은 하나님께 돌려져야 할 영광을 가로챈 것입니다.

 

    기드온은 원래 소심하고 두려움이 많은 자가 아니었습니까? 그는 숨는 자였고, 두려움 때문에 하나님을 시험한 자였습니다. 기드온은 하나님께서 함께 하시고 도와주시는 경험을 통해 인간적으로는 달라졌습니다. 외적으로는 용사가 된 듯합니다. 그러나 그 변화에는 하나님을 인격적으로 아는 것이 없었습니다. 하나님의 성품을 드러내는 변화가 없습니다. 그래서 하나님이 어떤 분이신지를 세상에 드러내는 용사가 아닌 자신의 능력, 권력을 드러내는 용사로서 대범해졌습니다.

 

    죄 때문에 이 세상에는 두려움의 요소가 많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위축된 자존심을 사람들의 인정과 굴복으로 회복하려 하고, 잃을 것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자신을 강하게 합니다. 그런데 그렇게 높아지고, 강해진 그는 또 다시 다른 누군가에게 두려운 존재가 되고, 하나님의 영광을 가립니다. 그래서 성도는 그런 것으로는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는 것을 아는 자입니다. 지난 시간에 언급한대로 진정한 용기는 자신의 힘을 추구하는 세상을 거슬러서 죄인인 나를 다루시는 하나님이 옳으신 분이고, 사랑임을 신뢰하는 것입니다. 그것이 진정한 변화를 가져옵니다. 그 용기를 가진 자는 스스로 강해져서 두려움을 극복하는 것이 아니라 강하신 하나님께 의존하는 것이 근본 원인을 해결한다는 것을 경험합니다. 그래서 성도는 세상 권력과 치장으로 자신을 지킬 필요가 없습니다. 또 하나님이 주신 힘과 자원을 자기를 드러내고 인정받는 일에 사용하지 않습니다.

 

    예수님이 그렇게 하셨습니다. 예수님은 자기를 무시하는 사람들에게 억지로 인정받으려 하지 않으셨고, 사람들이 두려워하는 일, 바로 십자가에 자기를 드리셨습니다. 예수님은 무시 받고 고통 받는 것이 하나님이 허락하신 것임을 아셨기에 승리도 하나님이 주실 것을 믿으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