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

언약으로 보는 성경(3)- 에덴과 성전

따뜻한 진리 2021. 2. 9. 22:47

 

 

창세기 2:2-19                           김영제 목사 (하늘기쁨교회)

 

    창조된 우주는 눈에 보이지 않는 하나님과 하나님 나라의 아름다움과 영광을 눈에 보이게 만들어 놓은 복제품이고, 모사이고, 모형입니다. 뿐만 아니라 창조는 그 일에 등장하신 성부, 성자, 성령 사이의 사랑과 신뢰와 섬김의 본을 온 우주에 드러내시는 언약적 행위의 시작을 보여줍니다. 그렇게 보이지 않는 하나님과 하나님 나라의 영광을 모사하는 일이 이 땅의 한 지역에서 집중적으로 표현되었는데 그곳은 에덴이었습니다. 에덴은 수풀이 우거진 자연상태의 동산이었습니다. 그런데 에덴은 그저 정원 같은 장소가 아니라 하나님이 아담을 만나셨던 곳, 하나님의 영광이 종합적으로 경험되는 중심 공간이었습니다. 그 뿐 아니라 에덴은 하나님께서 이 창조된 세계에서 피조물인 인간과 함께 하시겠다는 뜻을 드러내신 장소였습니다. 아담은 에덴에서 하나님의 영광과 아름다움을 경험하면서 하나님이 주신 명령대로 생육하고 번성하고 땅에 충만하고 다스려서 하나님의 영광을 세상에 보이고, 확산시켜야 했습니다. 안타깝게도 아담과 하와는 죄를 범해서 에덴에서 쫓겨납니다. 하지만 하나님은 에덴에서 보이셨던 영원한 하나님 나라에 대한 요소들을 끝까지 가지고 가십니다. 그래서 에덴이 가지고 있던 요소들을 그대로 가진 한 공간이 이스라엘 역사 속에 다시 나타나는데 그것은 바로 성전입니다. 이스라엘이 출애굽한 후 하나님께서는 모세를 통해 이동식 성전인 성막을 만들게 하셨고, 광야에서 이스라엘 백성들이 이동할 때 그 중심에는 항상 성막이 위치했습니다. 이스라엘이 가나안에 들어가고 다윗에 의해 이스라엘이 왕국이 된 후 성막은 솔로몬 왕 때 제대로 된 건축물 성전이 되었습니다. 성전은 하나님의 백성들에게 에덴을 의미했습니다.

 

    에덴동산이 왜 성전이었는지에 대한 증거들을 살펴봅시다. 먼저 성전은 하나님의 임재, 우리와 함께 하심을 상징하는데, 성경에서는 높은 산들을 하나님의 임재의 장소로 말하고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모세를 만나신 시내산이나 이스라엘의 수도 예루살렘과 계시록의 심판 장소를 의미하는 시온산처럼 성경은 하나님과 하나님의 백성이 거할 종말론적, 최종적인 장소로 산을 가리킵니다. 그런데 에덴 역시 산에 위치하고 있었다는 증거가 있습니다. 창세기 2장 10~14절을 보면 강이 에덴으로부터 흘러나왔다고 말합니다. 물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기 때문에 에덴이 높은 산에 위치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또 에스겔은 두로 왕에 대한 심판을 선언할 때 그를 하와를 유혹한 사탄에 비유하면서 “네가 하나님의 성산에 있어서~쫓아냈고”라고 말합니다.

 

    에덴이 산에 위치했었다는 것과 연관해서 창세기 2장은 “강이 에덴에서 흘러나와 동산을 적시고”라고 말합니다. 성경은 여러 곳에서 성전과 하나님의 임재로부터 물이 흘러나오는 것을 묘사합니다. 선지자 에스겔은 자신이 본 성전 환상에서 강이 성전 입구에서 흘러나와 물에 닿는 모든 것을 회복시키는 것을 보았습니다(겔47-발목, 무릎, 허리, 헤엄). 스가랴와 요엘은 ‘여호와의 성전에서 샘이 흘러나와서’(욜3:18, 슥14:8)라고 말하고, 사도요한은 “또 그가 수정같이 맑은 생명수의 강을 내게 보이니 하나님과 및 어린양의 보좌로부터 나와서”(계22:1)라고 말합니다. 에덴은 성전처럼 보좌에 계신 하나님의 임재로부터 물이 솟아나게 하는 발원지였던 것입니다.

 

    두 번째로 우리는 에덴에 있던 나무들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동산 안에 있던 나무 중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에 대해 하와는 “먹음직도 하고 보암직도 하고 지혜롭게 할 만큼 탐스럽기도 한 나무”라고 말했는데, 이와 유사하게 시편은 하나님의 율법에 대해 “여호와의 증거는 확실하여 우둔한 자를 지혜롭게 하며 여호와의 교훈은 정직하여 마음을 기쁘게 하고 여호와의 계명은 순결하여 눈을 밝게 하시는도다”(시19:7-8)라는 묘사를 되풀이합니다. 또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의 열매는 임의로 먹지 말라는 여호와의 법이었고 그것을 어길 때 죽음이 있었듯, 성전 지성소의 언약궤 역시 그 안에는 십계명 돌판(법)이 들어 있었고, 언약궤는 함부로 만지거나 들여다보면 죽게 되는 나무로 된 상자였습니다.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뿐만 아니라 에덴의 생명나무 역시 나무모양으로 된 성소의 촛대(생명의 영-성령)와 연관성이 있습니다. 이렇게 대표적인 두 나무 외에도 에덴에는 다양한 나무들이 있었음을 성경은 말하는데(겔31, 계22) 솔로몬의 성전에는 건축 재료로 많은 나무들이 사용될 뿐 아니라 성전 장식들에도 풍성한 나무 형상들이 반영됩니다.

 

    세 번째로 창세기 2장 10-14절은 에덴에 다양한 보석과 금속들이 있었다고 말하는데, 에스겔 28장에 따르면 홍보석, 황옥, 녹주옥, 석류석, 남보석, 홍마, 호박, 백마노, 자수정, 녹보석, 호마노, 벽옥이 에덴동산에 있었던 것으로 언급합니다. 그런데 이 보석들은 성전에서 섬기던 대제사장의 예복, 특별히 가슴에 붙이는 흉패에 등장합니다. 그리고 계시록 21장에 가면 마지막 때 이뤄질 종말론적 성전에 기초석으로 이 보석들이 다시 등장합니다. 이렇게 에덴의 보석들은 그곳이 성전이었음을 말합니다. 그러므로 완성될 하나님나라 천국에 있는 보석들은 에덴의 보석들처럼 하나님의 영광의 빛을 반사시키는 장식들임을 알아야 합니다. 그런데 흔히 교회의 가르침이 성도들에게 천국의 보석들을 기대하게 만드는데, 여전히 세상의 물질적 가치로 하나님 나라를 기대하고, 흥분시키는 일인 경우가 많습니다. 하나님 나라의 보석은 우리가 캐내서 사용할 것들이 아니라 에덴에 있었고, 제사장의 흉패에 있었던 것처럼 하나님의 영광을 비추는 요소들임을 알아야 합니다.

 

    네 번째로 에덴에 있던 아담과 하와가 타락해서 쫓겨날 때 하나님께서는 동산의 동쪽 문 밖에 두 그룹(천사의 형상)을 세워두셔서 에덴을 지키게 하셨습니다. 마찬가지로 성전 지성소의 언약궤 위에는 그룹이 마주보고 지키고 있는 형상이 있습니다. 그래서 이 그룹의 존재 역시 에덴이 성전이었음을 말해줍니다.

 

    다섯 번째로 하나님께서 아담을 에덴에 두셔서 경작하고 지키게 하셨는데, 여기서 사용된 단어(아바드, 샤마르)는 성막 안의 제사장의 임무를 묘사하는 데도 사용됩니다. 즉 아담에게 주어진 임무는 일차적으로 제사장으로서의 임무였던 것입니다. 또 타락 후 하나님께서 아담과 하와에게 입히신 옷은 장차 하나님이 자기 백성을 그리스도의 의로 덮으실 것, 옷 입히실 것을 예시하는 것인데, 그것은 성전 제사장들이 입은 예복과 연속되는 의미를 갖습니다. 아담이 죄 때문에 겪는 문제로 하나님 앞에서 발가벗은 채로 있을 수 없었던 것처럼 제사장들은 성막이나 성전의 임무를 위해 반드시 지정된 옷을 입고 있어야 했던 것입니다. 즉 아담이 제사장이었다는 것으로 에덴이 성전이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렇게 에덴은 왕이신 하나님의 영광이 가득한 성전이었습니다. 하지만 에덴은 처음 만들어진 상태로 계속 가도록 의도된 곳이 아니라 아담을 통해서 완성되어야 할 곳이었습니다. 하나님께서 6일 간의 창조 사역을 마치시고 안식에 들어가신 것처럼 아담도 순종을 통해 에덴이라는 공간이 안식으로 들어가서, 보이지 않는 하나님 나라와 연결되는 것을 완수했어야 했지만 실패했습니다. 사탄에게 주권을 넘긴 아담 때문에 인류는 에덴 밖에서 창조 목적을 거스르면서 살고 있습니다. 인간들은 하나님의 영광을 확장시키면서 퍼져 나가기보다 하나님을 외면한 채로 생존하려고 세력을 모아 발전합니다. 또 그것을 자랑하고 거짓 위안을 삼기 위해 에덴을 닮은 거짓 산을 쌓습니다, 그것이 바벨탑이었고, 현대의 도시와 문명입니다.

 

    앞에서 설명한대로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에게 에덴을 연상시키는 성막, 성전을 주셔서 사람이 에덴에서처럼 하나님과의 관계를 누려야 한다는 것을 알려주셨고, 죄가 그 관계를 막고 있다는 것과 그 죄를 해결하기 위해 피흘림이 필요하다는 것도 가르치신 것입니다. 하나님은 이러한 성전신앙을 통해 이스라엘이 하나님의 영광을 이방에 드러내게 하셨지만 이스라엘 역시 실패했고 마침내 예수님께서 오셔서 진정한 성전의 역할을 완성하신 것입니다. 예루살렘 성전을 허물면 사흘 만에 다시 세우겠다고 말씀하신대로, 예수님은 자신의 죽음과 부활로 성전을 완성하셨습니다. 자기 백성들의 죄를 처리하시고, 막혔던 하나님과의 관계를 열어주셔서 자신이 성전의 기능을 하셨습니다. 그래서 하나님과 우리의 관계를 다시 회복하셨습니다. 성전 에덴을 하나님 나라로 만드는 일이 첫째 아담에 의해 좌절되었지만 예수님은 자신이 참 성전이 되셔서 하나님 나라를 이루십니다. 예수님은 둘째 아담이 되셔서 우리를 교회라는 성전으로 만드시고 하나님의 영광을 확산시키는 일을 실현하십니다. 예수 그리스도에게 연결된 성도들이 살아있는 성전이 되어 하나님의 영광의 빛을 드러내는 것입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우리를 세상의 빛이라고 말씀하신 것입니다.

 

    우주 창조가 삼위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고 모든 피조물들이 하나님께 순종하고 찬양하게 하는 언약적인 사역이었듯, 성전 에덴은 많은 피조물 중 특별히 사람이 하나님의 창조 목적을 알고 하나님의 영광을 보게 하는 언약적 공간이었습니다. 우리가 있는 이 우주와 지구와 모든 공간과 거기 채워져 있는 생물과 무생물들은 그냥 생겨난 것이 아니라 철저히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계획된 것들입니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그렇게 고안된 곳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