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

언약으로 보는 성경(1)- 서론

따뜻한 진리 2021. 1. 24. 14:31

 

 

누가복음 24:13-49                                      김영제 목사 (하늘기쁨교회)

 

    우리는 십계명의 1계명과 우상에 관한 책을 읽으면서 자신 안에 있는 우상들을 발견하면서 괴로웠을 것입니다. 그리고 결론적으로 그런 우상숭배를 멀리하고 하나님만 섬길 수 있는 방법의 핵심으로 깨달았어야 하는 것은 바로 예수 그리스도의 아름다움을 아는 것입니다. 나 자신과 세상 어떤 것의 거짓된 매력에 빠져 우상으로 섬기기보다 예수 그리스도의 매력을 알아 그분이 탁월한 경배의 대상이심을 알고 사로잡혀야 합니다. 1계명은 그렇게 사랑의 문제입니다. 그런 하나님을 향한 경배와 찬양이 창조목적이기 때문에 당연히 삼위일체 하나님께서는 피조물인 우리가 하나님 자신을 사랑하도록, 하나님의 영광과 탁월함을 알도록 세상을 창조하셨고, 그것을 위해 우리 죄인들을 구속하는 역사를 실천하고 계시고, 무엇보다 성자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세상에 나타내시기로 하셨습니다. 우리가 그런 그리스도를 알아보고 기뻐할 수 있는 지식과 안목은 성경에서 얻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성경에서 예수 그리스도를 발견하기를 즐거워하기보다 우리 자신의 욕망을 정당화하고 추구하기 위해, 제멋대로 해석하는 일이 흔하게 되었습니다. 인간 중심적인 기독교가 된 것입니다.

 

    우리는 성경이 삼위 하나님 중에서 성자이신 예수 그리스도에게 집중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성경은 이런 저런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묶어 놓은 책이 아니라 앞에서 말한 주제를 가지고 통일성 있게 기록된 책입니다. 성경은 추상적인 개념을 설명하는 책이 아니고 실제 일어난 역사 속에서 기록된 책이고, 또 실제로 일어날 일들 안에서 증명되고 성취 되는 책입니다. 그리고 그 모든 일의 중심에는 예수 그리스도가 있습니다.

 

    그럼 예수 그리스도를 잘 알기 위해서 신약의 복음서를 잘 읽으면 될 것 아닌가 하고 생각하기 쉽지만 복음서만으로 예수님이 어떤 분이시고, 어떤 일을 행하셨고, 그것이 우리와 무슨 상관이 있는지 아는 것에 한계가 있습니다. 복음서를 비롯한 신약성경이 구약의 배경 속에서 예수님이 누구이신지와 성취하신 일을 말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구약 먼저 읽으면 되겠네’라고 생각하며 그냥 구약을 읽을 수도 있겠지만 그것 역시 쉬운 일이 아닙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누구보다 구약에 능통하면서도 예수님을 알아보지 못한 유대인들이나 제자들처럼 되기 쉽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읽은 누가복음 24장을 보면 예수님이 부활하신 후 망연자실한 제자 두 사람이 엠마오로 가고 있었습니다. 그들은 예수님이 이스라엘 나라를 회복시켜 줄 것이라 기대했지만 연약하게 십자가에서 돌아가시자 실망하며 예수님이 실패하신 것에 대해 대화하고 있었습니다. 그 두 사람의 대화에 부활하신 예수님이 합류하셨지만 그들은 알지 못했고, 예수님은 성경 이야기 속으로 그들을 안내하시면서 모세와 모든 선지자들의 글 속에서 자신에 관한 것들을 설명해주셨습니다. 그들은 구약의 내용을 통해 모든 성경이 그리스도 안에서 어떻게 성취되었는지를 올바로 보게 된 것입니다. 그들은 나중에 그 순간을 회상하며 ‘길에서 우리에게 말씀하시고 우리에게 성경을 풀어 주실 때 우리 속에서 마음이 뜨겁지 아니하더냐’라고 말했습니다.

 

    히브리서 저자는 12장에서 우리에게 구름같이 둘러싼 허다한 증인들이 있으니~ 예수를 바라보자‘라고 말하면서 구약의 인물들과 사건을 통해서 예수님께 스포트라이트를 비춥니다. 바울은 에베소서에서 유대인과 이방인이 함께 연결되어 성령 안에서 성전이 되어 간다고 말하는데, 이것은 구약이 말하는 성전에 관한 이해가 있어야 바르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복음서에 있는 예수님이 하신 말씀과 예수님에 의해 변화되어 구약을 보는 눈이 떠진 사람들이 기록한 신약의 도움을 받아 구약을 읽어야 합니다. 즉 예수 그리스도를 바르게 알기 위해서는 신약과 구약 모두를 고려해야 하는데, 이런 쉽지 않은 작업을 개혁주의 신앙의 선배들이 언약신학이라는 주제 아래에 정리해놓았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앞으로 하나님께서 에덴동산의 아담과 맺으신 행위언약, 타락 직후 주신 은혜 언약, 노아 언약, 아브라함 언약, 모세 언약, 다윗언약,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로 맺어진 새언약 등에 대해서 살펴볼 것입니다.

 

    성경 속 언약은 다음과 같은 특징이 있습니다. 하나님의 언약은 약속을 받은 첫 당사자들에게는 무엇인지 잘 알 수 없는 희미한 것이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것이 성취되는 방향을 갖습니다. 이것은 하나님께서 하와에게 약속하신 뱀의 머리를 밟을 여자의 후손에 대한 내용이 처음에는 어떻게 이뤄질지 흐릿하고 어렴풋했지만 시간이 지나고 다른 언약들에 의해 선명하게 드러나고 결국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성취 완성된 것입니다. 언약의 한쪽 당사자인 인간이 언약에 대해 불성실한 태도, 믿음 없는 모습을 보이고 실패해도 하나님께서 성실하게 약속을 지키시고 이루시는 성취의 모습을 보여주십니다.

 

    성경 속 언약의 또 다른 특징은 앞에서 말한 약속과 성취의 과정에서 모형이라는 패턴이 사용된다는 것입니다. 바울은 첫 아담을 “오실 자의 모형”(롬5:14)이라고 말했습니다. 베드로는 노아 시대의 홍수가 세례의 모형(벧전3:18~22)이라고 말했습니다. 모형이라는 것은 실제로 존재하는 어떤 것을 직접 체험할 수 없지만 실감나게 볼 수 있도록 묘사된 어떤 것입니다. 사람들은 자동차 모형, 모델 하우스의 건물 모형, 음식 모형들을 보면서 실제로 자신이 그것을 자기 것으로 소유하고 사용할 때를 기대하고 설렘을 느낍니다. 성경 속 모형들은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성취됩니다. 예수 그리스도 자신과 그와 관련된 것들을 예고, 예표하는 모형들은 인물로 나타나기도 하고, 사건으로 나타나기도 하고, 제도를 통해 나타나기도 합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실 예수 그리스도 자체와 교회와 하나님 나라와 종말에 관한 여러 가지 내용들을 그렇게 모형으로 다른 말로는 비유, 유형, 전형적인 패턴이라고 표현할 수 있는 것들을 통해 반복해서 나타내주셨습니다. 그래서 신약에서 이뤄졌고, 또 마지막에 마침내 이뤄질 일들을 우리가 더 잘 믿고, 더 소망하고, 더 잘 알아보고, 더 감격할 수 있도록 하시는 것입니다. 예수님을 더 사랑하고 만족스러워 하게 만드시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언약신학적 관점으로 성경을 봐야 우리의 구원에 대해 바르게 이해하고, 예수 그리스도의 의미를 잘 알고 온전한 믿음을 가지고 확신 할 수 있고, 거룩한 삶을 살고자 하는 바른 동기를 가질 수 있습니다.

 

    갈수록 이 세상은 약속들을 쉽게 깹니다. 하나님이 재정하신 혼인 관계가 깨어지는 것은 쉬운 일이 되었으며, 정치인들은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지 않습니다. 나라들끼리 맺은 협정이나 조약은 한 때의 정치적인 쇼이고, 숨겨진 이익을 추구하기 위한 엄숙해 보이는 서명놀이에 불과하다는 것을 우리는 북한을 통해서 뿐만 아니라 미국을 통해서도 보았습니다. 또 사업이나 투자관계에서 적지 않은 사람들이 자신이 계약을 지키지 않고 책임을 회피하는 가운데 양심을 가리기 위해 ‘약속은 깨라고 있는 것이다’라는 궤변을 늘어놓기도 합니다. 하나님은 이런 세상 속에서 언약을 통해 일해 오신 것입니다. 죄 가운데 타락하여 신뢰할 것이라고는 없는 인간, 나도 나를 알 수 없고 신뢰할 수 없는 비참한 현실 속에서 하나님은 자신을 신뢰할 수 있는 유일한 존재로 우리 가운데 나타내고 계십니다. 그리고 예수 그리스도로 증명하셨습니다. 그것을 성경이라는 언약의 책이 말해줍니다.

 

    언약은 단지 하나님이 말씀하시는 계시 방법일 뿐 아니라 하나님의 일하시는 방법입니다. 또한 언약은 우리에게 있어서 하나님을 아는 것이고, 하나님이 우리를 위해 하신 일들을 아는 것이고, 영원히 지속될 하나님과 우리 사이의 관계를 아는 것입니다. 언약은 단순히 성경을 잘 이해하기 위해 만들어낸 개념이 아니라 하나님의 성품과 일하시는 방식을 말하고, 하나님 앞에서 우리가 어떤 존재인지를 이해하는 방법입니다. 앞으로 계속되는 이 언약에 관한 설교를 통해 삼위 하나님의 영광을 풍성히 알게 되고 예수 그리스도를 더욱 사랑하게 되고, 우리의 구원이 얼마나 영광스런 것인지 깨닫고 경험하는 시간들이 되길 바랍니다. 영리 목적으로 설교를 스크랩, 캡처하지 마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