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

누가복음 강해 (2) 누가복음 2:1-52

따뜻한 진리 2021. 8. 8. 23:47

누가복음 2장                                                 김영제 목사 (하늘기쁨교회)

 

    누가는 자신의 글을 읽는 사람들이 예수님이 누구신지 바르게 알도록 신중하게 내용을 구성했습니다. 성령께서 누가에게 그런 안목과 지혜와 글쓰기 능력을 부어주셨을 것입니다. 그런 누가는 예수님의 어린 시절에 대해 우리가 깜짝 놀라고 흥미를 느낄만한 사건들을 소개하지는 않습니다. 사람들은 자신들이 높이고, 우상화하려는 인물의 어린 시절을 묘사할 때 처음부터 예사롭지 않고, 혈통이 달랐고, 신비한 사람이었다는 것을 강조하려고 신화적으로 꾸밉니다. 우리가 가진 성경 66권에 포함되지 않은 외경 '도마의 유아기 복음'은 예수님이 어린 시절에 신기한 이적들을 일으킨 것으로 소개합니다. 그런 내용들이 사실인지 우리는 알 수 없을 뿐 아니라 하나님께서는 그런 내용들이 66권 정경에 담기지 않게 하셨습니다. 왜냐하면 예수님이 그런 신비한 능력을 가지셨다는 것을 우리가 아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분이 누구이시며 그분이 십자가에 달려 죽으시고 부활하신 것이 어떤 의미인지를 알게 해주는 내용들에 먼저 집중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초대교회 때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이 전해지면서 거짓된 내용들도 함께 전해졌습니다. 예수님에 대한 비방 뿐 아니라 사람들이 예수님에 대해 호기심을 갖게 만들 내용들도 만들어져서 퍼지게 된 것입니다. 예수를 비방하는 이야기들만 나쁜 것이 아니라, 사람들의 호기심과 종교심을 자극하려고 예수님에 대해 거짓으로 꾸며서 이야기하는 것도 잘못된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교회를 통해 복음의 핵심을 정리하게 하셔서 네 복음서를 우리에게 주셨고, 그 과정에서 누가를 사용하셨습니다.

 

    그래서 누가는 앞의 1장에서 두 여인의 잉태와 세례요한의 출생에 대해 말했다면 2장에서는 예수님의 출생과 유년기에 대해 말합니다. 그래서 누가는 우리가 성탄절마다 보게 되는 아기 예수가 태어나는 장면과 그 부모가 아기 예수의 할례를 행한 후 율법대로 정결예식을 하려고 성전에 갔을 때 두 선지자를 만난 장면과 예수가 열두 살이 되었을 때 성전에서 있었던 일을 소개합니다.

 

    예수를 임신한 마리아는 출산이 가까웠을 때 로마제국의 지역적인 인구조사가 이뤄졌기 때문에 남편 요셉의 고향 베들레헴에 함께 머물러 있었습니다. 7절에 보면 빈 여관이 없었다고 하는데, 이 당시 여관은 경제적으로 여유 있는 집들에 딸린 손님맞이용 방을 뜻합니다. 예수님의 부모는 그런 공간을 얻을 수 없어서 가축들이 쉬는 곳에 머물러 있었습니다. 그리고 예수님이 태어났을 때 가축들의 먹이를 담는 구유에 아기 예수님을 눕혔습니다. 당시 유대 팔레스타인 시골의 보통 집들은 사람들의 생활공간과 가축들의 공간이 분리되지 않았기 때문에 예수님이 가축들 사이에서 구유에 놓이셨다는 것 자체가 비참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죄에 빠진 인간의 실상이 비참한 것이었고, 거의 망한 언약 백성 이스라엘이 비참했습니다.

 

    예수님이 태어난 장소와 멀지 않은 곳에서 양을 치던 목자들에게 천사가 나타났습니다. 엄청난 일에 목자들은 두려웠습니다. 천사는 목자들에게 세상의 구원자 그리스도가 태어나 구유에 눕혀있다는 것을 말했고, 그 천사는 천상의 수많은 존재들과 함께 하나님을 찬양했습니다. 목자들은 천사가 말한 곳에 급히 찾아갔습니다, 거기서 목자들은 천사가 말한 강보에 싸여 구유에 누인 그 아기를 찾았고, 찬양했고, 천사에게 들은 말을 여러 사람들에게 말했습니다. 11절에서 목자들이 천사들에게 들은 “오늘 다윗의 동네에 너희를 위하여 구주가 나셨으니 곧 그리스도 주시니라”는 말은 이 땅에 오신 그 아기가 구원자 하나님이라는 뜻입니다. 인간은 죄로 인해 고통당하고, 죽고, 또 영원한 심판의 저주를 당할 운명인데 그것을 극복할 수 있는,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이 없습니다. 그래서 하나님이 이 세상으로 오신 것입니다. 사람들 가운데 나타나신 것입니다. 사람을 창조하신 분, 만드신 분이 이번에는 세상을 고쳐서 새롭게 하고, 자기와 다시 하나가 되게 하시려고 오신 것입니다.

 

    다음으로 예수님이 태어난 지 팔일 째가 되었을 때 그 부모는 예수님께 할례를 행했고, 율법에 정해진 예식을 위해 성전에 갔습니다. 그런데 거기서 두 명의 선지자를 만납니다. 한 명은 시므온이라는 나이가 많고 경건한 남자였는데 아마도 제사장이었던 같습니다. 그는 자신이 살아있는 동안 그리스도를 볼 것이라는 말을 성령께 듣고 그 순간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아기 예수님을 만난 것입니다. 시므온은 예수님을 팔로 안고는 ‘약속된 그분을 드디어 눈으로 뵈었으니 내가 평안히 눈을 감을 수 있게 되었구나’라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시므온은 예수님의 어머니 마리아에게 ‘많은 이스라엘 사람들이 이 아이 때문에 구원받기도 하고 망하기도 할 것인데, 사람들은 자신의 죄가 드러나기 때문에 이 아이를 반대하게 될 것이고 그로 인해 마리아 당신이 큰 고통을 겪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다른 선지자는 안나라는 여자였습니다. 그녀의 남편은 결혼한 지 7년 만에 일찍 죽었습니다. 안나가 예수님을 봤을 때 84세였으니 그녀는 거의 50년 이상을 혼자 과부로 살았을 것입니다. 안나는 성전에 주로 머물면서 열심히 금식하고 기도하는 경건한 사람이었는데, 아기 예수님을 보고는 하나님께 감사드렸고 구원을 기다리는 많은 사람들에게 예수님이 누구신지를 말해주었습니다.

 

    다음으로 누가가 소개하는 이야기는 예수님이 열두 살 때 있었던 일입니다. 유대인들은 매년 예루살렘 성전에 방문해야 하기 때문에 그 때가 되면 엄청난 수의 사람들이 예루살렘 주변에 모였습니다. 예수님의 가족도 친척들과 함께 예루살렘에 방문했다가 집으로 돌아가는데, 아마 예수님의 부모는 아들 예수가 친척들과 함께 집으로 귀가 하고 있는 줄 생각한 것 같습니다. 그런데 그 부모는 아들이 친척들과도 함께 있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다시 예루살렘으로 돌아가서 예수님을 찾게 됩니다. 예수님은 성전에서 유대 선생들의 가르침을 듣기도 하고, 질문도 하고 있었는데, 예수님의 말을 듣고 있던 사람들이 예수님의 지혜로움에 놀라고 있었습니다. 예수님의 부모는 예수를 꾸짖듯이 왜 여기 있었냐고 물었는데, 예수님은 ‘제가 아버지 집에 있어야 하는 줄 모르셨습니까?’라고 대답했습니다. 예수님의 부모는 처음에 그게 무슨 말인지 몰랐습니다. 예수님은 자신이 하나님의 아들임을 알고 계셨다는 것입니다.

 

    사람들은 예수님에 대해 의문을 가질 수 있습니다. 요셉과 마리아에게서 태어난 이 분이 우리의 구원자이시고 세상의 주인이심을 어떻게 믿을 수 있지? 어떻게 이 분이 세상의 왕이지? 어떻게 이 분이 하나님을 우리에게 보여주시는 선지자라고 할 수 있지? 어떻게 이 분이 우리를 하나님이 받으시도록 새롭게 할 제사장이지? 이런 질문과 의심에 대해 누가는 예수님이 천군 천사의 찬양을 받으셨고 목자들의 경배를 받으셨고, 성령의 역사에 의해 경건하고 연륜있는 두 선지자가 예수님을 뵙고 감격하며 그분이 구원자라고 고백하는 일이 있었고, 예수님 자신이 하나님의 아들임을 어릴 때부터 알고 계셨다는 것을 말합니다. 예수님은 종교적 과대망상증 환자가 아니었습니다. 예수님의 출생과 성장은 구약에서부터 예고된 일들의 성취였고, 본문에서 말하는 예수님 한 분에 대한 여러 사람들의 일관된 고백들은 예수님이 누구신지를 잘 말해줍니다. 누가는 이 세상 사람들이 이 사실을 알아야 한다고 말합니다. 목자들 처럼, 나이 많은 선지자들처럼, 예수님의 말씀을 듣고 놀란 유대인 스승들처럼 우리는 예수님을 알고 깜짝 놀라야 합니다. 가슴 벅차게 감격해야 합니다. 경배해야 합니다. 예수님은 그저 한 인간이 아니라 하나님이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