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복음 4:14-44 김영제 목사 (하늘기쁨교회)
누가는 본문에서 예수님의 복음 사역에 관한 사람들의 반응을 말합니다. 유대 갈릴리 지역에서의 대체적인 반응, 그리고 갈릴리 지역 중에서도 예수님의 고향 나사렛에서의 반응, 다음으로 유대지역 중 규모가 있는 도시였던 가버나움에서의 반응을 묘사하고 있습니다.
먼저 14-15절을 보면 예수님은 세례 받고 광야에서 시험을 받으신 후 갈릴리 지역에서 활동하셨습니다. 둘레가 약 53km 정도 되는 갈릴리 호수 주변의 넓은 유대 지역에서 예수님은 이미 소문이 나 있었습니다. 예수님은 각 동네의 회당에서 사람들에게 하나님 나라의 복음을 가르치셨고 많은 사람들이 놀란 반응을 보여줬습니다.
다음으로 16-30절은 넓은 갈릴리 지역 중에서도 나사렛이라는 한 동네에서의 일을 보여줍니다. 나사렛은 갈릴리 지역 중 시골구석이었고 예수님의 고향이었습니다. 예수님은 다른 동네에서 그런 것처럼 거기서도 이사야의 말씀을 전하셨습니다. 그 내용은 “주의 성령이 내게 임하셨으니 이는 가난한 자에게 복음을 전하게 하시려고 내게 기름을 부으시고 나를 보내사 포로 된 자에게 자유를, 눈먼 자에게 다시 보게 함을 전파하며 눌린 자를 자유롭게 하고 주의 은혜의 해를 전파하게 하려 하심이라 하였더라”라는 내용이었습니다. 그것은 이스라엘이 오랫동안 고대했던 하나님 나라를 이뤄지게 하는 분이 바로 예수님 자신임을 알려주신 것입니다. 예수님은 넓은 갈릴리 지역을 두루 다니시면서 그 내용을 가르치신 후 이어서 사람들을 고치시는 이적을 베푸신 것 같습니다. 그래서 고향 나사렛 사람들도 예수님이 말씀을 가르치신 후에 이적을 베푸실 것으로 기대하면서 집중했습니다.
그런데 예수님은 엘리야 때 이스라엘에 많은 과부가 있었어도 시돈 땅에 있는 사렙다(사르밧)의 한 과부에게 보내심을 받은 일과 엘리사 때에 이스라엘에 이미 많은 나병환자가 있었지만 그 중의 한 사람도 깨끗함을 얻지 못하고 오직 이방인 수리아 사람 나아만에게 엘리사가 보냄받은 사건을 말씀하셨습니다. 그 이유는 고향 나사렛 사람들이 어린 시절부터 예수님을 인간적으로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예수님에 대한 선입견을 가지고 있었고, 단지 예수님이 베푸시는 기적이나 경험하려고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구약시대 때 하나님께서 선지자들의 말을 듣지 않는 자기 백성 이스라엘에게 이적을 베풀지 않으시고 이스라엘이 무시하고 미워하는 이방인들에게 은혜 베푸신 일들을 이야기하시면서 고향 나사렛에서는 이적을 베풀지 않고, 다른 지역과 이방인들이 그 은혜를 입을 것을 말씀하신 것입니다. 나사렛 사람들은 화가 났고, 예수님을 낭떠러지로 밀어 죽이려 했습니다.
나사렛 사람들은 그런 식으로 반응했지만 31절부터는 가버나움이라는 다른 동네에서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를 말합니다. 거기서는 예수님의 가르침에 사람들이 놀랐고, 회당에 있던 사람 중에 귀신들린 사람이 치유되는 일도 있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귀신은 예수님이 하나님의 거룩하신 분이라는 것을 자기가 안다고 말하면서 쫓겨났습니다. 그 사람 말고도 사람들을 괴롭히던 여러 귀신들이 쫓겨나면서 예수님이 하나님의 아들이라고 말하는 일들이 더 있었습니다. 또 시몬이라는 사람의 장모의 병을 예수님이 치료해주신 일을 시작으로 많은 병자들이 치료를 받기도 했습니다.
본문은 먼저 예수님이 전하신 하나님 나라의 복음이 온 세상을 위한 것임을 말합니다. 이스라엘은 오랜 역사 속에서 하나님의 인도와 특별한 이적들을 경험해 왔습니다. 이스라엘은 다른 그 어떤 나라보다 하나님을 특별히 경험했고, 하나님의 말씀을 들어왔습니다. 그들은 누구보다 하나님을 가까이서 알았지만 하나님 자신을 만족으로 여기지 않았습니다. 마찬가지로 나사렛 사람들은 예수님을 가까이서 알았지만 그들은 약속된 메시아가 베풀 이적으로 자신들이 누릴 혜택과 은혜. 나라의 번영에 관심을 가졌을 뿐 예수님을 사람이 순종해야 할 하나님의 아들로 여기지는 않았습니다. 그래서 예수님이 이적을 자기들에게 베풀지 않고 다른 지역에만 베푸시는 것에 대해 분노한 것입니다. 자기들의 기대와 다른 예수님에 대한 실망은 결국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는 동기가 되기도 했습니다. 고향 나사렛에서 있었던 일은 예수님이 배척받는 생애와 십자가 죽음에 대한 전조, 예고였습니다.
이스라엘은 하나님의 뜻대로 세상에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일과 율법에 순종하는 일에 실패했으면서도 하나님이 주시는 은혜는 자신들의 것으로 독점하고자 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자신이 이스라엘 뿐 아니라 온 세상을 위한 구주임을 가르치셨습니다. 하나님께서 구약시대 때 이스라엘을 넘어 이방에도 은혜를 베푸신 것처럼, 예수님은 자신의 고향을 넘어 갈릴리 유대지역에 은혜를 베푸시고, 또 유대를 넘어 다른 나라와 땅끝까지 자신의 복음이 전해지게 하셨습니다. 누가는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이 단지 유대인들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온 세상을 위한 것임을 말하는 것입니다.
다음으로 본문은 예수님이 다른 어떤 것보다 자신의 말씀을 통해 우리에게 자기를 알리시고 자기를 믿기를 원하신다는 것을 깨닫게 합니다. 물론 예수님은 사람들을 사랑하셔서 그들의 현실적인 문제를 해결해주셨고, 높은 권세로 귀신을 쫓아내셨지만 예수님은 그것이 강조되는 것을 원하지 않으셨습니다. 그래서 귀신들이 예수님의 정체를 드러내는 것을 경고하시고 금지하신 것입니다. 귀신들의 고백이나 치유의 경험을 한 사람들의 고백보다는 구약성경이 예수님을 지지하고 있다는 것, 또 예수님 자신의 가르침과 선포로 사람들이 예수님이 누구이신지 바르게 이해하고 믿기를 원하신 것입니다. 예수님의 사역에서 십자가와 함께 복음을 가르치시는 것이 핵심이었습니다. 여러 이적들은 예수님이 누구신지와 가르치신 내용들이 사실이라는 것을 증거해 주는 수단들이었습니다. 예수님 자신이 누구인지 알고 믿고 순종하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그러므로 예수님이 가난한 자, 포로된 자, 눈먼 자, 눌린 자의 문제가 해결된다는 이사야의 내용을 말씀하시면서 하나님 나라의 복음을 가르치신 것은 단지 예수님이 사회적, 경제적, 육체적인 고통에서 사람들을 해방시켜 주시려고 오신 것을 말하지 않습니다. 인간의 죄로 인한 그런 문제 해결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런 문제를 해결하시는 예수님이 하나님의 아들이시자 성령이 임하신 삼위 하나님의 한 분임을 알고 사랑하는 것이 더 중요한 것입니다. 귀신들린 자들이나 병든 자들이 회복되는 이적은 예수님이 바로 그분이심을 믿을 수 있도록 돕는 일들입니다. 아무리 신비한 이적을 경험해도 예수님이 누구이신지 모르고 순종하지 않으면 소용이 없습니다. 예수님 때문에 육체적, 사회적 문제들이 해결되는 것은 감사한 일이고, 우리가 그런 은혜를 바랄 수도 있습니다. 또 하나님은 그런 체험들을 주셔서 신앙을 갖게 하시지만 결국은 그분의 말씀에 이끌려야 하는 것입니다. 하나님이 당장 우리의 원하는 바를 해결해주지 않으셔도 하나님은 우리의 믿음의 대상, 찬양의 대상, 사랑의 대상이 되실 이유가 충분하기 때문입니다.
정리하면 예수님의 고향 나사렛 사람들은 자기들이 예수님을 잘 안다고 말하면서도 예수님이 자신들의 현실문제를 해결하는 이적을 베풀지 않으신다고 배척했습니다. 그들이 예수님을 정말 안다면 다른 동네 사람들처럼 대해주시지 않아도 예수님을 신뢰하고 따르고 순종했어야 합니다. 부모의 사랑을 신뢰하는 자녀는 내 부모가 다른 사람들을 돕는 것을 시기하지 않고, 오히려 존경하듯 나사렛 사람들은 예수님을 그렇게 신뢰하고 칭송했어야 합니다. 우리 역시 예수님의 능력이 나에게 혜택으로 주어져야 믿고 순종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나타내신 사랑, 지금도 미치고 있는 사랑을 신뢰하면서 아직 예수를 알지 못하는 자들이 하나님의 영광을 보기를 고대하고 기뻐해야 합니다. 진짜 하나님의 자녀는 자기 아버지가 세상 가운데 영광스러워지시는 것을 기뻐합니다.
'설교' 카테고리의 다른 글
누가복음 강해 (7) 누가복음 6:12-49 (0) | 2021.09.12 |
---|---|
누가복음 강해 (6) 누가복음 5:1-6:11 (0) | 2021.09.05 |
누가복음 강해 (4) 누가복음 4:1-13 (0) | 2021.08.22 |
누가복음 강해 (3) 누가복음 3:1-38 (0) | 2021.08.15 |
누가복음 강해 (2) 누가복음 2:1-52 (0) | 2021.08.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