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복음 9:1-17 김영제 목사 (하늘기쁨교회)
예수님은 자신의 열두 제자들이 짧은 전도여행을 다녀오게 하셨습니다.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모든 귀신을 제어할 수 있는 능력, 병을 고치는 능력을 주셨고, 하나님 나라의 복음을 전하면서 그 능력을 사용하게 하셨습니다. 그런데 제자들은 먼 거리를 다녀오는데 필요한 음식이나 돈이나 옷을 가져갈 수는 없었습니다. 당시 유대지역에는 어떤 집이든지 먼 거리를 여행하는 손님을 잘 대접해야 하는 전통적인 의무가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자들에게 집주인으로서의 최소한의 대접을 베풀지 않으려는 마을이 있다면 그 마을은 예수님이 가르치신 복음과 예수님에 대해 적대시 한다는 것이기 때문에 그럴 때는 발의 먼지를 털고 그 마을에서 떠나라고 예수님은 말씀하셨습니다. 예수님은 제자들이 하나님 나라의 복음을 듣고 반응하는 사람들이 베풀어 주는 것에 의지해서 전도여행을 하게 하셨습니다. 제자들은 여러 마을을 다니면서 예수님이 하신 것처럼 복음을 전하고 사람들의 문제들을 치료해주었습니다.
제자들이 전도 여행을 마치고 예수님께 돌아와 그동안 있었던 일을 보고했습니다. 예수님은 수고한 제자들과 잠시 쉬기 위해 벳새다 마을로 가셨는데, 거기에서도 많은 무리가 모여들자 예수님은 계속 하나님 나라의 복음을 전하시고, 사람들을 고치셨습니다. 그런데 식사 시간이 되자 제자들은 이제 사람들을 보내서 끼니를 해결하게 해야 할 것 같다고 예수님께 여쭈었습니다. 그런데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너희가 먹을 것을 주라’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러자 제자는 떡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 밖에 구할 수 없고, 남자만 거의 오천 명이나 되는 이들에게 음식을 사줄 돈도 없다고 말했습니다. 예수님은 사람들을 오십 명 정도씩 모여 앉게 하셨고, 하늘을 우러러 보신 후 떡과 물고기에 축사하신 다음 제자들을 보고 사람들에게 나눠주라고 하셨습니다. 모두가 배불리 먹고 남은 것을 열두 제자가 열두 바구니에 거두었습니다. 예수님은 이스라엘이 출애굽 후 광야에서 먹었던 만나를 공급해주신 그 하나님이셨습니다.
지난 본문에서 우리는 예수님이 자연과 귀신과 질병과 죽음을 다스리는 분이심을 살펴보았습니다. 세상의 주인이신 예수님의 말씀에 모든 것이 순종합니다. 그런데 예수님은 그런 능력을 자신이 사용하실 뿐 아니라 자기 제자들에게 주실 수 있는 분임을 오늘 본문이 말합니다. 예수님은 먼저 제자들에게 중요한 것들을 주셨습니다. 하나님 나라의 복음을 가르쳐주셨고, 그들에게 여러 기적적인 체험도 주셨습니다. 많은 물고기도 잡고, 엄청난 풍랑에서 살아남았습니다. 예수님과 다니면서 여러 이적들을 지켜봤습니다. 그런데 예수님은 자기 제자들이 자신이 주시는 은혜로운 혜택을 입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제자들이 예수님처럼 다른 사람들에게 그것들을 줄 수 있는 자들이 되도록 만드셨습니다. 예수님이 마을을 다니면서 복음을 전하고 고쳐주신 것처럼 제자들도 그렇게 하도록 능력을 주시고 보내셨습니다.
이 세상 아무리 뛰어난 스승들도 제자에게 자신의 능력을 전달해 줄 수는 없습니다. 스승은 제자의 능력을 계발하고, 기술을 가르치고, 한계를 뛰어넘고, 경지에 오르도록, 스승인 자신을 뛰어넘도록 가르치고 훈련시킬 수는 있지만 자기에게 있는 능력을 줄 수는 없습니다. 자기에게 있는 능력을 전달해 줄 수 없습니다. 상상으로 만든 영화에서 스승이 자신의 신비한 능력을 수제자에게 넘겨주는, 마법처럼 전이시켜주는 장면을 표현하지만 현실에서는 불가합니다. 스스로 신이 된 것처럼 말한 부처도 자신이 깨닫고 소유한 것을 말로 설명할 뿐, 길로 제시할 뿐 그 자체를 주지는 못했습니다. 그의 제자가 되려면 각자가 깨닫고 얻어야 합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자기 제자들에게 자신의 능력을 허락해주셨습니다. 엄청난 수련과정을 통해 주신 것이 아니고, 또 제자들이 엄청난 깨달음과 성숙한 믿음을 가진 상태도 아닌데 그저 허락하셔서 예수님처럼 행하게 하셨습니다.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그런 능력을 주시고 전도여행을 보내셨습니다. 또 예수님은 오천 명을 먹이신 오병이어의 이적에서도 제자들에게 ‘너희가 먹을 것을 주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 말씀은 제자들이 오천명을 결코 먹일 수 없다는 것을 스스로 깨닫게 한 후 예수님을 의지하게 하려고 그냥 던지신 말이 아닙니다. 예수님은 실제로 제자들이 사람들을 먹이게 하셨습니다. 물론 능력의 원천은 예수님이시지만 제자들의 손으로 이적을 베푸신 것입니다. 예수님의 손에서 제자들에게 나눠질 때에도 음식이 늘어났지만 제자들의 손에서 사람들에게 나눠질 때도 음식이 늘어나는 이적이 일어나게 하신 것입니다. 예수님이 ‘너희가 먹을 것을 주라’고 하신 말씀은 실제로 가능하게 하실 것이었기 때문에 명령하신 것입니다. 제자들도 예수님처럼 음식이 생겨나게 하는 이적을 행하게 되었습니다.
예수님은 자기 백성이 자기와 같기를 원하십니다. 창조 때 아담이 하나님의 형상을 닮은 것이 외형적인 것뿐 아니라 동물들의 이름을 짓고, 세상을 돌보고 다스리고, 성전을 지키는 일을 하면서 하나님을 모방하고 그것으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도록 의도된 것처럼 구원받은 자는 예수님을 닮고, 예수님이 하신 일을 자기도 하면서 그분의 일에 동참할 것을 요구받는 것입니다. 그래서 요한복음 14장을 보면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나를 믿는 자는 내가 하는 일을 그도 할 것이요 또한 그보다 큰 일도 하리니 이는 내가 아버지께로 감이라”(요 14:12)라고 예수님은 말씀하신 것입니다. 하나님은 자기와 같은 일을 우리도 하게 하심으로 우리가 하나님을 더 공감하고, 의지하고, 사랑하게 하십니다. 물론 그런 일을 행할 능력의 원천은 하나님께로부터 나오고, 하나님 닮은 일을 통해 하나님을 좀 더 이해하고, 하나님을 사랑하게 되어도 하나님이 우리를 사랑하시고, 우리를 위해 행하시는 것에 비할 수 없이 작겠지만 그런 일에 동참하는 것이 우리에게 영광스러운 일이고, 하나님께 영광 돌리게 하는 일이 됩니다. 만들어진 존재가 만든 존재를 닮는 것, 따라 하는 것은 영광을 돌리는 것입니다.
주님께서는 우리를 죄에서 구원하실 뿐 아니라 자신을 닮아 가게 하시고, 자신의 일에 참여하게 하십니다. 본문에서 예수님은 자신의 복음 전도 사역을 제자들도 실행해보도록 능력을 주시고 보내신 것입니다. 보내실 뿐 아니라 필요한 능력들도 주셨습니다. 제자들은 자신의 능력, 훈련받은 기술로 복음 전한 것이 아니라 주님께서 거저 주신 능력으로 맡기신 일에 순종했습니다. 그래서 제자들은 예수님이 죽으시고 부활 승천하신 후 눈에 보이지 않게 될 때, 예수님께서 보내신 예수님의 영이신 성령의 능력으로 주님이 하시던 일을 계속했습니다. 사도들은 예수님을 전했습니다. 예수님이 이루시는 하나님 나라를 전파했습니다. 그래서 사도행전은 사도들과 교회가 어떤 사역을 감당했는지, 복음을 전하면서 어떤 일을 겪었는지를 보여줍니다. 사도들과 교회가 자기들만의 독특한 어떤 일을 한 것이 아니라 예수님의 사역을 닮은 사역을 했다는 것을 잘 보여주는 것입니다.
교회는 이전에 없었던 뭔가 새롭고, 시대에 맞는 활동을 하는 것이 아니라 예수님이 하셨던 사역을 계속하기 위해 존재합니다. 우리는 하나님 나라를 전파하고, 그 나라가 심판과 구원을 가져올 것을 말하고, 회개하고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것 외에 다른 구원의 길이 없음을 전해야 합니다. 그리고 예수님이 제자들에게 주신 이적 행할 능력들을 주셔서 병을 고치고 귀신에서 해방시키신 것처럼 우리도 사람들의 육신적인 문제들을 무시하지 않아야 합니다. 그러나 전도여행을 떠나는 제자들에게 예수님이 미리 예고하신대로 교회를 환영하지 않고 적대시하는 자들을 만나는 일이 항상 있을 것입니다. 복음을 거절할 뿐 아니라 자신들의 필요를 해결해주는 일마저도 필요 없다고 거절하고 핍박하는 일들이 있을 것입니다. 더욱 그런 시대가 될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낙심하지 않고, 냉소에 빠지지 않고 계속해서 기회가 되는대로 복음을 전합시다. 예수님이 하신 일, 가신 길을 우리고 그대로 따라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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