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복음 22:1-34 김영제 목사 (하늘기쁨교회)
본문의 시점, 해당 시간은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달려 죽으시기 전날입니다. 예수님은 잡히시기 전 제자들과 유월절 식사를 함께 하시고자 했습니다. 예수님은 단지 사랑하는 제자들과 마지막으로 저녁 한 끼를 하시려 한 것이 아니라 예수님 자신이 왜 오셨는지, 예수님의 죽음의 의미가 무엇인지, 예수님과 관계된 자는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지를 깨닫게 하고, 기억시키려 하신 것입니다. 예수님이 베푸신 성찬은 기본적으로 유월절의 의미 속에서 이해되어야 합니다. 왜냐하면 그 때가 유월절 기간이었기 때문입니다. 또한 예수님은 오래 전부터 예고된 유월절 어린양으로서 십자가에서 죽으셨기 때문입니다.
유월절은 무엇입니까? 유월절은 이스라엘 역사 속 출애굽과 관계가 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이 애굽에서 종살이 할 때에 하나님께서 모세를 부르셔서 자기 백성 이스라엘을 애굽에서 불러내어 자신을 예배하게 하셨습니다. 그러나 애굽 왕 바로는 하나님의 명령에 순종하지 않고, 이스라엘을 보내주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하나님이 예고하신대로 첫 번째 재앙에서부터 아홉 번째 재앙까지 비참한 일들이 있었습니다. 바로 왕은 이스라엘을 보내주려는 듯했지만 놓아주지 않았습니다. 결국 열 번째 재앙인 첫 생명, 장자의 죽음이 예고되었고, 하나님께서는 그것을 피할 방법으로 어린양을 잡아서 그 피를 문틀에 바르고 그 고기를 먹으라고 백성들에게 가르쳐주셨습니다. 애굽인이나 히브리인이나 죄인인 모든 인간이 다 죽어야 마땅하지만 하나님께서는 어린양을 통해 죽음을 피하는 것, 죽음이 지나쳐 넘어가는 것을 경험하게 하셨습니다. 그것이 유월절이라는 유대인들의 큰 명절이 된 것입니다. 이 유월절 어린양은 예수님을 예표합니다.
이스라엘은 그렇게 유월절로 육신적 죽음을 피했고, 출애굽으로 육신적 노예 생활에서 벗어났지만 진정한 죄문제를 해결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여전히 죄의 노예로 살았습니다. 출애굽 과정에서 이스라엘이 경험한 것은 진정한 생명, 영적 생명을 얻게 하실 예수 그리스도를 바라보게 하는 것이었고, 그 예수님을 통해 죄에서 해방되는 것을 기다리게 하는 것이었습니다. 이스라엘은 하나님의 은혜로 애굽에 내린 재앙을 피하고, 홍해를 건너 자유인이 되었지만 자기 죄에서는 자유롭지 못했습니다. 시내산에서 하나님이 모세를 통해 주신 율법이 그 죄를 드러내주었습니다. 율법은 죄인인 인간이 하나님을 여전히 신뢰하지 않고, 반대하고, 불순종하고 있음을 거울처럼 보게 만들었습니다. 하나님이 모세를 통해 십계명을 주시면서 이스라엘과 맺으신 이 언약은 옛 언약입니다. 이 옛 언약의 율법은 옳고 바른 것이었고, 하나님이 어떤 분이신지 잘 보여주는 내용이었지만 하나님이 원하시는 사람을 만들어낼 수는 없었습니다.
그래서 예수님이 오신 것입니다. 예수님은 하나님과 우리 사이의 새로운 중보자이십니다. 모세 언약이 사람을 바꿀 수 없었지만 예수님은 사람을 바꾸십니다. 사람이 하나님이 원하시는 형상으로 새로워지기 위해서는 원래 사람을 보기에 좋게 만드셨던 성령이 일하셔야 하는데, 부정한 죄인의 상태에서는 성령 하나님이 일하실 수 없습니다. 그래서 예수님이 우리의 죄를 대신 지시고 십자가에 죽으셔서 우리를 깨끗하게, 거룩하게 하신 것입니다. 죄인을 하나님 앞에서 의롭게 만드시는 예수님의 십자가 사역을 근거로 성령께서 사람을 변화시키시는 것입니다. 그것이 새 언약의 능력입니다. 예수님은 모세와 율법의 무력함을 넘는 새 언약의 중보자입니다. 예수님 때문에 우리가 진정한 새 사람, 하나님의 백성이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제자들과의 성찬에서 새 언약을 말씀하셨습니다. 자신의 피로 세우는 새언약이라고 말씀하신 것입니다.
그러나 성찬 자체가 새 언약은 아닙니다. 또 제자들과 나누신 떡과 포도주가 새 언약의 증표는 아닙니다. 새 언약의 증표는 예수님의 몸과 피입니다. 그러므로 성찬을 통해 예수님은 곧 일어날 십자가 사건의 의미를 제자들에게 가르치신 것입니다. 유월절 어린양의 피와 살이 애굽에서의 열 번째 재앙 가운데서 하나님이 약속하신 살길을 보장하듯이 예수님의 살과 피를 높이 들어 보여준 십자가는 죄인이 하나님의 진노 앞에서 살길을 약속하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완전한 유월절 어린양으로서 자신이 십자가에서 죽는다는 것을 제자들에게 가르쳐주시려 했습니다. 그래서 18절에서 예수님이 ‘하나님 나라가 임할 때까지 포도나무에서 난 것을 다시 마시지 아니하리라’고 하신 말씀은 첫째로 자신이 십자가에서 죽으실 것을 다시 한번 예고하신 것입니다. 예수님은 이제 죽으시기 때문에 그 때까지 제자들고 함께 했던 그 몸을 가지고는 제자들과 더 이상 함께 하실 수 없다는 뜻입니다. 둘째로 예수님이 이 후에 다시 오셔서, 종말에 재림하셔서 하나님 나라가 완성되기까지 다시 유월절이 반복될 필요가 없다는 뜻입니다. 즉 이스라엘이 매년 어린양을 잡아서 유월절을 기념하고, 또 구약의 제사로 죄를 해결하는 것을 반복해왔지만 이제는 예수님의 십자가 사역으로 단번에 죄를 용서받으니 그런 일이 필요 없다는 것입니다. 성찬은 예수님이 십자가에서 죽으심으로 자기 백성의 죄를 단번에 해결하셨다는 것을 확인하는 예식입니다. 교회가 성찬을 반복한다는 것은 예수님의 그런 십자가 사역의 충분함을 기억하고 은혜를 얻기 위함이지 매번 성찬의 떡과 포도주로 반복해서 죄를 씻기 위해서는 아닙니다.
예수님이 이러한 성찬을 통해 원하셨던 것은 떡과 잔을 받은 제자들이 십자가의 의미를 분명하고 깊이 알게 하려는 것이었습니다. 제자들은 예수님께 성찬을 받을 때만 해도 예수님이 잡히실 것과 십자가에 죽으실 것에 대해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예수님의 십자가 죽음이 갑작스런 사건이고, 일어나지 말아야 할 참혹한 일이라고 생각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자신이 원치 않은 죽음을 당하신 것이 아니라 우리의 죄를 해결하기 위해 자기 죽음을 의도하시고, 자신을 십자가에 내어주셨습니다. 제자들은 오래지 않아 예수님이 자기 죽음에 대한 모든 것을 이미 알고 계셨음을 깨닫게 됩니다. 예수님은 예루살렘 성에 들어가실 때 필요한 나귀가 어디 있었는지, 제자들과의 유월절 식사를 위한 장소를 어디에서 얻을 수 있는지 알고 계셨을 뿐 아니라 자신이 잡혀가실 것, 제자들이 자신을 부인하고 배반할 것, 십자가에 달려 죽으실 것을 이미 알고 계셨습니다. 예수님은 그 십자가를 위해 이 땅에 오셨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예수님은 그 십자가의 죽음이 그저 끔찍하고 슬픈 일이 아니라 예수님께서 자기 사람들에게 주시는 가장 좋은 것임을 알게 하시려고 성찬을 베푸신 것입니다. 예수님의 죽음으로 인한 살과 피가 제자들에게 또 우리에게 이 세상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귀한 선물임을 알게 하신 것입니다. 그래서 15절을 보면 예수님은 “내가 고난을 받기 전에 너희와 함께 이 유월절 먹기를 원하고 원하였노라”라고 말씀하시면서 제자들과 성찬하기를 고대하신 것입니다. 십자가의 의미를 잘 알기를 바라신 것입니다.
우리는 예수님의 십자가를 얼마나 잘 알고 있습니까? 예수님의 십자가가 날 살리는 생명을 주는 것임을 알고 있습니까? 예수님의 살과 피로 겪으신 고난과 죽음이 나에게 죄사함과 생명을 주는 것을 알고 있습니까? 예수님의 십자가가 죄인에 대한 하나님의 진노를 막고 우리를 하나님 앞에서 자녀가 되게 하는 통로, 유월절 양의 피를 바른 문보다 나은 생명의 문임을 알고 있습니까? 그리스도의 십자가는 이 세상 어떤 것보다 인간이 알아야 할 가장 중요한 사실, 긴급히 알아야 할 진리를 보여줍니다. 인간이 하나님 앞에서 죄인이라는 사실과 이러한 죄인을 하나님께서 사랑하신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이 십자가를 보면서 죄에 대한 하나님의 진노와 처벌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를 알아야 하고, 이 십자가를 보면서 하나님의 사랑을 알아야 합니다. 우리 모두가 하나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가 달리신 십자가를 사랑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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