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

창세기 강해 (8) 창세기 2:25-3:7

따뜻한 진리 2022. 6. 26. 17:26

창세기 2:25-3:7                       김영제 목사 (하늘기쁨교회)

 

    에덴은 하나님이 주신 복으로 가득한 공간이었습니다. 에덴에서 하나님은 사람과 직접 이야기하셨고, 사람은 땅 위의 생물들을 다스리는 위치에서 하나님께 순종하는 영광스런 일을 했습니다. 그러나 그런 시간이 계속되지 않았습니다. 에덴에 사탄이 등장했기 때문입니다. 사탄은 동물들 중 뱀을 통해 여자에게 말을 걸었습니다. 이 사건은 동화같은 비유가 아닙니다. 분명 뱀이 사탄의 조종을 받아 인간의 말로 여자를 시험한 일입니다. 성경에는 귀신들이 사람들 속에 들어가 여러 문제를 일으키기도 하고, 돼지 떼에 들어가게 해달라고 예수님께 부탁한 사건도 소개합니다. 또 거짓 선지자 발람에게 나귀가 말한 사건도 등장합니다.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는 것처럼 하와를 유혹한 것이 실제 뱀이었습니다. 그래서 나중에 하나님이 뱀을 저주하실 때 땅을 기어 다니도록 벌주신 것입니다.

 

    사탄이 에덴에 들어온 것을 하나님이 모르시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하나님은 사탄이 에덴에서 아담과 하와를 시험하도록 의도하신 것입니다. 사람은 사탄의 시험 속에서 유혹을 거절하고, 하나님과의 언약, 하나님의 말씀을 근거로 사탄을 정죄하여 심판해야 했습니다. 거룩한 성소 에덴을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곳으로 다스리고 지키는 일이 바로 왕 같은 제사장인 아담의 역할이었기 때문입니다. 아담과 하와가 사탄의 시험을 받는 것이 의도되었다는 것은 예수님에게서도 확인됩니다. 예수님이 광야에서 시험 받으신 것은 성령의 이끄심으로 이뤄졌습니다. 하나님께서 예수님이 사탄에게 시험받게 하신 것입니다. 아담은 그 시험에 실패했지만 둘째 아담 예수님은 하나님께 도전하는 사탄을 꾸짖고 정죄하셨습니다. 그리고 예수님은 십자가에서 자신의 죽음으로 하나님께 순종하면서 사탄을 이기셨습니다. 첫 아담의 시험이나 둘째 아담의 시험 모두 하나님께서 주신 기회였습니다.

 

    뱀은 아담을 직접 시험하지 않고 여자에게 접근했습니다. 선악과를 먹지 말라는 하나님의 명령을 사람이 어기게 한 사탄의 방법은 선악과를 억지로 사람의 입에 밀어 넣어서 먹이는 방법이 아니었습니다. 사탄은 말을 통해 하나님에 대한 의심을 불어 넣어 사람이 스스로 선악과를 먹게 했습니다. 뱀은 여자에게 “하나님이 참으로 너희에게 동산 모든 나무의 열매를 먹지 말라 하시더냐”라고 교묘한 질문을 합니다. 하나님은 분명 에덴 동산의 모든 열매를 먹으라는 폭넓은 허용 속에서 단지 선악과만 먹지 말라고 금지하셨습니다. 하나님은 사람이 복을 계속 누릴 수 있도록 하나님과의 관계를 항상 확인할 한 나무에 대해서만 금지 순종을 요구하신 것입니다. 그런데 뱀은 마치 하나님이 모든 열매를 먹지 말라고 명령하신 것이 아니었냐고, 사람이 하나님을 인색하고 모진 분으로 하는 생각을 하도록 질문을 했습니다.

 

    뱀의 질문에 대해 여자는 “동산 나무의 열매는 우리가 먹을 수 있으나”라고 잘 대답하는 듯했지만 이어지는 대답에서 빈틈을 드러냈습니다. 하나님은 분명 먹지 말라고만 말씀하셨는데, 여자는 과장해서 먹지도 말고 만지지도 말라고 하나님이 말씀하신 것으로 대답함으로 하나님이 마치 사람을 감시하고 억압하시는 분처럼 여기고 있음을 드러냈습니다. 하나님은 분명 사람을 사랑하시고 자랑스러워하시는 분이시기에 사람은 선악과에 대한 규정에 순종하는 것으로 사랑과 존경을 표현해야 했습니다. 그리고 그런 태도를 가지고 하나님에 대한 의심을 불어넣는 뱀을 물리쳐야 했습니다. 그러나 여자는 흔들렸습니다. 여자는 하나님이 정녕, 반드시 죽는다고 사람에게 경고하신 그대로 뱀에게 확인시키지 않고, 그저 죽을 수 있다라고 대답을 했습니다.

 

    그러자 뱀은 여자의 상태를 파악하고 ‘너희가 결코 죽지 않는다’고, 하나님이 선악과를 금지한 것은 사람이 그것을 먹고 눈이 밝아져서 하나님처럼 선과 악을 알게 되어 사람이 모든 것을 스스로 느끼고, 판단하는 주체가 되는 것을 하나님이 싫어하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사탄은 마치 하나님이 사람을 경쟁대상으로, 반란을 일으킬 위험요소로 보고 계신 것처럼 여자가 의심하게 만들었습니다. 또 선악과를 먹으면 반드시 죽는다고 하나님이 경고하셨지만 사탄은 절대 죽지 않는다고 뒤집어 말했습니다. 그것은 하나님이 진짜 사람을 죽게 하시려는 것이 아니라 그저 위협하시려는 것이니까 명령을 너무 엄격하게 지킬 필요가 없다는 뜻일 수도 있고, 하나님이 세상과 사람의 생명과 죽음에 대해 완전히 주관하실 수 있는 분은 아니라고 의심하게 하는 뜻일 수도 있습니다. 어떤 의미이든 사탄은 사람이 하나님을 사실을 숨기는 믿을 수 없는 분으로 여기고, 언약을 반드시 지킬 필요도 없고, 하나님께 묶여 있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게 만든 것입니다. 여자는 하나님에 대해 다른 생각을 하게 되었고, 선악과를 다시 보게 되었습니다.

 

    결국 사탄이 한 일은 사람이 하나님과의 언약을 깨뜨리고, 자기와 언약을 맺게 한 것입니다. 여자는 선악과를 ‘먹음직도 하고 보암직도 하고 지혜롭게 할 만큼 탐스럽기도 한 나무’로 생각하고 그것을 먹고 자기 남편에게도 주었습니다. 그런데 그들은 당장 죽지는 않았습니다. 또 눈이 밝아졌습니다. 사탄이 한 말이 옳았다는 생각이 들게 했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살아있는 것 같았지만 죽었습니다. 자기 생명의 근원이 되시는 하나님과의 관계가 끊어졌기 때문입니다. 영적으로 죽었습니다. 그리고 아직 살아있다고 느껴지는 육체마저 죽음을 향해 가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그들의 밝아진 눈은 진리를 잘 알아볼 수 있도록 밝아진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가치 기준으로 보는 안목을 상실하고, 자기 스스로 자신과 주변 모든 것에 가치를 부여하고 판단하는 눈이 되어버렸습니다. 어찌 보면 자유로워진 것 같지만 하나님과 단절된 관계 속에서 기존에 하나님 안에서 누리던 충분한 만족과 든든함이 아닌 두려움과 부끄러움과 불만족이 시작되었습니다. 그래서 남자와 여자는 선악과를 먹기 전에는 서로 벗었어도 부끄러워하지 않았는데 선악과를 먹은 후에는 서로의 벗은 몸을 부끄럽게 여겼습니다. 그리고 하나님을 피했습니다.

 

    우리의 조상인 에덴의 남자와 여자는 사탄의 유혹에 따라 선악과를 먹었습니다. '하나님을 믿을 수 없으니 나 사탄을 섬겨라, 네 스스로 신이 되라'는 유혹에 넘어간 것이었습니다. 과연 하나님은 믿을 수 없는 분이십니까? 아닙니다. 하나님은 우리를 진정 사랑하시기 때문에 자신을 강제로 섬기게 하지 않으십니다. 그래서 하나님은 아담과 하와가 독립된 인격과 자유 속에서 사탄의 시험까지 받으며 하나님을 선택할 기회를 주신 것입니다. 하나님은 세상 누구보다 우리를 진실하게 사랑하는 분이십니다. 예수님이 그런 하나님을 신뢰하는 것을 보이셨고, 아담이 실패한 것을 역전시키셨습니다. 예수님은 광야에서 시험받으실 때 사탄의 제안대로 돌로 떡을 만들어 배고픔을 해결하고, 높은 곳에서 뛰어내려 자신이 하나님의 아들임을 세상에 확인시켜주고. 사탄에게 엎드려 세상을 가질 권리가 있으셨지만 하나님이 정하신 방법, 아버지와 약속하신 방법인 십자가의 길을 선택하셨습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하나님의 말씀으로 하나님이 어떤 분이신지를 사탄에게 확인시켰고 사탄을 물리치셨습니다.

 

    우리는 더 이상 선악과 같은 위태로운 시험 앞에 놓이지 않습니다. 우리는 예수님의 완전한 공로로 보장된 구원을 허락받았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십계명을 중심으로 하는 하나님의 여러 명령들을 잘 지켜야 합니다. 그것을 요구하신 하나님이 우리를 속이시는 분이 아니시고, 우리는 사랑하시는 분이시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이 정말 우리를 위하시는 분이신지, 우리를 사랑하시는지 우리가 시험할 이유가 없습니다. 예수님이 사탄의 그런 시험을 즉시 물리치시고 거절하신 것처럼 우리는 하나님의 사랑을 의심하는 것들을 물리쳐야 합니다. 사탄은 선악과를 먹어도 괜찮다고 거짓으로 안심시켰지만 우리는 불순종이 당장 내게 해악을 주지 않아도 거절해야 합니다. 하나님 말씀대로 산다고 해서 당장 어떤 유익이 없어도 순종하고, 어긴다고 해서 당장 어떤 징벌을 받지 않아도 지켜야 합니다. 예수님이 십자가에서 그것을 증명하셨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은 끝까지 하나님을 신뢰하셨습니다. 우리는 하나님이 어떤 분이신지를 깨달은 대로, 하나님을 신뢰하기에 하나님의 계명에 따라 살아야 합니다. 이 세상 누구보다 우리를 위하시는 분이 하나님이시기에 하나님은 자신의 말씀으로, 계명으로 우리에게 복된 것을 요구하시는 분이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