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

창세기 강해 (17) 창세기 8:20-9:17

따뜻한 진리 2022. 8. 28. 16:37

창세기 8:20-9:17                 김영제 목사 (하늘기쁨교회)

 

    땅 위의 모든 생명이 죽게 된 두려운 홍수 심판이 끝나고 노아 가족은 방주 밖으로 나오게 됩니다. 노아는 여호와 하나님께 제단을 쌓아 정결한 짐승으로 번제 제사를 드렸습니다. 홍수 직전 이 땅의 악인들은 자신에게 베풀어지는 하나님의 은혜를 이용해 자신이 주인이 되려 했습니다. 하나님이 주신 자원으로 도구와 무기를 만들어 믿을 것은 나 자신밖에 없다는 마음을 드러냈고, 자기 힘으로 자기 눈에 보기 좋은 여자들을 마음대로 데려다가 자기 이름을 높이기 위해 자녀를 낳아 세력을 키웠습니다. 그들은 자기를 찬양했습니다. 자신을 신격화 했습니다. 그러나 노아는 하나님이 자기 가족만 살리시는 은혜를 베푸시고, 모든 것을 자기에게 맡기셨지만 그 모든 것을 허락하신 분이 하나님이심을 고백했습니다. 노아는 세상의 주인, 진짜 왕, 참 신이 여호와 하나님이심을 제사를 통해 고백했습니다.

 

    노아의 그런 모습은 태초의 아담에게 요구되었던 왕과 제사장의 모습이었습니다. 하나님이 모든 것을 주셨지만 자기 마음대로 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것을 가지고 하나님을 높여 드리는 것이 아담의 임무였던 것처럼 노아가 그랬습니다. 또 노아가 드린 동물 제사는 인간의 죄에 대한 하나님의 진노가 어떻게 해결될 수 있는가를 보여준 사건이기도 했습니다. 죄인의 죄는 다른 생명의 죽음을 통해서만 해결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 노아의 제사를 하나님이 기뻐 받으셨습니다. 그러나 인간의 죄가 완전히 해결된 것이 아니었습니다. 인간은 여전히 죄인이었습니다. 하나님은 당연히 그것을 알고 계셨습니다. 21절을 보면 하나님께서는 “사람의 마음이 계획하는 바가 어려서부터 악함이라”라고 말씀하셨습니다. 하나님은 이후 인간과 세상을 자신이 어떻게 대하실 것인지에 대해 말씀해주셨습니다. 노아 이후의 인간들이 여전히 죄인이지만 하나님은 세상을 홍수 심판처럼 저주하지는 않고, 모든 생물을 모두 멸망시키지는 않으실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9절을 보면 하나님께서는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라”는 아담에게 주셨던 명령을 노아에게 다시 주셨습니다. 이는 하나님께서 노아를 통해 세상이 다시 시작되게 하신 것입니다. 2절을 보면 방주에 들어갈 때 순종했던 동물들, 방주 안에서 잠잠하게 협조했던 동물들이 이제는 사람의 말을 따르지 않고, 두려워하고 피하게 될 것이라고 하나님이 말씀하셨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사람이 그런 동물들을 잡아먹으면서 살도록 허락하셨습니다. 이는 홍수 이전에는 사람에게 육식, 고기 먹는 것을 허락하지 않으셨다가 홍수 심판 후에 드디어 고기를 먹으라고 허락하셨다는 뜻이 아닙니다. 방주 안에서 성결한 동물과 불결한 동물을 구분했던 것을 없애고 다시 이전으로 돌아가 구분 없이 잡아먹도록 허용하셨다는 뜻입니다.

 

    하나님은 사람이 그렇게 동물을 죽여 그 고기를 먹는 일을 하더라도 생명을 함부로 대하지 말고 존중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래서 동물을 피째 먹지 말라고 말씀하셨을 뿐 아니라 사람도 죽여서는 안 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어떤 사람이든지 보호해야 하는 이유는 사람이 하나님을 닮았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께서 이렇게 노아와 그 아들들에게 말씀하셨는데, 9절과 11절을 보면 그것은 언약을 맺으신 것이라고 말합니다. 이 언약은 단지 노아의 가족들과만 맺으신 것이 아니라 땅의 모든 생명체들과 함께 맺으신 것이었습니다. 이 언약을 우리는 노아 언약이라고 부릅니다. 이 언약은 구원과 관련된 언약이 아니라 이 세상을 살아가는 모든 생명체들에게 하나님이 최소한으로 보장해주시는 일반적인 복을 약속하신 것입니다.

 

    타락 후 하나님이 여자의 후손을 통해 뱀의 머리를 부수시겠다고 약속하신 언약은 특별한 구원은혜 언약이지만 노아와 맺으신 언약은 모든 생명들이 하나님의 은혜를 두루 누리도록 약속하신 보편적인 일반은혜 언약입니다. 이 일반은혜 아래에서 하나님은 구원받는 자나 그렇지 못한 자나, 또 사람이나 동식물들이 모두 하나님의 사랑을 경험할 수 있도록 보장하셨습니다. 22절이 말하는 대로 비록 이 땅의 생명들이 수고하는 일과 더운 여름과 추운 겨울, 밤과 낮의 변화처럼 크고 작은 어려움과 시련을 겪고, 때로 대재앙에 가까운 사건들도 일어나지만 홍수 심판 때처럼 죄인들을 일시적으로 다 쓸어버리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약속하신 것입니다. 그러나 이 약속은 영원히 심판이 없다는 뜻은 아닙니다. 그것은 노아 시대의 홍수처럼 물로 모든 세상을 심판하는 일은 없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성경의 묘사에 따르면 최종 심판은 불이라는 요소로 일어날 것입니다. 또 노아 홍수 때는 다시 죄인들의 세상이 되었지만 최종 심판 때는 심판 후 다시 죄인들이 생겨나는 일도 없는 완전한 심판이 될 것입니다. 그 마지막 때까지 하나님께서 이 세상을 참으시고 모든 생명에게 일반적인 은혜를 허락하시겠다고 약속하신 것입니다.

 

    하나님은 이 일반은혜 언약에 대한 보증으로 하늘의 무지개를 보여주셨습니다. 무지개는 비가 올 때마다 물로 세상을 끝내시지 않을 것이라는 하나님의 약속을 확인시켜줍니다. 무지개는 영어로 rainbow입니다. 비가 온 후 하늘에 생기는 활 모양의 현상입니다. 활 모양의 무지개는 그 발사 방향이 땅을 향하지 않고 하늘을 향하고 있어서 죄인들에 대한 하나님의 진노가 사람들을 향하지 않고, 하나님을 향하고 있음을 말합니다. 인간의 죄에 대한 진노의 짐을 하나님이 자신에게 부과하실 것을 암시합니다.

 

    어떤 사람은 이렇게 말할 수도 있습니다. ‘무지개는 태양이 떠 있는 방향의 맞은편 대기 중에 비가 오고 있거나 비가 온 후 공기 중에 남아 입는 물입자에 햇빛이 굴절 반사되어 생기는 것인데요. 무지개는 그냥 자연 현상이라고요.’ 물론 무지개는 자연 현상 중 하나입니다. 하나님은 그 현상을 통해 약속의 증거로 사용하고 계십니다. 지금과 같은 과학이 발전되지 않은 시대에 살던 노아는 무지개의 의미를 그렇게 이해했습니다. 그리고 모세와 이스라엘도 그렇게 이해했습니다. 우리는 무지개 현상이 생겨나는 원리를 과학적으로 이해하는 동시에 그것을 사용하신 하나님이 부여하신 의미도 잊지 않아야 합니다. 우리가 현재 경험하는 물이 대기를 정상적으로 순환하면서 비가 내리는 현상이 지속되는 때까지는, 우리가 무지개를 관찰할 수 있을 때까지는 하나님이 하신 약속이 계속될 것입니다. 그리고 언젠가 지구 환경이 그런 리듬에서 벗어날 때, 더 이상 무지개가 눈에 보이지 않을 때는 세상이 끝날 것입니다. 노아 때는 물로 인해 땅만 사라지는 심판을 받았지만, 마지막 때에는 하늘도 심판을 받아 사라져 무지개는 물론 우리가 보던 하늘도 더 이상 보이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비 온 후 무지개를 볼 때마다 하나님께서 죄인들과 죄악 된 세상을 참으시고, 그들이 이 땅에서 사는 동안 만큼은 일반적인 복을 마음껏 누리며 살게 하셨다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악인들의 심판이 보류되어 있음을 인정해야 합니다. 하나님이 사랑이심을 기억해야 합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백성인 우리는 그런 일반 은혜로만 만족할 수 없습니다. 우리는 특별 은혜를 입어야 합니다. 하나님을 아는 자, 죄인을 구원하시는 하나님 아버지를 아는 자는 무지개 말고도 하늘 높이 달린 십자가도 봐야 합니다. 이 세상에 생명을 가지고 태어나서 다양한 복을 누리며 살다 가게 하시는 이 일반 은혜도 너무나 크고 놀랍지만, 하나님이 주시려는 진짜 은혜는 하나님 자신을 알고 하나님을 닮고, 하나님을 즐거워하는 것에 있음을 우리는 알아야 합니다. 우리는 빨주노초파남보 신기한 무지개보다 예수님께서 피흘리신 십자가가 더 신비롭고 아름다운 것을 알아야 합니다. 이 십자가를 믿고 고백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