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명기 31장 김영제 목사 (하늘기쁨교회)
모세는 자신의 죽음을 언급하면서 몇 가지 당부를 합니다. 먼저 1절부터 6절에서는 모세가 백성 전체에게 가나안 땅에 들어갈 때 여호와께서 앞서 행하시면서 승리를 주실 것이니 두려워하지 말고 하나님의 말씀대로 행하라고 말합니다. 7, 8절에서 모세가 후계자인 여호수아에게도 여호와께서 함께 하실 것이니 두려워 말고 강하고 담대하게 주어진 땅을 차지하라고 말합니다. 9절부터 13절에서는 모세가 레위 자손들과 장로들에게 자신을 통해 주신 하나님의 말씀들을 글로 써서 보관하고 백성들 앞에서 정기적으로 낭독하라고 말했습니다.
14절을 보면 이번에는 여호와 하나님께서 구름 가운데 나타나셔서 모세와 여호수아에게 지시하신 내용입니다. 그것으로 하나님께서는 모세를 위로하시고, 여호수아를 격려하시면서 두 사람 모두 하나님의 뜻대로 세워진 지도자들임을 보여주신 것입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백성들이 모세가 죽고 나면 하나님을 버릴 것이라고, 17절을 보면 백성들이 재앙을 겪어도 정신을 못 차리고 오히려 하나님을 원망하면서 우상들에게 갈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또 20절을 보면 하나님께서는 백성들이 가나안 땅에 들어가서 풍족하게 되면 하나님을 버리고 우상들을 섬길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21절에는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을 가나안 땅에 들여보내시기 전 이미 그들이 어떤 자들인지 알고 계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리고 23절에서는 앞에서 모세가 여호수아를 격려했던 것처럼 하나님께서 여호수아를 격려하셨습니다. 하나님의 격려하심이 끝나자 24절부터 마지막까지 다시 모세가 말했는데, 자신이 죽은 후에 백성들이 여호와의 말씀을 외면할 것을 언급하고 있습니다.
정리하면 본문에서 모세는 자기 죽음을 눈앞에 두고 마지막으로 백성들에게 권면하고 여호수아를 세웠습니다. 그런데 중간에 하나님께서 나타나셨고 모세와 여호수아를 지지해주셨지만, 백성들에 대해서는 매우 부정적인 전망을 하셨습니다. 모세 역시 하나님의 그런 말씀에 동의한다는 듯이 백성들에 대한 실망스런 전망을 합니다.
신명기의 흐름을 생각해보면 모세는 여호와 하나님에 대해서 사랑이 많으시고, 신실하신 분임을 강조하면서 하나님의 말씀을 들을 것을 요구했습니다. 그런데 백성들에 대해서는 죄성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는 존재들로 전제하고 있습니다. 모세가 전한 율법이 인간의 죄지을 가능성들을 전제하고 있습니다. 또 모세가 이스라엘이 가나안 땅을 뺏기고 포로로 끌려갈 것을 예언한 것에서도 드러납니다. ‘너희들은 달라질 수 없다. 여전한 죄인이다.’라는 것이 신명기에서 모세의 전제입니다. 그런데 본문에서 하나님이 나타나셔서 모세의 그런 인식이 개인의 편견이 아니라 하나님이 보시기에도 그러했다는 것을 말해줍니다.
우리가 생각해야 할 것은 모세가 백성들의 신실치 못한 신앙을 예상하지만 여전히 백성들을 격려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본문에서나 신명기 전체에서나 성경 전체로 볼 때 인간은 가망이 없는 죄인입니다. 생각해 보십시오. 우리는 다른 존재에게 여러 가지 기대를 합니다. 용서해주면 다시 그런 죄를 짓지 않기를 기대합니다, 은혜를 베풀면 고마워 할 것을 기대합니다. 사람들은 그런 기대를 저버리는 자들, 용서를 우습게 아는 사람은 더 이상 기회를 주지 않습니다. 그래서 뉘우침이 없는 범죄자, 범죄 경력이 많은 자들은 강력하게 처벌합니다. 은혜를 베풀어도 나중에 또 죄를 지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모세는 더 나아질 것이 없는 이스라엘을 알면서도 그들에게 계속해서 여호와 하나님만을 신뢰하고, 의지하고, 따르라고 말합니다.
가망이 없고, 실망스럽게 행동할 것이 뻔한 자들에게 어떻게 그런 격려가 가능합니까? 모세가 하나님이 어떤 분이신지 알았기 때문입니다. 모세는 자신의 출생, 이집트에서 사람을 죽인 것, 하나님의 사명을 거절 했던 것, 분노 때문에 반석을 친 것 등 그 모든 과정에서 자신과 같은 죄인을 참으시고, 끝까지 사랑하시는 하나님을 알았을 것입니다. 그것과 함께 목이 곧은 강퍅한 이스라엘도 인내하시고 책임지시는 하나님을 경험했습니다. 그렇게 개인적으로나 공동체적으로나 모세는 하나님이 누구이신지를 알게 된 것입니다. 죄인인줄 아시면서도 계속해서 끝까지 인도하시는 하나님이심을 모세는 안 것입니다.
하나님은 우리가 죄인인 것을 알고 계십니다. 우리가 대단한 것을 할 수 없는 죄인들임을 하십니다. 자기 자녀의 성격과 특성을 잘 아는 부모처럼 하나님은 우리를 아시는 아버지 하나님이십니다. 시편 103편이 말하듯 그가 우리의 체질을 아시며 우리가 단지 먼지뿐임을 아시는 분이시고, 우리의 죄를 따라 우리를 처벌하지는 않으시고 우리의 죄악을 따라 우리에게 그대로 갚지는 아니하시는 분이십니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엄청난 것을 원하시는 것이 아니라 우리에게 은혜 베풀려는 분이십니다. 그래서 우리가 하나님과의 관계에서 해야 할 일, 할 수 있는 일은 하나님을 따라가는 것입니다. 모세 같은 지도자를 주신 이유, 그의 뒤를 이어 여호수아를 세우시고 격려하신 이유는 바로 그런 지도자를 따라 하나님을 따르고, 순종하도록 하신 것입니다. 나아가 예수 그리스도를 주신 이유도 그러합니다. 우리 스스로는 죄인으로서의 한계를 벗어날 수 없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스스로 하나님을 만족시킬 수 있는 존재가 아님을 시인하고, 하나님을 찾고 하나님의 뜻을 행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님을 아시기 때문에 중개자, 인도자, 지도자를 주신 것입니다.
모세는 그 역할을 힘들게 감당하다가 죽음을 앞두고 이제 하나님의 뜻에 따라 여호수아를 세웠습니다. 비록 이 백성들의 한계는 이전과 달라질 것은 없어서 암울하지만, 그러나 하나님은 신실하시기 때문에, 어제나 오늘이나 내일도 동일하시기 때문에, 모세는 두려워말고 하나님을 의지하라고 말한 것입니다. 우리 역시 이스라엘과 다를 바 없는 자들이지만 소망이 있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모세보다 나은 예수께서 우리를 인도하고 계시기 때문입니다. 주님은 모세보다 완전한 본을 보이셨습니다. 주님은 하나님 아버지가 어떤 분이신지 분명하게 드러내셨습니다. 주님은 자신의 십자가로 우리의 구원을 성취하셔서 우리에게 완성된 것을 보고 따르게 하시기 때문입니다. 주님은 또한 하나님과 우리 사이의 완전한 중보자로서 우리를 도우시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모세가 이스라엘에게 지적한 가망 없는 죄성이 우리에게도 있음을 알고, 자신에 대해 절망해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모세보다 나은 인도자이신 주 예수 그리스도를 전적으로 의존하면서 살아가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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