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명기 33-34 김영제 목사 (하늘기쁨교회)
이번 신명기 마지막 시간, 33장과 34장은 모세의 축복과 죽음입니다. 먼저 33장의 모세가 이스라엘을 축복한 것을 살펴봅시다. 모세는 신명기 내용을 설교하면서 그동안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불순종과 배교를 경고해 왔습니다. 그러나 마지막에는 이스라엘을 축복합니다. 옛날 이삭과 야곱이 죽음을 앞두고 자기 아들들에게 축복했듯이 모세는 각 지파들을 마치 각각 한 명의 자녀인 것처럼 부르면서 축복을 합니다. 자식의 기질과 약점을 잘 알고 있는 아버지처럼 모세는 이스라엘을 알고 있었습니다. 모세는 그들이 자기 앞에서는 신실한 듯하지만 언젠가는 하나님 앞에서 불성실하게 될 것을 충분히 예상했습니다. 그러나 그 예상이 틀리길 바라고, 백성들이 덜 타락하길 바라면서 모세는 경고해 온 것입니다. 또 이스라엘이 결국 불순종하여 징계를 당할지라도 그 고통의 원인이 하나님과의 관계에 있음을 알고 회개하기를 바랐던 것입니다.
모세는 그런 듣기 불편한 가르침을 마친 후 마지막에 축복을 한 것입니다. 이스라엘은 자신들에 대한 비관적인 태도를 모세가 드러내는 것이 싫을 수도 있었겠지만 여기서 모세가 백성들을 사랑했음이 드러납니다. 물론 그동안 모세가 백성들에 대해 비관적인 전망을 하면서 경고했던 내용들에도 애착이 담겨져 있었습니다. 그러나 죽음을 앞둔 시점에서 모세는 아버지의 심정으로 이스라엘이 잘 되길 바라는 마음을 표현하면서 그 사랑을 분명하게 드러냈습니다.
모세의 축복은 유언에 가깝습니다. 이스라엘의 아버지와 같았던 모세는 자신의 죽음 때문에 백성들이 상실감에 빠지지 않고 진정한 아버지이신 하나님께 더욱 집중하기 바랐습니다. 그래서 그의 유언은 부모로서 어떤 재산을 남겨주겠다는 내용이 아니라 각 지파가 각기 다른 자기들만의 고유한 특성과 사명을 가지고 하나님과 관계를 지속적으로 경험하기를 바라는 내용입니다. 인간에게는 눈에 보이는 어떤 유산보다 하나님과 온전한 관계를 유지하고 그분께 순종하는 것이 복이기 때문입니다.
26절부터 나오는대로 여호와 하나님 같은 신이 없고, 하나님은 영원히 거할 수 있는 보금자리이시며, 그분의 팔은 든든하게 자기 백성을 지키십니다. 29절이 말하는대로 여호와의 구원을 입은 것은 행복한 것입니다. 우리에게 있어서 인생의 가장 큰 소득은 우리가 어디로부터 왔으면 어디로 가는지를 알게 된 것입니다. 그 시작이 여호와 하나님이시고, 돌아갈 곳도 그분의 품입니다. 사람이 주어진 인생동안 반드시 붙잡아야 할 것은 그분, 여호와 하나님과의 인격적인 관계, 구원의 관계를 갖는 것인데, 이스라엘은 그 구원을 허락하시려는 하나님의 손에 일찍부터 붙잡힌바 되었기 때문에 세상 어떤 민족보다 행복한 것입니다. 그것이 세상 부러울 것이 없는 가장 큰 유산입니다. 모세는 마지막 축복의 유언을 통해 이스라엘이 그 사실을 알길 원했습니다.
이제 34장에서 모세는 죽습니다. 모세가 자신의 죽음을 스스로 기록했을 수 없기 때문에 아마도 여호수아가 34장의 내용을 모세의 죽음 이후에 첨부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의 죽음에 대해 본문이 기록하고 있는 것은 그가 가나안 땅에 들어가지 못하고 바라볼 수만 있었다는 것과 그의 무덤을 아무도 알지 못한다는 것과 여호와께서 그를 사용하셨기에 그가 죽을 때가지 눈빛이 살아 있었고 기력이 약하지 않았다는 것과 그가 전무후무한 선지자였다는 것입니다.
모세는 참으로 위대한 인물입니다. 10절에서 여호와께서 모세를 대면하여 아시던 자라고 말할 만큼 하나님께서는 모세에게 많은 것들을 알려주셨습니다. 그래서 모세가 기록한 창세기, 출애굽기, 레위기, 민수기, 신명기에는 세상의 시작과 타락과 구원이라는 중요한 세계관이 드러나 있습니다, 또 7절이 말하듯 하나님께서는 모세를 사용하시기 위해 백 이십 세가 될 때가지도 체력과 지각과 판단력이 온전하도록 능력을 공급하셨습니다. 기독교에 있어서 모세는 예수님 다음으로 중요한 인물입니다. 그러나 그 역시 죄인이었고, 결점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하나님의 판단에 따라 그는 가나안 땅에 들어가지 못했습니다.
모세가 가나안 땅에 들어가지 못하고 죽는 것은 우리에게 중요한 교훈을 남겨줍니다. 모세는 창세기로 세상 역사의 시작을 기록했고, 이스라엘의 시작도 기록했습니다. 모세는 하나님의 영감으로 성경을 기록하면서 자신이 출생하기 전부터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에게 약속하신 것들이 이루어가는 과정을 조망하게 되었을 것입니다. 그 과정에서 자신의 위치와 역할을 생각했을 것입니다. 아브라함에게 베푸신 하나님의 약속이 명목상으로 완전히 성취되는 가나안 땅에, 자신이 지금까지 인도해 온 백성들과 들어가지 못하는 것은 모세에게 큰 아쉬움이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모세는 하나님의 명령에 순종했습니다. 가장 중요한 피날레에 직접 참여하지 못하고, 멀리서 바라보면서, 죽음 이후에 이뤄질 더 나은 성취를 소망하면서 잠들었습니다.
성도의 인생이 그렇습니다. 우리는 이 땅에서, 지금의 생애가 가기 전에 결정적인 답을 얻고 싶습니다. 우리의 눈과 귀로 하나님을 확인하고 싶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실제 인생은 다 알지 못하고, 다 확인하지 못하고, 다 이해하지 못합니다. 그러나 하나님을 신뢰하면서 가는 것입니다. 아무리 신앙이 탁월한 성도에게도 하나님에 대해 결코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늘 있습니다. 그러나 믿음은 나에게 신빙성 있는 증거 자료가 얼마나 있는가로 확신을 갖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하나님이시라는 사실 때문에 나의 이해를 근거로 하지 않고 하나님을 의존하는 것입니다. 그분이 약속하신 것에 대해 안심하고 가는 것입니다.
하나님이 지금까지 사랑을 보이신 것을 충분히 여기고, 앞으로 어떤 일이 닥치더라도 끝까지 신뢰할 수 있는가의 여부가 그분이 주신 말씀들에 귀 기울이고 순종하게 되는 기초입니다. 모세는 백성들에게 그것을 물으면서 율법을 지키라고 권면했습니다. 하나님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신뢰하는 자는 그분의 명령에 이해가지 않는 부분이 있고, 아쉬움이 있을지라도 그분의 사랑을 신뢰하면서 그분의 말씀을 붙잡으면서 인내할 것입니다. 다른 무엇이 결핍되더라도 결국 성도는 구원하시는 하나님으로 만족할 것입니다. 우리는 다 알지 못한 채, 다 확인하지 못한 채 죽어갈 것입니다. 그러나 끝가지 하나님을 신뢰할 것입니다.영리 목적으로 설교를 스크랩, 캡처하지 마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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