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

정말 씻어야 할 것은 (마 15:1-20)

따뜻한 진리 2018. 2. 25. 23:26

마태복음 15:1-20                                               김영제 목사 (하늘기쁨교회)


   바리새인들의 전통 중에는 식사 전 손을 씻는 의식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예수님과 제자들이 음식을 먹을 때 손을 씻지 않자 종교지도자들이 비판을 했습니다. 그것은 위생상 더럽다는 것이 아니라 유대의 정결예법을 지키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그 정결법은 원래 제사장들이 지켜야 하는 법인데 유대 종교지도자들은 그것을 모든 유대인이 매사 지켜야 했던 율법으로 적용했고 바리새인과 서기관들은 그 기준으로 예수님을 비판했습니다.

 

   그 종교지도자들이 하나님의 말씀을 매우 잘 지키려고 민감한 듯했지만 자기 영혼의 상태에 대해 민감한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을 판단하는 일에 민감했던 것입니다. 예수님은 그들이 율법을 이용해서 하나님을 거스르고 있음을 지적하셨습니다. 십계명의 다섯 번째 계명은 네 부모를 공경하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유대인들의 전통 중에는 고르반이라는 것이 있어서 자기 재산을 하나님께 바쳤다고 서약하면 세상의 누구도 그 재산에 대해 권리를 주장할 수 없게 되는 것입니다. 유대인들은 그 제도를 사용해서 다른 사람이나 부모를 돌볼 의무를 피하고 재산을 지키면서 실제로는 하나님께 다 드리지도 않는 꼼수를 부렸던 것입니다. 그런 식으로 하나님을 섬기는 것을 빙자해서 자기 이익과 권력을 추구하는 것이 유대 종교의 실상이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손 씻는 문제, 즉 정결예법을 가지고 비난을 한 종교 지도자들이 겉으로는 깨끗함을 자랑하지만 속은 깨끗하지 않고, 사람들 앞에서 하나님의 말씀을 우선시하는 것 같지만 사실은 그 기준으로 다른 사람들을 윽박지르고 권력을 유지했음을 깨닫게 하셨습니다. 그래서 6절을 보면 그들이 전통으로 하나님의 말씀을 폐한다고 말씀하셨고, 8절에서 입술로는 나를 공경하되 마음은 멀다고 이사야 말씀을 인용하셨습니다. 그들의 율법 실천은 하나님을 공경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하나님의 말씀을 무시하는 것이었고 하나님을 거짓으로 경배하는 것이었습니다.

 

   예수님은 비유를 들어 입으로 들어가는 것이 사람을 더럽게 하는 것이 아니라 입에서 나오는 것이 사람을 더럽게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베드로가 그 뜻을 설명해달라고 묻자 예수님은 안 씻은 손으로 음식을 먹었다고 몸이 더러워지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뒤로 나오는 것이 사람을 더럽게 하는 것이고 부패한 마음과 생각에서 나온 더러운 말과 행위가 사람을 더럽게 하는 것이라고 설명해주셨습니다. 이 교훈은 사도행전 11장에서 베드로가 하늘에서 내려온 부정한 음식들을 먹을 수 없다고 하자 하나님께서 먹으라고 하신 것과 연관됩니다. 초대교회 성도들은 그런 사건들을 통해 사람이 무엇을 먹느냐 무엇을 만졌느냐로 부정해지는 것이 아님을, 또 그런 것 때문에 구원 받느냐 못 받느냐가 아니라 누구나 마음 자체가 부패했으므로 하나님 앞에서 그 죄의 문제를 해결 받아야 한다는 것, 그 구원에 있어 외적인 차별이 없음을 깨달은 것입니다.

 

   그러나 본문에서 예수님이 살아계실 때 역사 속 이스라엘의 종교는 사람의 마음과 생각을 아시는 하나님을 무시했고, 바른 마음에서 행함이 우러나오는 이 자연스러움을 점점 잃어버렸고, 외적 행위만 서로 단속하면서 만족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겉과 속이 다른 가식적인 행위로 만족한다는 것은 우선적으로 하나님을 무시하는 것이기 때문에 어리석은 일이고, 다음으로 자기 스스로의 인격을 포기하는 것이기 때문에 어리석은 것입니다. 보이지 않는 자기와 겉으로 드러나는 자기가 분열되고 모순되는데 그냥 살아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즉 자기를 속이고, 남도 속이고, 하나님도 모욕하는 삶을 사는 것입니다. 그래서 명목상 율법적으로 깨끗한 척 하고, 남들도 그렇게 하라고 서로를 가르치지만 그것은 소경이 소경을 인도하는 꼴이 된 것입니다. 하나님은 전혀 인정하시지 않는 일을 자기들끼리는 대단한 것인 양 의미부여를 하면서 사는 것입니다.

 

   우리는 문제가 없을까요? 우리는 살아계신 하나님을 인격적으로 인정하지도 않고, 매사에 하나님을 의식하지도 않고, 하나님을 경외하지도 않고, 하나님의 뜻을 깨닫고자 그분의 말씀인 성경을 부지런히 읽지도 않으면서도 자기에게 익숙한 종교 형식 몇 가지를 지키는 것으로 안심하지 않습니까? 또 예배시간에 살아계신 하나님 앞에 자신이 있음을 진지하게 의식하고 있습니까? 하나님이 뻔히 다 알고 계시는 우리 자신의 부패한 마음 속 죄를 건드리지 않으면서 그저 양심의 부담을 덜기 위해 예배에 참여하거나 형식적 종교인이 되어버린 것은 아닙니까? 어릴 때부터 교회에서 배운 형식들을 내가 지키고 있는 것으로 하나님과 내가 관계가 있다고 안심하고 있지 않습니까? 하나님과의 관계는 죽어있으면서 다른 사람들이 만든 전통에 순응하고 자기 자신이 만든 심리적 조작으로 만족하는 것은 아닙니까?

 

   바른 예배 태도, 행함, 선행, 도덕 실천도 중요합니다. 진정한 신자는 외적 열매를 맺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을 인격적으로 알기 전에 배워버린 그런 행위들은 우리를 착각에 빠지게 할 수 있습니다. 거듭나지 않았으면서, 구원과 무관하면서도 유대인들처럼 겉으로는 흠 없는 종교인이 될 수 있습니다. 자신들의 종교적 행위에 만족을 하면서 살았던 유대인들이 예수님을 알아보지 못하고, 자신들의 구원을 위해 그분을 필요로 하지 않은 것처럼 우리도 착각에 빠져 살다 갈 수 있습니다. 우리는 살아계신 하나님 앞에서 자신의 마음을, 영혼을 살펴야 합니다. 세상 어떤 것으로도 깨끗하게 만들 수 없는 죄로 물든 자기 영혼을 볼 수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예수 그리스도만이 우리를 근본적으로 속에서부터 깨끗하게 하실 수 있음을 알고 의존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