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

백성을 사랑하는 왕은 어디에 (사무엘상 11-12장)

따뜻한 진리 2020. 6. 30. 22:49

사무엘상 11-12장                                     김영제 목사 (하늘기쁨교회)

 

    암몬이라는 나라가 이스라엘의 길르앗 야베스 지역을 공격하려 했습니다. 길르앗 야베스 장로들이 이스라엘 전 지역에 전령을 보내어 도움을 청했습니다. 전령 중 한 사람이 사울이 사는 기브아에 도착했고, 사울은 이스라엘 온 지역에 자신과 사무엘을 따르라고 전했고 여호와께서 백성들에게 두려운 마음을 주셔서 많은 사람들이 전쟁을 위해 모였습니다. 사울은 모인 백성을 셋으로 나누어 새벽에 공격을 시작하여 한 낮까지 전쟁을 했습니다. 그래서 암몬을 이기게 됩니다.

 

    백성들은 흥분했고, 모두가 사울 편이 되었습니다. 사울이 왕 된 것에 대해 못마땅하게 여겼던 사람들을 없애버리자는 말이 나올 만큼 충성을 표현했습니다. 사무엘이 백성들을 길갈로 모이게 해서 여호와 앞에서 사울을 왕으로 삼고 기뻐했습니다. 11장에서 백성들은 자신감이 가득합니다. 우리도 할 수 있다. 우리도 이제 다른 나라들처럼 강해져서 외세를 견제하고, 안정적으로 발전할 수 있겠다는 확신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사무엘은 그렇게 흥분한 백성들 앞에서 설교에 가까운 연설을 합니다. 이상하게도 사무엘은 먼저 자신에 대한 말로 시작합니다. 이제 사울이라는 왕이 너희들 앞에 있고, 나는 나이가 들었다. 나의 아들들은 너희들이 아는 대로 문제가 많아서 파면되어 너희들과 같이 되었다. 나는 어릴 때부터 너희 앞에 드러나 있었고, 여호와 하나님과 그의 기름 부은 자 앞에서 내가 정직하게 말한다. 내가 너희의 것을 빼앗은 적이 없고, 누구를 속이거나 억압하거나 빼앗은 일이 없다. 사무엘이 구태여 이런 말을 한 이유는 먼저 왕에 대해 경고하는 자신에게 사심이 없다는 것을 알리려는 것이고, 다음으로 자기와 같은 사사나 선지자도 인간으로서 잘못과 약점이 있어서 백성들에게 어려움을 주지만 왕은 훨씬 더 백성들에게 큰 고통을 안겨줄 것임을 경고하려는 것입니다.

 

    계속해서 사무엘은 이렇게 말합니다. 조상들을 애굽에서 인도해 내신 분은 여호와 하나님이시다. 너희가 애굽 아래에서 부르짖었을 때 여호와께서 건져내셨는데, 너희는 여호와 하나님을 잊어버렸다. 사사시대에 너희가 여러 적들에게서 건져달라고, 우상을 버리고 여호와를 섬기겠다고 부르짖었을 때 여호와께서는 너희를 건져내셨다. 그런데 이제 와서 하나님을 버리고 왕을 세워달라고 했다. 그래서 너희의 요구대로 하나님께서 왕을 세우셨다. 이제 너희와 너희의 왕이 여호와 하나님을 경외하고 그분의 명령을 따라야 하는데, 그렇지 않으면 여호와께서 너희의 조상들을 치신 것과 같은 일이 일어날 것이다. 너희가 왕을 구한 것은 매우 큰 악을 행한 것이다. 이제 여호와께서 행하시는 일을 봐라 여호와께서 우레와 비를 내리실 것이다.

 

    그러자 사무엘이 말한 대로 하나님께서는 우레와 비를 내리셨습니다. 그 때는 이스라엘이 밀을 수확하는 시기입니다. 5-6월정도 되는데 이스라엘 지역에 비가 온 적이 거의 없습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 비를 내리셔서 사무엘의 말이 사실임을 보이신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이런 표적을 주신 이유는 사무엘의 지적과 경고가 단순히 사무엘이 자신의 리더십이 사라지고 사울이 부각되는 것에 대한 섭섭함 때문이 아니라는 증거입니다. 사무엘의 말은 하나님의 말씀이었던 것입니다.

 

    사실 사무엘의 설교는 사울왕이 온 백성의 지지를 받는 들뜬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 일이었습니다. 백성들의 즐거움을 중단시키고 반성하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사무엘은 백성들의 요구대로 진행되도록 일하지만, 마디마디 마다 계속 경고합니다. 그 내용이 무엇입니까? 그것이 하나님 앞에서 죄악이라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그것을 허용하셨지만 계속 그 방향으로 가지 말고 여호와 하나님의 뜻을 좀 헤아려서 하나님을 바르게 섬기라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하나님의 마음을 좀 생각하라고 한마디 합니다. '여호와께서는 너희를 자기 백성으로 삼으신 것을 기뻐하셨으므로 여호와께서는 그의 크신 이름을 위해서라도 자기 백성을 버리지 아니하실 것이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자기 백성 삼으신 것을 기쁨으로 하셨기 때문에 자신의 신실함과 영광을 위해서라도 우리를 끝까지 버리지는 않으실 것이다. 하나님께서 그러하시기 때문에 나도 너희를 위해서 끝까지 기도할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우리를 위하시는 하나님을 생각하여 하나님을 거룩한 두려움으로 존중해드리고, 마음을 다해서 진실하게 섬기자 만약 너희가 그렇게 행하시는 하나님의 사랑을 당연히 여기고, 우습게 여기고, 기회를 보면서 이용하려 한다면 너희와 너희 왕이 다 멸망할 것이다.'

 

    사무엘의 마지막 설교는 이렇게 끝납니다. 하나님께서 왕을 허락하셨으니 사무엘 자신도 그 왕을 인정하지만 주지 말아야 할 것을 준 아버지의 심정으로 바라보고 있는 것이고, 그 백성이 그렇게까지 하시는 하나님의 끈질긴 애착을 깨닫고, 하나님만을 의지하기를 바라는 것입니다.

 

    우레와 비가 있었을 때 백성들은 잘못했다고 살려달라고 말했습니다. 자신들의 모든 죄에 왕을 구하는 악을 행했다고 고백합니다. 그러면 왕을 취소하면 되지 않겠습니까? 그렇다면 사울을 원래 있던 곳으로 돌려보내고 하나님이 직접 다스리시면 됩니다. 하나님은 사사시대처럼 백성들이 여전한 어리석음과 반복적인 죄를 지어도 다른 위협들을 허락하셨다가 구원하시면서 하나님만 의지하게 하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취소하지 않으시고 그들이 원하는대로 다른 나라들처럼 위험한 왕을 주셨습니다. 그래서 이스라엘은 왕에 의해 자신들의 운명이 결정되는 것을 경험합니다. 사무엘상 이후 구약은 왕들의 역사입니다. 왕들에 의해 백성의 삶의 질이 결정되고, 하나님이 다루시는 손길을 경험하게 됩니다. 그리고 안타깝게도 이스라엘은 결국 포로로 끌려갑니다.

 

    그러면 하나님께서는 왜 왕을 취소하지 않고 그대로 가게 하셨을까요? 이유는 궁극적으로 왕을 주시려고 하기 때문입니다. 백성들이 원해서 인간 왕을 세워주셨지만 그 왕을 경험하면서 왕이 무엇인지에 대해 깨닫게 하시는 것입니다. 우리에게 왕이 필요하지만 그 왕이 우리들과 같은 인간일 때에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를 깨닫게 하시려는 것입니다. 지도자 한 사람에 의해 운명이 결정되는 이 왕정 속에 하나님께서 사람을 구원하시는 중요한 원리를 담아두신 것이고, 동시에 그것을 경험한 백성들이 하나님이 보내실 참 왕을 고대하도록, 기다리도록 하신 것입니다. 그리고 마침내 그토록 기다리던 왕이신 예수님께서 오셨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예수님을 자신들이 원하는 왕으로 삼으려 했지, 하나님을 드러내는 왕으로서, 죄인들을 구원할 왕으로서 그분의 존재와 사역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그것은 하나님이 계속 거절당하신 것입니다. 예수님은 백성을 진정으로 사랑하고 위하고 살릴 능력이 있는 진짜 왕인데 가장 사악하게 반대당하셨습니다. 이것이 인간의 실상입니다. 그래서 그 왕은 죄인인 백성들을 위해 죽는 왕이었습니다.

 

    본문에서 자신들이 왕 세운 것에 대해 두려워하고 후회를 하는 백성에게 사무엘이 말한 것은 무엇입니까? 20절에서 "여호와를 따르는 데서 돌이키지 말고 오직 너희의 마음을 다하여 여호와를 섬기라"고 했습니다. 왕을 없었던 것으로 해달라고 이제와서 변덕을 부릴 것이 아니라 인간 왕이 있든 없든, 다른 우상 섬기지 말고 진정으로 자기 백성을 위하시는 여호와 하나님을 신뢰하라는 것입니다. 참으로 하나님은 우리를 사랑하시고 책임지시는 분이십니다. 하나님은 우리가 어리석게 원하는 것을 아픈 마음으로 주시면서 깨닫기를 바라십니다. 우리에게 반대와 거절을 당하시면서도 포기하지 않으시고 사랑하셔서 결국에 자신의 그 사랑이 옳다는 것을 보여주십니다. 우리가 싫다고 거절했던 하나님의 방법이 애초에 옳았다는 것을 깨닫게 하십니다. 그러므로 하나님께서는 가장 옳고도 선한 방법, 궁극적으로 우리를 위한 방법들로 지금 우리를 인도하고 계십니다. 그것을 신뢰해야 합니다. 우상을 버려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하나님을 선택하지 않고, 계속 하나님이 보살펴 주시는데도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니라고 불평과 불만과 불신을 일삼으면서 헛된 것에 엎드리게 될 것입니다. 이 땅에는 우리를 진정으로 만족시키고 지켜줄 왕이 없습니다. 우리 모두가 우리를 위하시는 진정한 왕이신 하나님만을 높여드리고 그분의 다스림에 순복하길 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