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

창세기 강해 (30) 창세기 18:16-33

따뜻한 진리 2022. 11. 27. 23:04

창세기 18:16-33              김영제 목사 (하늘기쁨교회)

 

    아브라함과 사라에게 아들이 태어날 것을 말씀해주신 하나님은 이어서 아브라함의 후손들이 아브라함처럼 여호와 하나님에 대한 신앙을 지키고, 하나님의 백성다운 삶을 살게 하려고 택하셨다는 것을 말씀하셨습니다.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의 후손들을 통해 세상이 복을 얻도록 하시겠다고 약속하셨습니다. 17절에서 하나님이 ‘내가 하려는 것을 아브라함에게 숨기겠느냐”라고 말씀하신 것은 아브라함에게 주신 후손에 대한 약속이 진실하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인 동시에 소돔에 대해 행하실 일을 드러내시겠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하나님은 자신이 하실 일들을 선지자들에게 미리 알리신 것처럼 아브라함에게 소돔이 당할 일에 대해 알리셨습니다. 하나님은 아브라함에 대해서는 복을 약속하셨지만 소돔에 대해서는 멸망을 드러내셨습니다.

 

    하나님께서는 부르짖음이 들릴 만큼 소돔의 죄악이 한계에 이르렀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이 대화 속에서 하나님이 소돔을 멸망시키실 것이라는 사실을 직접 드러내지는 않으셨지만 아브라함은 그것을 짐작한 것 같습니다. 아브라함이 소돔의 멸망을 막으려고 하나님께 간구한 이유는 그곳에 조카 롯이 살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아브라함은 하나님께 단지 롯만 구해달라고 간청하지 않고, 롯이 살던 소돔 전체를 용서해주시길 바랐습니다. 25절을 보면 아브라함은 하나님이 악인과 의인을 똑같이 다루는 것은 부당하다고, 하나님의 정의로우심에 맞지 않는 것 같다고 이의제기를 했습니다.

 

    그래서 아브라함은 의인과 악인을 함께 멸망시키실 것이냐고 하나님께 묻습니다. 만약 소돔에 의인이 50명이 있다면 어떻게 하실 것이냐고 아브라함이 묻자 하나님께서는 만약 그렇다면 멸망시키지 않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런데 아브라함은 거기서 멈추지 않고, 45명이 있으면 어떻게 하시겠냐고 물었다가 다음에는 40명, 또 30명, 20명, 10명 자꾸 숫자를 줄이면서 하나님께 물었습니다. 그렇게 물을 때마다 아브라함은 하나님이 화를 내실까봐 두려워하면서 겸손하게 조심스럽게 물었습니다. 하나님은 아브라함이 제시한 숫자를 받아주셨습니다. 그래서 마지막으로 소돔에 의인이 10명이라도 있으면 멸망시키지 않겠다고 말씀해주셨습니다.

 

    처음에 아브라함은 악한 소돔에도 하나님이 보시기에 옳은 의인들이 의외로 많이 있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아브라함이 자꾸 의인의 숫자를 낮춘 것은 자기가 생각하기에도 소돔은 가능성이 없는 도시였기 때문일 것입니다. 사실 하나님은 소돔이 어떤 곳인지 이미 다 알고 계셨습니다. 소돔에 사는 사람들의 상태를 다 알고 계셨습니다. 아브라함이 하나님의 정의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소돔에 대한 심판 기준을 자꾸 낮춰서 제안한 것은 어쩌면 하나님을 무시하는 것일 수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하나님은 소돔에 심판을 행하시기 전, 아브라함이 이의 제기를 하기 전 21절에서 정말 소돔의 상태가 어떤지, 하나님의 뜻에 맞는 사람들이 남아 있는지를 직접 살피시겠다고 아브라함에게 말씀하셨습니다.

 

    아브라함은 소돔에 의인이 꽤 있을 것이라고 기대를 걸었지만 의인이 열 명도 없었습니다. 베드로후서 2장 7절은 “무법한 자들의 음란한 행실로 말미암아 고통 당하는 의로운 롯을 건지셨으니”라고 말하면서 롯을 의인으로 봅니다. 하지만 결국 소돔은 멸망을 피하지 못합니다. 하나님이 소돔에 대해 처음 가지셨던 계획, 하나님과의 대화에서 아브라함이 직감했던 소돔의 운명은 달라진 것이 없었습니다. 소돔은 심판을 받았습니다. 하나님은 소돔에 대해 이미 다 아셨기 때문에 그냥 심판을 집행하실 수도 있었지만 확인 절차를 밟으시고, 아브라함 앞에 얘기를 꺼내셔서 그가 하나님의 일에 자기 의견을 제시하도록 일부러 기회를 주신 것입니다. 하나님은 아브라함의 의견을 존중하셨습니다. 하나님은 자신이 하실 일을 자기 사람 아브라함에게 숨기지 않으셨습니다.

 

    이러한 하나님과 아브라함의 관계는 모세에게도 나타납니다. 출애굽기 32장을 보면 하나님께서 시내산에서 모세를 만나실 때 시내산 아래에서는 백성들이 금송아지 우상을 만들어 섬기고 있었습니다. 하나님께서 그 백성들을 진멸하시겠다고 모세에게 말씀하셨고, 모세는 이스라엘이 진멸당하면 애굽 사람들이 하나님을 비웃을 것이라고 말하면서 용서를 구했습니다. 자신들의 창조주이시고, 애굽에서 구원하신 분을 모욕하는 이스라엘에 대한 진노를 하나님은 누구에게 알리거나 견해를 묻지 않고, 즉시 쏟아내셔도 문제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하나님은 자신의 분노와 심판을 모세에게 알리시고, 하나님이 하실 일에 모세가 끼어들도록, 참여하도록 하신 것입니다. 이렇게 아브라함이나 모세처럼 사람이 하나님의 진노를 진정시키고, 저들을 용서해달라고 중재할 기회를 주신 것은 예수 그리스도의 중보자 성격을 예표하게 하신 것입니다. 죄인인 우리는 심판받아 마땅하지만 중보자이고, 구원자이신 예수님이 하나님의 진노를 만족시키시고. 심판을 피하게 해주셨습니다. 아브라함이나 모세의 중보는 불완전했고, 하나님의 심판을 궁극적으로 막아내지 못했지만 예수님은 자신의 완전한 희생과 공로로 심판받아 마땅한 우리를 구원해주십니다.

 

    하나님은 이 세상에 대한 중요한 계획, 하나님이 사람에게 바라시는 것과 하나님의 마음을 숨기지 않으십니다. 아담, 노아, 아브라함 같은 언약의 상대들에게 자신이 세상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계신지, 이 세상이 어떻게 될지, 어떻게 구원이 베풀어질지 말씀하셨습니다. 구약 역사의 후반에는 여러 선지자들을 통해 그런 뜻을 알리셨습니다. 신약에서는 사도 요한을 통해 세상의 끝과 완성에 대해 알리셨습니다. 사실 하나님은 모든 것을 그 누구에게 미리 알리시지 않고 일방적으로 집행하셔도 누구도 하나님을 판단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자기 뜻을 사람들에게 미리 알려주셨습니다. 그 뜻을 우리에게도 알려주셨습니다. “내가 하려는 것을 아브라함에게 숨기겠느냐”라고 말씀하신대로 하나님은 아브라함 뿐 아니라 아브라함처럼 믿음으로 구원받는 자기 백성, 모든 아브라함의 후손들에게도 하나님의 뜻을 알려주십니다. 세상 사람들이 결코 알려 하지도, 믿지도 않는 세상의 비밀을 알려 주십니다. 하나님이 누구이신지, 이 세상의 고통의 원인이 무엇인지, 어떻게 해결될 수 있는지, 세상의 끝이 무엇인지, 그 다음에 무엇이 있는지 알려주십니다. 세상 철학자들과 과학자들이 아무리 머리를 굴려도 알 수 없는 답을 하나님은 이미 알려주셨습니다. 하나님은 속임이 없으신 진실하신 분이시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이 그렇게 자신이 하실 일을 알려주시는 이유는 자신이 처음부터 드러내고 알려주신 대로 결국 이뤄지는 것을 보게 하시면서 하나님이 처음부터 다 알고 계시고, 다 하실 수 있는 참 신이심을 사람이 깨닫게 하시는 것입니다. 하나님이 숨기지 않고 진실하게 우리에게 알려주시는 것은, 창조주 하나님이 우리와 긴밀한 관계를 갖기를 원하신다는 뜻입니다. 우리를 놀랍도록 존중하시는 것입니다. 또한 그런 일이 이뤄지는 과정에서 심판받고 멸망할 세상을 위해 우리가 슬퍼하며 기도하게 하시는 것입니다. 비록 아브라함의 간청으로 소돔이 용서받지는 못했지만 롯의 가족은 구원받았습니다. 아브라함의 탄원대로 하나님은 의인을 악인과 함께 멸하지 않으셨습니다. 이 세상은 멸망합니다. 심판받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그것을 당연시 여겨서는 안됩니다. 죄로 인한 세상의 멸망을 안타깝게 여기며 그 가운데 의인이 남아 있기를, 하나님께서 건지실 자들이 남아 있기를 기도해야 합니다. 그것을 위해, 기도로 하나님의 일에 참여하라고 하나님은 세상의 끝을 우리에게 알려주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