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베소서 1:22-23 김영제 목사 (하늘기쁨교회)
바울은 성도들이 삼위 하나님을 알고, 하나님에게서 나오는 복과 영광을 알고,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나타난 하나님의 능력도 알기를 기도했습니다. 이어서 바울은 하나님 아버지께서 예수님을 높이셔서 만물의 지배자이자 교회의 머리가 되게 하셨다고 말합니다.
세상 만물이 예수님의 발아래 있습니다. 예수님은 창조된 세상 모든 것의 주인이십니다. 요한복음 8장 58절에서 예수님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아브라함이 나기 전부터 내가 있느니라”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예수님은 아브라함이 태어나기 전에 계셨을 뿐 아니라 창조 때에 이미 계셨고, 또 그 이전 시간의 길이를 잴 수 없는 영원 전부터 항상 계셨습니다. 성부, 성자, 성령은 이 세상을 함께 창조하셨습니다. 창조된 모든 것은 창조주이신 하나님께 순종하며 영광을 돌려야 했습니다. 하나님은 피조물의 머리인 인간에게 세상을 다스리며 하나님께 영광을 돌릴 권리와 책임을 주셨습니다. 그러나 인간은 사탄에게 속아 하나님이 아닌 자기가 주인이 되려는 삶을 살아왔습니다. 그런 인간의 반역이 성공적이어서 행복한 세상을 만들었으면 다행이었을 텐데, 반대로 고난과 비참함이 세상을 덮었습니다. 세상의 주인이신 하나님을 거절하고 외면한 채로 인간은 행복할 수 없습니다. 하나님이 주인이 되어주시고, 우리는 하나님의 다스림과 돌봄 아래 살아야 행복할 수 있습니다. 그것을 바로 잡으시려고, 회복하시려고 예수님이 이 땅에 오신 것입니다.
이 세상을 다스리는 분이 예수님이십니다. 예수님이 세상의 머리, 세상의 왕이시기에 동방박사들이 와서 경배했고, 만물의 주인이시기에 예수님의 뜻에 따라 물은 포도주로 변했으며, 죽은 나사로가 살아났고, 사탄의 부하들인 귀신들도 예수님을 알아보고 자신들을 괴롭게 하지 말아 달라고 간청했습니다. 그러나 죄인인 인간들이 그런 예수님을 인정하지 않고 죽였기에 하나님 아버지께서는 죽은 예수님의 몸을 부활시키셨을 뿐 아니라 하늘로 올리셔서 높이셨고, 세상 가운데 가장 높은 이름, 영광스런 이름이 되게 하셨습니다. 많은 자들이 여전히 예수님의 머리 되심, 높으심을 인정하지 않지만 마지막에 예수님이 오셔서 심판하실 때 모두가 예수님이 누구인지 시인하게 하실 것입니다. 세상 모든 만물이 주님의 발아래 복종하게 될 것입니다. 이것이 22절이 말하는 만물을 예수 그리스도의 발아래 복종하게 하시는 것입니다.
이어서 예수님이 교회의 머리라는 것은 어떤 의미입니까? 먼저 사람에게 있어서 머리라는 것은 온몸의 각 부분을 조화롭게 조절하는, 질서 있게 하는 부분입니다. 온몸으로 연결된 신경이 모여 통제되는 곳이 머리이기에 머리는 통치와 다스림을 의미합니다. 또한 머리는 인격을 드러내는 핵심적인 부분입니다. 사랑하는 사람이 사고를 당해 사지와 장기들이 멀쩡해도 의식이 없다면, 그냥 식물인간인 상태라면 인격적인 교감을 할 수 없을 것입니다. 차라리 사지는 마비가 되었어도 의식이 온전해서 눈을 뜨고 말을 하고 표정을 짓는 것이 나을 것입니다. 머리, 즉 우리는 얼굴을 통해 인격적인 교감을 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머리는 영광을 드러내는 표현이기도 합니다. 왕이나 지도자는 머리로 표현됩다. 이렇게 예수님이 머리라는 것은 세상을 다스리시기 때문이고, 우리가 사랑하고 교감하며 닮아야 할 참된 인격이시기 때문이고, 또 세상의 모든 영광을 받으셔야 하기 때문입니다.
바울은 교회가 예수님의 몸이라고 말했습니다. 머리이신 예수님께서 특별히 교회를 자신의 몸으로 여기십니다. 앞에서 말한대로 예수님께서 머리로서 다스림과 인격을 드러냄과 영광을 받으시는 일을 교회를 통해 하신다는 것입니다. 세상의 왕이신 예수님이 교회를 자신의 몸으로 여기신다는 것은 교회를 영광스럽게 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교회의 영광스러움을 오해하기 쉽습니다. 우리 시대에는 교회가 눈에 보이는 힘을 갖고, 인간적인 영광을 가지고 있습니다. 교회가 부끄럽게 되었어도 여전히 재력과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정치력을 행사하고 있습니다. 높고 번듯한 건물을 가지고 규모를 자랑하고 있습니다. 만약 대형교회를 다니는 교인이라면 자기 교회의 화려함이나 번듯함을 생각하면서 ‘이런 우리 교회가 그리스도의 머리다’라고 생각하면서 자랑스러워할 수 있을 것입니다. 세상적으로 자랑스러워할 만하니까 자랑스러운 것입니다.
그러나 본문의 시점은 교회가 번듯한 건물을 갖지 않았던 때, 정치 권력에 영향을 미치기보다 오히려 핍박당하고 있던 때였음을 생각해야 합니다. 바울의 시대는 교회가 세상에서 어떤 힘이나 영광을 거의 갖지 못한 때였습니다. 바울이 에베소서라는 편지를 보낼 때 감옥에 갇힌 것과 같은 감금된 상태였던 것이 그 당시 교회가 어떻게 여겨졌는지를 말해줍니다. 그런 상황 속에서 바울은 교회가 영광스러운 머리 되신 예수 그리스도의 몸이라고 말한 것입니다. 즉 세상적으로 볼 때는 성도 스스로 생각할 때 교회가 영광스럽다는 것을 생각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교회의 영광스러움을 생각하게 한 것입니다. 세상적으로 볼품없고 힘없는 교회들을 향해서 ‘우리는 만물을 자기 발아래 두시는 예수님, 온 세상의 주인이신 예수님의 몸’이라고 바울이 말한 것입니다. 바울은 세상이 인정하지 않는 영광, 보지 못하는 영광을 성도들이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보도록 한 것입니다.
교회의 머리가 예수님이라는 사실은 당장 이 세상에서 인정과 존경을 받는다는 것이 아닙니다. 예수님께서 이미 세상의 왕이셨고, 만물을 자기 뜻대로 움직이시는 분이셨지만 이 땅에서 영광스럽게 여김받지 못하시고, 반대와 핍박과 죽임을 당하신 것처럼 교회 역시 그런 대접을 받습니다. 그러나 성부께서 예수님을 높이신 것처럼, 교회도 머리 되신 그리스도에 의해 영광을 얻는 것입니다. 교회가 단독으로 이 세상으로부터 영광스럽게 되는 것이 아니라 예수님께서 얻으시는 영광을 함께 얻는 것입니다. 예수 그리스도와 함께 고난받고 함께 영광스러워지는 것입니다. 그런 영광에 대한 이해가 없으면 교회는 머리이신 그리스도와 무관한, 따로 독자적인 영광을 추구하게 됩니다. 교인들이 많아지고, 한 나라의 종교가 기독교가 되고, 교회가 힘과 재력을 갖게 되고, 무시할 수 없는 큰 세력이 되어 세상적인 영광을 얻게 되는 것이 그리스도의 몸으로서 영광을 얻는 것이 아닙니다. 실제로 교회가 그런 영광으로 만족할 만한 시대를 보면 교회들은 그리스도를 머리로 하지 않았고, 인간들이 교회의 머리가 되었습니다.
오늘 본문 앞에 있었던 내용을 생각해봅시다. 바울은 성도들이 신령한 지혜와 계시를 얻어 하나님이 어떤 분이시고, 어떤 일들을 행하시는지를 알게 되기를 기도했습니다. 또 구원하시고 자녀로 부르신 소망과 기업의 영광으로 마음이 부유해지고, 자신들에게 이미 베풀어지고 있는 구원의 능력의 위대함을 알기를 구했고, 예수님이 십자가에서 죽으신 것으로 끝나신 것이 아니라 부활하시고 하늘로 오르셔서 세상을 다스리는 주권과 능력을 갖고 계신 것도 알기를 기도했습니다. 그러나 성도들이 그런 복들을 누리고, 주님의 큰 능력 안에 있음을 경험한다 해도, 자신들이 교회의 주인이 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성도는 세상에서 대단한 힘을 가진 자들처럼 굴어서는 안됩니다. 바울의 시대처럼 교회가 눈으로 보기에 초라하든, 현대의 교회처럼 막강한 세력이 되었든, 지금의 조국 교회처럼 부끄럽게 되었든, 성도는 교회의 겉모습이나 평가 때문에 위축되거나 반대로 교만할 이유가 없습니다. 만물의 주인이신 분이 고난을 당하셨고, 또 세상을 자기 발아래 두시는 분이시나 자신을 과시하시면서 드러내시지 않는 분이시기에 그런 분이 우리의 머리 되시기에 몸인 우리는 겸손하게 세상 속에서 섬겨야 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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