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

에베소서 강해 18 에베소서 2:1-3 (3)

따뜻한 진리 2023. 12. 31. 23:32

에베소서 2:1-3 (3)            김영제 목사 (하늘기쁨교회)

 

     우리는 지난 시간 우리가 살고 있는 환경, 즉 세상 풍조를 구성하는 많은 것들 중에서 진화론과 그것을 기초로 발전된 사상을 간단히 살펴보았습니다. 이 시간에는 그런 세상 풍조가 드러내는 문제가 어디에서 비롯되었는지에 대해 생각해보려 합니다. 2절에서 바울은 공중 권세 잡은 자와 그 영에 사로잡힌 불순종의 아들들에 대해 말하고 있습니다. 즉 바울은 우리가 이 세상 풍조의 영향을 받을 뿐 아니라 불순종의 아들들 가운데 살고 있다는 것을 말합니다. 불순종의 아들들은 특별히 악한 일들을 하는 사람들일 수도 있지만 하나님과 무관한 삶을 사는 모든 인간들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하나님께 저항하는 불순종의 아들들이 세상 풍조를 이루고 있습니다. 놀라운 발전이라고 말하지만 하나님이 보시기에 악하고 무너질 수밖에 없는 집을 짓고 있습니다.

 

     물론 세상의 과학과 사상에도 진리가 담겨 있습니다. 과학이 다루는 생명과 우주, 철학과 사회과학이 다루는 인간과 사회는 하나님이 창조하신 것들이기 때문입니다. 이 세상의 진리는 모두 하나님의 것입니다. 그러나 지난 시간에 살핀대로 진리를 찾는 인간의 활동들이 하나님을 무시할 때 악한 결과들을 피할 수 없습니다. 타락하지 않았다면 인간이 하는 모든 일이 하나님을 찬양하는 결과를 가져왔을 것입니다. “먹든지 마시든지 무엇을 하든지 다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하라”라는 고린도전서 10장 31절의 말씀이 인간의 모든 활동을 통해 이뤄졌을 것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을 반역하는 인간의 활동은 그 반대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인간들이 행하는 여러 가지의 일들이 다 별개의 것처럼 보이고, 하나님께 대항하겠다고 서로 협력하려고 의도하지 않아도 그것들이 하나님을 모욕하는 일에 일치, 협력하게 됩니다. 진화론과 공산주의가 고의적으로 협력하지는 않았지만 결국 반 하나님적인 방향으로 가듯 세상 인간의 모든 활동들이 결국 하나님을 반대하고 인간 자신을 파괴하는 방향으로 갑니다. 그렇게 되는 이유는 본문에서 말하는대로 그런 것들이 공중 권세 잡은 자에게 지배를 받기 때문입니다.

 

     공중권세 잡은 자는 바로 사탄입니다. 하나님을 인정하지 않는 자들은 죄를 인정하지 않고 죄에 대해 무지할 뿐 아니라 당연히 세상에 죄가 들어오게 한 사탄의 존재도 인정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인간은 분명 악을 저지르고 있습니다.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죄인입니다. 성선설이 아니라 성악설이 진리입니다. 세상 과학과 사상들은 인간이 본래 선하거나 중립적인 존재인데, 기본적인 욕구가 해결되지 않는 결핍된 환경을 만나거나 교육이 부족하기 때문에 악을 저지르는 것이라고, 후천적으로 악하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또 가정 내 아버지의 가부장적 억압과 사회 집단의 권력이 개인의 어떤 행동을 악으로 규정했기 때문에 악순환이 일어나는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인간은 분명 태어날 때부터 악합니다. 악을 저지르기 때문에 죄인이 아니라 죄인이기 때문에 하는 일이 악한 것입니다. 아무리 부족함 없이 욕구를 채워주고, 아무리 모범적인 선한 것들을 가르쳐 줘도 인간은 악을 행합니다. 그래서 인간은 누구의 방해 없이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마음대로 다 할 수 있는 시간과 재산을 가지고 있어도 죄를 짓고, 누구도 죄의 영향력을 주지 않는 무인도에 홀로 있어도, 아무도 건드리지 않는 교도소 독방에 있어도 자기 죄성을 경험하고 드러냅니다.

 

     인간은 어떤 생명체보다 진화의 정점에 있습니다. 그런데 왜 인간만이 다른 생명체들에게 없는 죄 문제를 일으키는지 과학은 설명하지 못합니다. 공산주의가 그토록 열망하는 공동 생산과 공동 소비, 평등을 인간보다 덜 진화한 개미나 벌들은 이미 실행하고 있는데 왜 인간은 그것을 시도하다가 더 낭패를 당하는지 과학은 설명하지 못합니다. 세상 과학과 사상들은 어느 생명보다 고등한 인간이 왜 다른 생명체보다 가장 악하고, 잔혹한 일을 저지르는지 설명하지 못합니다. 세상은 인간의 죄와 그로 인한 악의 문제가 어디에서 생겨났는지 답을 주지 못합니다.

 

     그러나 성경은 이에 대해 명쾌하게 말합니다. 창세기가 말하듯 인간이 죄인이 된 것은 뱀, 즉 사탄의 활동 때문입니다. 사탄은 하나님이 창조하신 뱀을 이용해 아담과 하와를 유혹했습니다. 사탄은 하나님이 허락하신 것에 만족하고 기뻐하며,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기 위해 순종해야 할 인간이 반대로 하나님께 불만과 의심을 품고 불순종하게 만들었습니다. 사탄은 선악과를 먹으면 인간의 눈이 밝아져 하나님이 곤란하게 되실 것처럼, 하나님이 인간에게 뭔가 숨기시는 것처럼 의심하게 만들었고, 인간이 하나님을 떠나면 혼자 독립해서 더 행복할 수 있는 것이라고 속였습니다. 그런데 그런 속임수가 지금도 일어나고 있습니다. 과학과 사상들은 하나님을 부정하고, 하나님을 예배하는 참 종교를 인간을 속박하는 것이라고 왜곡하고, 인간은 신 없이 홀로 독립해야 한다고, 하나님이 아닌 인간이 선악을 분별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그것은 사탄이 했던 것과 비슷한 일입니다. 아담과 하와가 속았던 것처럼 공중 권세 잡은 사탄은 세상 풍조를 사용해서 우리를 계속 속이고 선동하는 것입니다. 성경이 말하는 죄의 기원과 인간의 타락에 대해 알지 못하면 인간의 과학과 사상이 주는 발전과 평화는 그럴듯한 속임수에 불과할 뿐입니다.

 

     공중 권세 잡은 자는 우리를 속여 하나님에게서 멀어지게 할 뿐 아니라 자신을 섬기게 합니다. 하나님이 아닌 사탄 자신을 섬기게 합니다. 아담과 하와 덕분에 공중 권세 잡은 사탄은 인간에게 자유를 주는 것처럼 말했지만 속박을 주었습니다. 타락한 인간은 스스로 독립하게 된 것이 아니라 사탄을 섬기게 되었습니다. 본래 우리는 하나님의 아들들로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순종하도록 창조되었지만 2절에서 바울이 말한대로 사탄을 섬기는 불순종의 아들들이 되었습니다. 사탄을 아비로 섬기는 자들이 된 것입니다. 하나님으로부터 벗어나면 자유로워질 줄 알았지만 인간은 계속해서 다른 대상을 섬길 수밖에 없습니다. 인간은 어떤 대상을 예배하도록 창조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과학과 사상이 하나님이 없다고 주장하고, 종교를 몰아내지만 결국 자신들의 주장으로 종교성을 드러내는 이유, 진화론이 종교화되고, 공산주의가 종교화되는 이유는 그것입니다. 하나님을 버린 인간은 다른 것을 신으로 삼아 경배하고, 종교성을 만들어 자신을 바치는 일을 하는 것입니다.

 

     사탄은 이렇게 과학, 사상, 문화를 이용해 세상 풍조, 유행, 시대 정신을 장악해서 반 하나님적인 흐름을 만들어 자신을 섬기게 할 뿐 아니라 한 사람 한 사람의 생각과 행동에도 영향을 미쳐 죄를 짓고, 하나님을 알지 못하고 구원받지 못하게 해서 자기와 함께 멸망할 자들을 모으고 있습니다. 그러나 주의해야 할 것은 불신자들이 이런 사탄의 권세와 활동에 대해 무지한 것도 문제지만 신자들이 지나치게 사탄에게 관심을 두고, 모든 문제를 사탄에게 돌리는 것도 위험합니다. 감기만 걸려도 귀신을 쫓아내야 한다고 말하고, 귀신이 일을 방해하고 있으니 귀신을 꾸짖거나 대적하는 기도를 빈번히 하는 것은 바른 신앙이 아닙니다. 사탄과 귀신에 대한 그런 이해를 가진 사람들은 결국 잘못된 신비주의를 추구하거나 정신이 이상한 사람에게서 귀신 쫓아내겠다고 폭력을 사용하는 일까지 저지르곤 합니다. 사탄이 꼭 귀신들림이나 어떤 무서운 일이나 사고를 일으키는 것은 아닙니다. 인간적으로 안 좋은 일은 다 사탄이 일으키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사탄은 우리가 원하는 것, 이건 하나님이 복을 주신 것이라고 생각할만큼 좋은 일들로 우리를 하나님에게서 멀어지게 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사탄을 직접 공격하거나 대항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런 방법으로 사탄을 이길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성도 된 우리는 세상 풍조와 세상 사람들의 배후에 사탄의 세력이 자리 잡고 있음을 반드시 알아야 하지만 우리의 지식이나 힘으로 이길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살아계신 하나님을 알기 위해 힘쓰고,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사역을 믿고, 성령의 도우심에 의존하는 것이 우리의 할 일입니다. 우리는 불순종의 자녀들로 살았던 때의 남아 있는 기질들에 저항하는 고통을 감수해야 합니다. 세상 사람들처럼 하고 싶은 말 다 하지 않고, 욕심대로 살지 않는 것으로 인한 고통을 감당해야 합니다. 그리스도를 따르면서 고난당하는 것, 도덕적인 삶과 거룩한 삶을 살면서 세상 사람들과 다르기 때문에 고통을 당하는 것으로 사탄을 이겨야 합니다. 그것은 살기 위해 몸부림치는 것이 아니라 기꺼이 죽는 것으로 이기는 것입니다. 예수님이 그렇게 이기셨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을 무시하고 모욕하는 세상 속에서 부인할 수 없는 하나님을 믿고, 드러내고, 순종하는 것으로 고난당하고 죽어가는 것이 우리의 승리 방법입니다.